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전신만신 나물이다!
(8) 전신만신 나물이다!
  • 예윤희 기자
  • 승인 2020.06.03 17:1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촌의 재미는 텃밭에 채소를 가꾸는 일
부지런히 하면 용돈도 벌 수 있어
돈은 벌지만 힘드는 시골일

요즘 한창인 상추.  예윤희 기자
요즘 제철인 상추. 예윤희 기자

 

도시에서 귀촌하면 너도나도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재미로 즐거움을 느낀다.

상추, 부추는 물론 무, 배추도 가꾸어 채소 사먹을 일이 없어진다.

가꾸지 않아도 마을 밭둑이나 뒷산에 올라가면 자기 먹을 나물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손바닥만한 텃밭에 이것저것 가꾸는 마을 할매들.  예윤희 기자
손바닥만한 텃밭에 이것저것 가꾸는 마을 할매들. 예윤희 기자

 

시골에 귀촌한 후 조그만 텃밭에 상추나 심어 가꾸어 먹고 남는 것은 동생들에게 택배를 보내주고 있다.

그런데 마을 아지매들은 이른 봄부터 나물을 가꾸어 돈벌이가 쏠쏠하다.

젊은 귀촌인들은 관심을 가지면 용돈을 벌어 쓸 수 있다.

150평되는 밭에 20여 가지를 가꾸는 어느 귀촌인의 밭.  예윤희 기자
150평되는 밭에 20여 가지를 가꾸는 어느 귀촌인의 밭. 예윤희 기자

 

1월에는 달래가 나온다. 올해 캐는 달래는 2년 전부터 키운 것이다. 1kg에 1만원 씩 하던 달래가 2월 중순경 코로나19로 인해 팔리지도 않아 밭에 그대로 있다. 나중에 씨가 달리면 씨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비쌀 때는 씨 한 되에 3만 원씩이나 했다고 한다.

냉이도 2월초에는 1kg에 6천 원씩 하던 것이 3월말에는 1kg에 2천 원씩으로 값이 내렸다.

본 기자도 충북 괴산에서 우리 마을로 귀촌한 지인에게 배워 지난해에 냉이 씨를 받아 고추 이랑과 배추 이랑에 심어 올해 300kg 정도 캐 팔아 150만 원 정도 벌었다. 할매들이 큰돈 벌었다고 하지만 둘이서 2~3일에 한 번씩 15일 정도 캐고 씻느라 고생을 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대구에서 매일오는 나물장수.  예윤희 기자
대구에서 매일오는 나물장수. 예윤희 기자

 

우리 마을은 대구와 가까워(수성못에서 25km) 매일 오후에 대구에서 나물장수가 온다.

초봄에는 쑥과 머위 순이 인기가 있었고 지금은 일찍 심은 들깻잎과 머윗대를 사간다.

쑥도 2월에는 1kg에 1만 원씩이라 할매들 용돈이 두둑했는데 나중에는 1kg에 1천 원이라 뜯느라 고생만 했다고 투덜투덜 하면서도 또 뜯으러 나선다.

내가 보다 못해

“인건비도 안 되는데 그만 뜯으세요?”

“그럼 이장님이 용돈 줄래? 이렇게라도 사가니 고맙지!”

인건비는 따지지 않는 시골 할머니들이다.

시골 할매들은 인건비는 생각 안하고 들어오는 돈으로 만족한다.

그러다보니 손바닥만한 공터가 있으면 일구어 이것저것 심고 가꾸어 나물장수를 기다린다.

 

마을 젊은 농부들이 마늘 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지난주에는 마늘종을 뽑느라고 모두 바빴다. 하루 종일 뽑아주면 밥 잘 먹고 8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하루 종일 일하기가 힘이 들면 마늘밭에 가서 내가 먹을 것을 얼마든지 뽑아올 수 있다. 일당은 못 받지만 시간이 되면 새참이나 점심도 먹을 수 있다.

 

요즘은 들깻잎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1kg에 1천 원이다.

그래도 한 번에 많게는 120kg, 적게는 2~40kg씩 베어 팔면 큰돈이 된다.

베어 팔려고 일찍 심은 들깻잎.  예윤희 기자
베어 팔려고 일찍 심은 들깻잎. 예윤희 기자

 

여름이 되면 호박잎과 애호박, 토란대도 모두 거두어 간다.

 

귀촌할 경우 집안에 조그만 텃밭이 있으면 먹을 것이 해결되고 좀 너른 밭을 하나 임대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용돈을 벌 수 있다.

우리 마을에는 대구 장수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도 연락만 하면 오는 장수가 있어서 사전에 날짜를 정해 놓고 나물을 준비해 파는 할머니들도 있다.

부산 장수는 유독 지피 잎을 좋아해 일부 할머니들은 지피 잎을 따느라 먼 산까지 가서 고생은 하지만 주머니가 두둑해 그 고생을 좋아한다.(지피 잎은 1kg에 1만 원씩 하다가 나중에는 8천 원씩 했음.)

 

본 이장도 텃밭에 상추와 쑥갓을 조금 심어 먹고 집둘레에 가시오가피와 구기자가 있어서 새 순이 돋으면 나물로 해 먹는다. 엄나무와 두릅도 있어서 봄철에는 전신만신 나물이다.

 

​3월 중순부터 꺾기 시작한 고사리도 맞물은 끝났지만 아직도 꺾을만하다.

예전에 산에 가서 한두 개씩 꺾어 모았는데 지금은 집 뒤 밭에 뿌리를 심어 가꾸어 3일에 한 번씩 꺾는다.

 

5월말부터는 집 뒤 대밭에 죽순이 돋는다.

대밭에서는 나는 죽순은 고급 반찬거리이다.  에윤희 기자
대밭에서는 나는 죽순은 고급 반찬거리이다. 에윤희 기자

 

죽순은 꺾어 삶아서 잘게 잘라 반찬으로 해 먹는다. 많을 때는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1년 내내 꺼내 먹는다.

 

그런데 내가 먹을 만큼만 심어 가꾸면 재미도 있고 큰 힘은 들지 않으나 돈벌이로 시작하면 힘은 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본 기자도 처음에 돈좀 벌겠다고 모두들 심는 들깨를 심었는데 새벽부터 베고 다듬어 12시경에 마을 집하장에 갖다 놓고 기다리면 나물장수가 와서 아주 싼값에 가지고 가거나 트집을 잡아 지금은 돈 벌려고 나물을 가꾸는 것은 포기했다. 몇 시간 일하면 허리가 아파 바로 설수도 없을 지경이다. 여간 힘드는게 아니다.

 

그래도

"봄이면 봄나물도 실컷 먹고 돈벌이도 할 수 있는 청도군 이서면 대전2리 우리 마을로 귀촌하세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유무근 2020-07-04 23:56:53
자상한 농촌이야기~~
청도에 귀촌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