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인근에서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치유하며 힐링하기 좋은 가야산 만물상②
대구 인근에서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치유하며 힐링하기 좋은 가야산 만물상②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06.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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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이 연주하는 자연협주곡

 

만물상의 백미(白眉) 주봉 능선 꼭대기 촛대바위앞에 있는 마당바위에 한 등반객이 풍광을 조망, 촛대바위옆으로 칠불봉이 나란히 있다. 장희자 기자

서성재(해발 1010m)는 가야산 등산로에서 교차로에 해당하는 곳으로, 가파른 길을 땀 흘리며 올라온 등산객들도 서성재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쉼터가 있다   의자도 있어 휴식을 취한다.  서성재란 이름은 가야산을 따라 축성된 가야산성(伽倻山城)에서 왔다.

보는이의 마음에 따라 철갑 입은 장수 같기도 하고, 탁발하는 수도승 같기도 하고, 투구같기도 하고, 거북이 같기도하다. 장희자 기자

칠불봉을 중심으로 성의 동쪽 고개를 동성재, 서쪽 고개를 서성재로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서성재에서 북쪽으로 가면 가야산 정상인 칠불봉에 오르게 되고, 남쪽으로 200m 정도를 가면 상아덤에 닿을수 있다. 서성재에서 상아덤으로 가는 길 앞에 “안전사고 다발구간, 심장돌연사 골절 염좌 등 ” 이라 친절하고 자세하게 적혀 있다.

역광 햇빛에 기암괴석과 멋진모양의 소나무가 조화를 이루어 한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장희자 기자

매우 어려운 코스니 마음 단단히 먹으라는 경고로 와 닿는다. 서성재로 올라 만물상을 본 뒤 다시 서성재 방면으로 하산하라는 취지이다. 상아덤은 가야산 여신인 정견모주와 하늘신 이비하가 처음 만난곳이다. 성스러운 기품과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정견모주는 가야산 자락에 사는 백성들이 가장 우러르는 신이었다.

만물상 촛대바위에서 지나온 북쪽방향에 석화성(石火城)봉우리와 그 뒤로 상아덤 봉우리가 조망되고, 우측에 가야산 상왕봉도 조화를 이룬다. 장희자 기자

여신은 백성들에게 살기 좋은 터전을 닦아주려 마음먹고 큰 뜻을 이룰 힘을 얻기 위해 밤낮으로 하늘에 소원을 빌었다. 그 정성을 가상히 여긴 하늘신 이비하는 어느 늦은 봄날 오색구름 수레를 타고 여신의 바위란 듯의 상아덤에 내려 앉았다.

촛불바위앞 마당바위를 옛 가야인들이 산신제를 지내던 장소였을것이라고 하면서 제단바위라 부르기도 하며, 좌측으로 석화성(石火城) 이 보인다. 장희자 기자

천신과 산신은 성스러운 땅 가야산에서 부부의 연을 맺고 옥동자 둘을 낳았다. 형은 대가야의 펏 임금 이진아시왕이 됐고, 동생은 금관가야국의 수로왕이 됐다. 이 기록은 최치원의 ‘석순웅전’ 과 ‘동국여지승람’ 에 전해 오고 있다..

촛대바위에서 내려오다 바위 사이에서 자라는 소나무에서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장희자 기자

해인사의 국사단에는 가야산의 여신인 정견모주를 모시고 있다. 이는 가야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자원으로 불교문화분만 아니라 전통신앙과 대가야 건국신화가 결합된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파요 밟지 마세요"에서 자연보호의 사랑이 느껴진다. 장희자 기자

금강산 만물상을 감상하려면 해발 1천m가 넘는 천선대에 올라야 하는 것처럼 가야산 만물상을 조망하기 위해선 1천100m가 넘는 상아덤에 올라야 한다. 만물상 동북쪽인 동성봉 능선의 동성재나 백운대, 아니면 남서편에 있는 돈봉 능선에 올라도 만물상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만물상의 가장 빼어난 조망처를 꼽는다면 단연 상아덤이다.

남쪽으로 삿갓모양 바위앞에 개구리가 앉아 있는 듯한 바위도 보인다. 장희자 기자

그동안 만물상 하면 금강산이나 설악산의 만물상을 떠올렸다 그 규모에서는 금강산이나 설악산의 만물상에 어깨를 나란히 하기 힘들지는 몰라도, 가야산의 만물상은 금강산의 만물상, 설악산의 만물상보다 그 아름다움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올망졸망한 암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봉우리을 넘으면 또 봉우리가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장희자 기자

등잔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대구에서 1시간여 거리인 가야산을 찾으면 만물상을 볼 수 있다.  그 곳에선 세상의 시름을  잊을수 있다. 뾰족한 바위 모양을 한 상아덤에 오르면 왼편으로 만물상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만물상 앞에서면 자연과 시간의 위대함에 새삼 고개를 숙이게 된다. 바위들은 또 더불어 사는 상생의 미덕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내려가면서 보면 하트모양, 올라오면서 보면 이티 모양의 바위틈에 뿌리내린 소나무의 왕성한 생명력. 장희자 기자

아름다움을 홀로 봄내지 않고, 한 발씩 뒤로 물러서서 겸양하면서 이웃 바위들과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을 통해 만물상이란 거대한 ‘자연 협주곡’을 연주한다. 바위 곳곳에 숨은 만 가지 형상에 감탄사가  나온다.   황홀경 속에서  서 있고 싶다.

급경사 암봉옆으로 설치된 철계단과 안전사고 대비 낙석주의 표지판이 난이도가 어려운 코스임을 대변한다. 장희자 기자

상아덤에서 다시 조금 내려가다가 1096봉을 오르면 갑자기 뜨거운 화기가 느껴지는듯 돌 횃불이 활활 타오른다. 만물상 코스의 백미 석화성(石火城)을 온몸으로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곳에서 만물상을 바라보면 좀더 가까워 보이면서 투구바위에서 부터, 부처, 곰, 자라 등 갖가지 모양을 한 바위들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보인다.

옛 가야성터의 석축을 쌓은 듯한 바위군락도 모습을 보인다. 장희자 기자

묘한 바위들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들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억겁의 세월 동안 바위들은 비바람에 씻기고, 깎이어 세상 여러 가지 물체의 형상을 하고 있다. 진한 사랑이 느껴진다. 어떤 주민들은 가야산 만물상을 만불상(萬佛相)이라고 부른다. 수많은 바위를 부처에 비유한 것이다.

봉우리를 내려오다가 되돌아 보면 절경이 펼쳐진다.장희자 기자

만물상코스는 해발 1100m에서 700m에 이르기까지 아홉개의 암릉군(群)이 옥신각신하듯 뛰어오른 형상이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약 2㎞의 유장한 능선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분재 모양의 기품있는 소나무와 지나온 암봉 우측으로 가야산 주봉 능선도 보인다. 장희자 기자

상아덤(1봉)을 지나면 1069봉(2봉)이 나오고 다시 바위구멍(개구멍)를 지나 만물상(3봉)을 지나 밧줄상하지역, 쉼터바위, 다시 밧줄, 덮개바위를 지나면 980봉(4봉,성터시작)이 나오고 이어 945봉(5봉), 930봉(6봉), 922봉(7봉)이 있다

가야할 남쪽으로는 저멀리 합천 지역의 높은 산들이 보인다. 장희자 기자

암봉이 나오고 다시 845봉(8봉)을 지나면 전망너럭바위가 있다. 전망바위, 묘2기가 차례로 나오고 마지막으로 666봉(9봉)이다. 다시 묘 2기로 이어지면서 출발지점인 탐방지원센터이다.

980봉 전망대 부근에서 뒤돌아 보면 탁트인 전망이 나타나며 지나온 봉우리들이 한눈에 모두 들어온다. 장희자 ㄱ기자

2020년 5월 26일 성주군에서 가야산 만물상을 코로나19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코로나19 치유형 힐링 관광" 으로 선정하여 권장하고 있으며

험난한 암봉지대는 끝나고 마지막 바위군락들이 눈에 들어온다. 장희자 기자

2020.년 5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가야산 만물상 탐방로 구간(3km)의 탐방 예약제를 시행하면서, 탐방 예정일 하루 전 17시까지 예약해야 하며 하루 최대 입장 인원은 평일 100명, 주말 및 공휴일 500명이다. 

마지막 전망바위에서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심원사 전경이 고즈넉하게 다가온다. 장희자 기자

가야산국립공원 탐방로 예약제는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고 안전사고 위험 구간에 대한 준비된 산행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운영된다. 대구인근에 있는 가야산 만물상에서 석화성의 기운을 받아 코로나에 지친 심신을 위로 힐링하면서 올 여름 폭서를 수월하게 이겨내기를 바란다.

전망바위에서 좌측으로 바라보이는 가야산호텔과 백운리 마을이 손에 잡힐듯 가깝다. 장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