헌혈은 사랑입니다-기자가 직접 해보니
헌혈은 사랑입니다-기자가 직접 해보니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0.06.29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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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도 하고 건강 체크도
사랑의 실천!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
코로나19로 헌혈자 급감 혈액수급차질
폭염 속 직접 헌혈 참여
헌혈증서 앞뒤면. 권오섭 기자
헌혈증서 앞뒤면. 권오섭 기자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나태주 시인 그리움

지난 2월 18일 이후 대구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헌혈자가 감소하여 혈액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1시 점심을 먹고 헌혈에 동참하고자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헌혈의집(대구 중구 태평로 7. 053-605-5600)을 찾았다. 올들어 대구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씨로 주차 후 차에서 내리자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었다.

과거 수 차례 헌혈버스에서 헌혈한 경험이 있지만 직접 헌혈의 집을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헌혈의집 입구에 들어서자 직원이 친절한 인사를 건넸다. 문진실에서 신분증 조회 후 대기실에서 헌혈금지 약물, 감염병 및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헌혈금지지역, 말라리아 위험지역(국내, 국외), 헌혈 후 생길 수 있는 증상의 헌혈 전 안내문을 읽었다.

다시 신분증 확인과 헌혈경력 조회, 혈압, 맥박, 체온, 혈액비중, 혈액형검사 등을 거쳐 문진을 했다. 문진은 과거 각종 약물 복용 등 경험을 인쇄된 종이에 직접 필기도구를 이용 체크했는데, 지금은 태블릿PC로 하는 전자문진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낯선 느낌이 있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자문진이 끝나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안락의자에 올라 헌혈을 위해 준비했다. 

헌혈하는 모습. 권오섭 기자
기자가 헌혈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조금 따끔합니다”는 직원의 말에 오랜만에 팔뚝에 약간 힘이 들어갔다. 다소 긴장감은 있었지만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임했다. 전문가의 손길에 어느덧 헌혈은 시작되고 주먹을 수 차례 움직이다 보니 400㎖의 채혈이 끝났다. 주사기를 꽂았던 부위에는 강력밴드를 붙이고 압박밴드로 지혈을 했다.

잠시 후 압박밴드를 풀고 건네받은 작은 바구니에는 헌혈증서와 헌혈기부권, 과자 1봉지가 들어 있었다. 헌혈 후 생길 수 있는 증상 예방을 위하여 직원의 설명에 따라 휴게실에서 음료수나 생수로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며 휴식을 취했다.

헌혈의 집 내부는 누구나 두려움 없이 할 수 있도록 오픈 구조로 되어 있어 편안함을 주었다. 헌혈시간은 30분 전후였다. 헌혈의자에 앉아 앞을 보면 “당신의 다음 헌혈일은? 전혈 8월 4일, 혈장이나 혈소판 헌혈은 6월 18일”로 안내되어 있다.

헌혈 전에는 긴장완화를 위해 화장실을 다녀오고 500㎖ 정도의 물 또는 음료를 섭취하고, 헌혈 후에는 물 또는 음료 3잔 이상으로 수분을 보충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헌혈이 끝나면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헌혈 참여 감사 인사와 참여한 횟수, 헌혈관련 증상의 예방을 위해 헌혈 후 유의사항, 참고 사항 등을 바로 알려준다.

헌혈에 앞서 전자문진을 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헌혈에 앞서 전자문진을 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지난 1월 20일 우리나라 최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하여 헌혈 참여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개인 헌혈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 명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 2월 2일까지 헌혈 예정이던 145개 단체가 헌혈을 취소했다. 그 결과 혈액보유량은 전년 대비 1.3일분 이상 적은 상황이며, 2월 중순에는 적정 혈액보유량 5일분을 크게 밑돌아 3일분 아래로 떨어질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 되자 지난 2월 4일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구경북혈액원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되어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을 하는 사람이 하루 20여 명 수준으로 회복되었다”며 “8대의 혈액버스 중 6대가 정도가 현장에 나가고 있다”고 했다. 또한 “헌혈자들 대부분이 과거에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학교 개학이 미뤄져 단체헌혈을 할 수가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헌혈결과서, 권오섭 기자
헌혈결과서. 권오섭 기자

헌혈 후 10여 일이 지난 후 집으로 헌혈 결과서가 도착했다. B형, C형간염, ALT. 요소질소 등 13개 항목의 결과는 건강검진표로 스스로를 체크하며 관리에 신경을 쓰는 계기가 된다.

헌혈이 가능한 나이는 전혈헌혈은 만 16~69세, 혈장성분헌혈은 만 17~69세이며 남자 50kg 이상, 여자 45kg 이상으로 65세 이상의 헌혈은 60세부터 64세까지 헌혈한 경험이 있는 사람만 가능하다. 또한 문진결과(問診結果) 헌혈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만 가능하다.

헌혈 참여자는 반드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헌혈한 혈액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농축적혈구 35일, 혈소판 5일)하여 지속적이고 꾸준한 헌혈이 필요하다.

헌혈버스. 권오섭 기자
헌혈버스. 권오섭 기자

대구경북혈액원의 헌혈센터는 헌혈의 집 원내센터를 비롯 동성로센터, 중앙로센터, 동성로광장센터, 구미센터, 2.28센터, 대구대센터, 대구보건대센터, 경북대북문센터, 안동센터, 포항센터가 있고, 헌혈버스 8대를 운영 중이다.

헌혈예약 안내는 홈페이지(www.bloodinfo.net), 모바일앱 또는 CRM센터(☎1600-3705) 상담하면 된다.

“올 여름 무더위를 날려 보내는 헌혈을 통해 건강도 체크하며 작은 사랑을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