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허부자 원장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허부자 원장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0.06.2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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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혈액수급 심각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허부자 원장
허부자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혈액 부족난이 여전히 심각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혈액보유량은 4.5일분. 대전이나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 긴급 공수해오는 혈액을 제외하면 대구경북 순수 혈액보유량은 3.5일분에 불과하다. 지난 5월말까지 대구경북의 헌혈자는 3만4천여 명. 지난해의 3분의 2 수준이다. 지난 5월 한 달만 5천 명 이상이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시는 매주 다른 지역에서 1천여 개의 혈액팩을 가져와 부족분을 채웠다.

헌혈량 부족 시 의료기관에서는 수술 연기, 응급환자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위험한 단계에 처할 수도 있다. 지난 1월 20일 우리나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2월 18일부터 대구경북 지역에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했다.

헌혈부족과 수급상황 등에 대하여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허부자 원장에게 코로나19 사태이후 혈액 수급상황에 대하여 알아본다.

2020 헌혈포스터
2020 헌혈포스터

-코로나19 발생과 대구경북 지역 확산 후 헌혈자 수의 변화는 어떠한지요?

▶지난해와 올해 6월 12일까지를 비교하면 전체 헌혈자가 각각 5만5천969명과 3만4천758명으로 2만1천211명, 월 4천여 명이 줄었습니다. 올해 2월 중순 대구지역 헌혈량은 지난해보다 약 30%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난 3월은 지난해 대비 50% 급감했고요.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군부대 등 단체헌혈이 어려웠고, 개인 헌혈자도 감염 우려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조금 나아지고 있습니다. 꾸준히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을 방문하여 헌혈 참여를 호소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매년 동절기는 혈액수급 상황이 좋지 않아 혈액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대구경북은 코로나19사태의 제일 큰 피해지역으로 헌혈량도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많이 줄었으며 현재도 전국 15개 혈액원 중 최하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든 지금은 어떤지요?

▶지난 5월 중순까지는 헌혈 참여 인원이 적어 매주 1천 팩, 5월 말까지는 600~700 팩 정도를 다른 지역에서 받아 부족분을 채워왔습니다. 6월 중순부터는 개인과 단체헌혈의 참여로 다소 숨통이 트여 다른 지역으로부터 받아 오고 있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 발생 후 헌혈자 급감에 따른 대책은 무엇이 있었나요?

▶코로나19 사태 초에는 단체헌혈과 개인헌혈 참여자가 급감하여 혈액수급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지난 5월 15일 혈액부족 재난문자 발송 이후 헌혈자분들의 많은 참여로 헌혈자 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행정기관, 기타 공공기관, 일반단체를 대상으로 헌혈 참여를 부탁하고 있으며, 헌혈자 기념품 추가 지급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모션을 통해 개인헌혈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학교 및 군부대 단체헌혈을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혈액의 원활한 공급을 위하여 어느 정도 헌혈이 필요한지요?

▶우리나라의 지난해 헌혈자수는 279만여 명으로 수혈용 혈액은 현재 국내에서 100% 자급자족을 하고 있습니다. 원활한 혈액 공급을 위해서는 연간 약 300만 명 정도가 헌혈에 참여해야 합니다.

-혈액도 수입하는지요?

▶수혈용 혈액은 수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혈우병 치료제, 알부민 등 의약품 제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혈장은 부족하여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혈액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하지 않고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헌혈 동참이 필요합니다.

-헌혈로 인하여 코로나19가 감염되는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헌혈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비말(飛沫·침)이나 손을 통하여 인체로 침투하는 호흡기 매개 감염병입니다. 혈액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헌혈·수혈 등 혈액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근무 등을 권하고 있는데 헌혈자가 헌혈의 집이나 헌혈버스를 스스로 방문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헌혈의집과 헌혈버스 등은 안전한 헌혈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강도 높은 위생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채혈 장소와 기기는 매일 소독하고, 현장 직원과 헌혈자 모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였습니다. 헌혈자와 접촉할 때마다 손 소독을 실시하며, 또 헌혈에 사용되는 모든 기구(채혈 바늘·혈액백 등)는 무균 처리돼 있으며, 한 번 사용 후 모두 폐기하고 있어 안심하고 헌혈의집이나 헌혈버스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헌혈은 일반적으로 전혈헌혈을 하고 있습니다. 헌혈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전혈헌혈과 성분헌혈이 있습니다. 전혈헌혈은 혈액의 모든 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장, 혈소판)을 채혈하는 것으로 320㎖, 400㎖ 두 종류가 있습니다. 성분헌혈은 혈소판성분헌혈(성분채혈기를 이용하여 혈소판만을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은 헌혈자에게 되돌려주는 헌혈:250㎖ 정도 채혈), 혈장성분헌혈(성분채혈기를 이용하여 혈장만을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은 헌혈자에게 되돌려 주는 헌혈:500㎖정도 채혈), 혈소판혈장성분헌혈(성분채혈기를 이용하여 혈소판과 혈장 성분을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은 헌혈자에게 되돌려 주는 헌혈:혈소판은 250㎖ 정도 채혈, 혈장은 300㎖ 정도 채혈)이 있습니다.

-전혈헌혈과 성분헌혈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전혈헌혈은 체혈량에 따라 만 16세~69세, 몸무게는 남자 50kg 이상, 여자45kg 이상(단 400mL 전혈헌혈은 남녀 모두 50kg 이상)으로 혈액비중과 혈압 등을 사전에 문진 등을 체크하여야 헌혈을 할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인 사람은 60세부터 64세까지 헌혈한 경험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소요시간은 약 10분~15분이며 연 5회까지 가능합니다.

성분헌혈은 종류에 따라 만17세 ~ 59(69)세, 몸무게 남자 50kg 이상, 여자45kg 이상으로 혈액비중, 혈압, 총단백 수치, 혈소판수치 등에 이상이 없어야 할 수 있습니다.

소요시간은 혈장헌혈은 약30~40분, 혈소판, 혈소판혈장헌혈은 약1시간~1시간 30분이며 연 24회까지 가능합니다.

-혈액원 입장에서는 어떤 헌혈이 필요한지요?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와 의약품 제조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전혈헌혈과 성분헌혈 모두 필요합니다.

-헌혈은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헌혈을 자발적 참여하는 방안이 있으신지요?

▶헌혈은 혈액의 성분 중 한 가지 이상이 부족하여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는 다른 사람을 위해, 건강한 사람이 자유의사에 따라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의 혈액을 자발적으로 기증하는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입니다. 헌혈센터(동성로, 동성로광장, 중앙로, 2.28, 보건대, 경북대북문, 대구대, 포항, 안동, 구미) 등을 방문하시면 언제든지 헌혈할 수 있습니다.

-헌혈을 하면 좋은 점과 혜택이 있는지요?

▶헌혈을 하면 혈액형, B형간염바이러스 항원, C형간염바이러스 항체검사, HTLV 항체, 매독항체, ALT(간기능검사), 총단백 등 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정기준 시행에 따라 2010년 7월 1일부터 헌혈기록 1회당 4시간 자원봉사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헌혈 봉사시간 인정 시간은 헌혈의 종류에 상관없이 1회당 4시간을 인정합니다.

헌혈 후 받은 헌혈증서는 수혈 받은 사람이 진료비를 계산할 때 의료기관에 제출하면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제17조 3항에 따라 진료비의 수혈비용 중 본인부담액 만큼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헌혈증서는 타인에게 양도 가능하여 수혈이 필요한 환자분들에게 소중하게 사용됩니다.

-헌혈버스나 헌혈의 집을 방문 시 헌혈 절차와 시간은?

▶2004년 7월 1일부터 헌혈실명제 실시로 헌혈 시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주민등록증, 여권 등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것으로 사진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 가능한 것)을 제시하여야 헌혈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헌혈 전에 필수 헌혈관련 안내문(헌혈금지약물 및 예방접종 , 감염병 종류 및 변형크로이츠펠트-야콥병 헌혈금지지역, 국내 말라리아 관련 헌혈 제한지역, 국외 말라리아 관련 헌혈 제한지역, 헌혈 후 생길 수 있는 증상)을 읽고 전자 문진표를 작성해야 합니다.

전자문진 확인 후 몸무게, 헤모글로빈 수치 및 혈압, 맥박, 체온을 측정하여 헌혈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헌혈시간은 전혈헌혈의 경우 약 10분~15분 소요되며, 성분혈장헌혈은 약30~40분 소요되고, 성분혈소판헌혈, 성분혈소판혈장헌혈은 약1시간~1시간 30분 소요됩니다.

-대구경북의 혈액 보유량은 어떤지요?

▶혈액재고량(적혈구제제)은 혈액형(0,A,B,AB)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국 평균 4.5일분(6월 16일 기준)이며 대구경북은 3.5일분입니다.

-헌혈과 관련하여 꼭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현재 코로나19로 국내 특히 대구경북의 혈액수급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하여 혈액이 부족할 경우 타 지역의 혈액을 공급받아서 우리 지역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대구경북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합니다. 특히 군부대와 학교 헌혈을 못하고 있어 단체헌혈이 많이 줄었습니다. 지역혈액수급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