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모래사장을 짙붉게 물들인 피, 보령 갈매못 순교 성지
바닷가 모래사장을 짙붉게 물들인 피, 보령 갈매못 순교 성지
  • 강효금
  • 승인 2020.06.21 21: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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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못 승리의 성모 성당 내부. 뒤편으로 바다가 보인다.  사진 이성호 작가
갈매못 '승리의 성모 성당' 내부. 제대 뒤편으로 바다가 보인다. 사진 이성호 작가

 

충청남도 대천과 광천 중간 지점에 주포(周浦)가 있고 여기서 서해안을 향해 30리쯤 달리면 바다와 만난다. 충청도 수영(水營)에서도 바닷가로 더 나가 광천만이 깊숙이 흘러 들어간 자리, 서해를 내다보며 자리한 곳이 순교성지 갈매못이다. 충남 보령군 오천면 영포리에 위치한 갈매못은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위앵 신부, 황석두 루카, 장주기 요셉 회장 등 다섯 명과 5백여 명의 이름 모를 교우들이 순교한 곳이다. 1845년 조선 땅에 입국한 다블뤼 주교는 조선 교구 4대 교구장이었던 베르뇌 주교의 순교로 1866년 3월 7일 제5대 조선 교구장으로 임명됐다. 그리고 나흘 뒤 11일, 황석두 루카와 함께 내포 지방에서 체포되었다.

                 사진 이성호 작가

 

주교 일행이 서울로 압송된 때는 마침 고종이 병을 앓고 있었고, 고종비를 맞을 국혼(國婚)도 가까운 시기였다. 조정에서는 논의 끝에 서울에서 사람의 피를 흘리는 것은 좋지 못한 징조라 하여, 이들을 250여 리 떨어진 보령수영(保寧水營)으로 옮겨 처형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해서 이들 네 명은 갈매못으로 향하는 250여 리 죽음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 여기에 배론 신학당의 집주인 장주기도 자진하여 합세하며 모두 다섯 명이 함께 죽음을 향한 여정에 나섰다.

감실 왼쪽으로 루카 복음 15장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형상화한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작품이 보인다. 사진 이성호 작가
감실 모습. 감실 왼쪽으로 루카 복음 15장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형상화한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작품이 보인다. 사진 이성호 작가

 

성금요일에 순교한 다섯 성인 중 황석두의 유해는 가족이 거두어 고향인 연풍에 안장했고, 나머지 네 사람의 유해는 사흘 뒤 사형장 부근에 매장했다가 그해 여름 목숨을 건 교우들에 의해 보령의 현 서짓골 성지에 안장되었고, 이후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1900년에 명동 성당, 1960년대에 시복시성 운동이 전개되며 절두산 성지로 옮겨졌다.

십자가의 길.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사진 이성호 작가
십자가의 길.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사진 이성호 작가

 

갈매못 성지는 정규량 신부가 1925년 순교지를 확인하고 이듬해 20평의 땅을 매입해 성지의 기초를 놓은 후, 1975년 9월 대전교구 대천 본당 주임이었던 정용택 신부가 순교 당시의 위치를 재확인하고 순교복자 기념비를 세우며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1985년 9월 다섯 명의 순교성인 기념비와 야외 제단이 세워졌고, 2003년 2월 갈매못 성지본당이 설정되며 성지개발이 본격화되었다. 2006년 10월 성지 언덕 위에 처형장인 바닷가를 내려다보는 승리의 성모 성당을 완공해 봉헌식을 갖고, 2008년 4월에는 기존의 경당과 전시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수리해 갈매못 순교성지 기념관으로 새로 꾸며 성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2013년 2월에는 갈매못 순교성지가 충청남도 기념물 제183호로 지정되었다.

 

사진 이성호 작가
사진 이성호 작가

 

"우리나라 마지막 박해인 병인박해(1866년)때 5백여 명의 신앙선조들이 목숨을 내던진 곳이고, 목이 잘려 걸려 있던 곳이고, 묻혔던 곳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분들 대부분의 이름을 모릅니다. 이름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신원이 밝혀진 열 분 중 다섯 분이 성인품에 오르십니다."

 

형장은 바
형장으로 택한 곳은 바닷가 모래사장이었다.   사진 이성호 작가          

 

사진 이승호 작가
순교자들의 붉은 피가 뿌려지던 날, 그들의 머리가 기둥에 걸렸을 때 은빛 무지개 다섯 개가 하늘을 뚫고 내려와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전해진다.  사진 이성호 작가

 

 

 

이 기사 안의 사진은 이성호 작가가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성호 작가는…

경북 고령 출생

현재 계명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아트학과 재학중

개인전으로

2019 가톨릭 성지, 1898갤러리, 서울

2017 정미소 프로젝트, 대심정미소복합문화공간, 예천

2016 空,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5 空, 갤러리 나우, 서울

2012 청도 유등축제 초대전, 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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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환 2020-06-22 07:17:03
잘 보았어요 -
순교의 성지 갈매못 한번 가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