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재활용 안 하기' 식당 문화 이렇게 변해야
'음식물 재활용 안 하기' 식당 문화 이렇게 변해야
  • 정재용 (엘레오스) 기자
  • 승인 2020.06.15 17: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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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손님 보는 앞에서 쓸어 담기를

지난 6월 11일 점심시간, '맛집으로 소문 난 대구시 동구 불로동 소재 A추어탕 집에 들렀다.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들어갔더니 일행은 다행히 바로 자리가 났다며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낀 채 추어탕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종업원이 밑반찬을 놓고 갔다. 그새 밖에는 대기번호표를 받은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식당 측에서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을 배려하여 아예 간의 의자까지 비치해 놓은 상태였다.

밑반찬은 정갈했고 종류나 각 그릇에 담은 양도 적당했다. 부족하면 즉시 추가로 제공하는 시스템이었다. 식사를 마친 옆자리 손님들이 일어서서 나갔다. 종업원은 빈 국그릇에 남은 밑반찬을 전부 쓸어 담았다.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을 생각해서라도 먹는 즉시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차비를 건네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이는 이 식당 사장이었다. 어떻게 맛집이 되었고 왜 손님이 많은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곳 새 건물로 옮긴 지 보름 됐다고 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주된 이유는 비말(飛沫)을 막기 위함이다. 나라가 마스크 구하기 전쟁을 벌이고 전 국민이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는 마당에 식당에서 음식물을 재활용한다면 이는 범죄행위다.

큰 쟁반에 반찬그릇을 쟁여 나가는 것은 손님에게 보여주기식 행위에 불과하다. 손님이 안 보는 데서 재활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이는 그냥 들고 나가느니만 못하다. 그러므로 A추어탕 집처럼 손님 보는 데서 남은 반찬을 한 데 모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앞접시를 제공하여 된장찌개 그릇 하나에 한 상에 둘러앉은 여러 사람이 숟가락을 담그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아무쪼록 코로나를 기회로 식당 문화를 바꾸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9월 개최 예정인 주요 선진국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나라답게 말이다. 그리고 이 문화가 정착되기까지 당분간 국가차원에서도 행정적인 지도와 감독을 보다 강화했으면 좋겠다.

남은 반찬을 한 데 모으고 있는 모습. 정재용 기자
식당 주인이 남은 반찬을 한 데 모으고 있다. 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