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잔불 속에 부분 개장한 파크골프장, 어르신들 웃음꽃이 그립다
코로나 잔불 속에 부분 개장한 파크골프장, 어르신들 웃음꽃이 그립다
  • 류영길 기자
  • 승인 2020.05.29 13: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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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별 생년별 2부제 실시로 방역 거리두기
발열체크 방명록 서명 등 안전절차 거쳐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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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채 부분 개장한 파크골프장. 그 많던 어르신들은 다 어디에? 27일 오후 2시 강변파크골프장 모습. 류영길 기자

 

파크골프장은 잔디생육을 감안 3,4월 휴장기를 거쳐 5월초 개장하는 것이 일반인데,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보름 정도 늦게 개장했다. 그것도 완전 개방이 아니라 부분 개방이다.

코로나사태가 종식국면에 접어들자 시내 각 파크골프장은 4월 중순부터 각 협회 소속 클럽 임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잡초 제거, 모래뿌리기, 잔디 보수 등 개장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잔불이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자 개장을 5월 중순으로 연기한 것이다.

대구시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조건으로 지난 13일부터 여타 옥외 체육시설과 함께 파크골프장 이용을 허용했다. 첫째는 라운딩 인원을 제한하고, 둘째는 발열체크, 방명록 서명 등 안전 절차를 거치고, 셋째는 시설 영역에서 모임이나 식사를 금하는 것이다. 대구시파크골프협회(회장 진영국)는 이러한 시의 방침에 따라 구군협회 임원들과 협의, 구체적 세칙을 정하고 코로나19 예방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필드에 들어가기 전 발열체크를 하고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는 한 동호인.  류영길 기자
필드에 들어가기 전 발열체크를 하고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는 한 동호인. 류영길 기자

각 구장에 상주하는 구군협회는 소속 클럽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이 하루씩 번갈아가며 구장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클럽에 속하지 않은 개인은 출생년도에 따라 홀짝 2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대구시가 직영하는 강변파크골프장은 클럽 단위로 하지 않고 생년만 기준으로 하여 홀짝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파크골프장 이용자들은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효과적인 예방조치를 위해 강변파크골프장은 정오부터 2시간 동안 구장 이용을 중지하고 오후2시에 다시 개장하고 있다.

다수의 동호인은 “점심시간 2시간 휴장은 너무 길다”며 “파크골프장은 야외라 실내보다 비교적 안전한데도 지나친 단속을 하는 것 아니냐”며 규정을 완화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강변파크골프장의 경우 작년 5월 대구시에서 직접 관리하면서부터 새벽에 문을 열지 않아 동호인들의 애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대구시내 파크골프장은 이용시간과 2부제 등 일정한 제약이 따를 뿐, 누구나 어느 파크골프장이든지 찾아가서 무료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종전과 변함이 없다.

그러나 실제로 파크골프장 관리를 떠맡은 각 구군협회는 밀려드는 동호인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일일이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대구시내 대부분의 파크골프장은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구군협회 소속 클럽 회원들이 애착을 가지고 수시로 잡초를 뽑고 물을 주고 잔디를 깎는 등 알뜰하게 보살핀 덕택에 현재의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강창파크골프장에서 잡초 제거를 하고 있는 파크골프시니어연맹 소속 회원들의 모습.
대구시내 대부분의 파크골프장은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구군협회 소속 클럽 회원들이 애착을 가지고 수시로 잡초를 뽑고 물을 주고 잔디를 깎는 등 알뜰하게 보살핀 덕택에 현재의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강창파크골프장에서 잡초 제거에 여념이 없는 파크골프시니어연맹 소속 회원들의 모습.

강창파크골프장에 터를 잡은 대구파크골프 시니어연맹은 다수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역 특성상 방역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어 당분간은 최소한의 인원만 구장을 이용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이런 형편을 동호인들에게 이해시키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한편 각 구군협회는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자신이 거주하는 구군의 협회에 가입, 질서 있고 안전한 라운딩을 즐기기를 권장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시파크골프협회(회장 진영국)는 지난 2월말에 실시하려던 선수선발전을 비롯, 5월부터 연달아 계획된 각종 대회와 행사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종학 대구시파크골프협회 사무국장은 “지금은 코로나로부터 동호인들을 보호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아무래도 모든 행사는 9월 이후로 미뤄야 하겠고 일부 행사는 취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늘어나는 파크골프 동호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지자체는 파크골프장 증설에도 힘을 쏟고 있다. 비산파크골프장을 기존 18홀에다 18홀을 더하고, 동구 불로동 공항교 북편에 27홀 규모의 불로파크골프장도 새로 조성 중이다.

5월 개장을 목표로 했던 수성파크골프장 신설공사와 팔현파크골프장 확장공사는 공기가 연장되어 이제야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지만 잔디생육기간을 거친 후 7월초 개장할 예정이다.

꿈에 그리던 파크골프장이 드디어 문을 열었지만 분위기는 예전같지 않다. 100여 일만에 파크골프장을 찾은 동호인들은 어서 속히 전염방이 종식되어 모든 어르신들이 필드에 나와, 함께 부대끼며 왁자지껄 웃음꽃을 피워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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