間於齊楚(간어제초)
間於齊楚(간어제초)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0.05.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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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한 사람이 강한 사람의 사이에 끼어 괴로움을 받음.

· 間(간) : 1.사이,틈 2.간격 3.동안 4.때,요즈음 5.이간질하다 6.엿보다 7.섞이다 間隔(간격) 間隙(간극) 間食(간식) 間言(간언) 間諜(간첩) 近間(근간) 離間(이간)

· 於(어) : 1.어조사(~에,~보다 등의뜻) 2.오호(감탄사) 於是乎(어시호) 於焉間(어언간)

· 齊(제) : 1.가지런하다 2.바르다 3.옷자락 4.재계하다 5.다스리다 齊家(제가) 齊盟(제맹) 齊心(제심) 齊栗(제율) 齊正(제정) 齊唱(제창) 整齊(정제)

· 楚(초) : 1.모형,가시나무 2.초나라 3.매질하다,아프다 4.회초리 楚撻(초달) 苦楚(고초) 淸楚(청초)

​戰國時代(전국시대)에 강국이었던 齊(제)나라와 楚(초)나라 사이에 약한 滕(등)나라가 있었고, 등나라는 두 나라의 틈바구니에서 오랫동안 모진 苦楚(고초)를 당했다. 孟子(맹자)가 등나라에 갔을 때 滕文公(등문공)과 나눈 대화에서 등문공이 말했다. "등나라는 작은 나라로, 제나라 초나라 사이에 끼어있으니(滕國間於齊楚·등국간의제초) 제나라를 섬겨야 합니까? 초나라를 섬겨야 합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이 計策(계책)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바가 아니오. 그러나 기어이 말하라고 한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소. 성 밑에 연못을 깊게 파고 성을 높이 쌓은 후 백성과 더불어 지키되 백성들이 죽을 때까지 떠나지 않고 지킨다면 굳게 지키고,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빨리 이곳을 떠나야 하오.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바라오."

맹자는 등문공에게 두 나라의 눈치를 보며 僥倖(요행)을 바라기보다는 王道政治(왕도정치)를 베풀어 백성들이 죽음으로써 지켜준다면 끝까지 지키고, 그렇지 않으면 떠나라고 말했던 것이었다. 약한 자는 강한 자들 사이에 끼어 괴로움을 받을 때 맹자의 말을 기억하고 당당히 겨루든지 미련을 버리고 떠나야지, 눈치만 보며 卑屈(비굴)하게 살아서는 안될 것을 말하는 것이다.

​홍콩 保安法(보안법)이 중국 전인대에서 壓倒(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홍콩에 대한 중국 中央政府(중앙정부)의 입장이 매우 강경하고 전인대 대다수를 차지하는 본토 출신 대표들이 斷乎(단호)한 입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보안법의 내용을 보면 홍콩 내 반정부활동을 감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국가분열이나 정권 전복 테러리즘 예방저지 처벌하기 위해 국가 안보 관련 기관을 홍콩에 설치할 수 있게 한 법이다.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同盟國(동맹국)을 대상으로 홍콩 보안법의 문제점을 指摘(지적)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이 법안 통과 시 1992년 홍콩 정책법을 통해 附與(부여)했던 각종 특권을 剝奪(박탈)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중국도 한국 등 세계 각국에 홍콩 보안법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지난 24일 중국 관영 CCTV 인터뷰에서 한국은 이웃 국가로서 홍콩 보안법에 대하여 이해와 지지를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홍콩 보안법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표명을 삼가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한미동맹과 한·중 경제의존도를 생각하면 어느 한쪽을 편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외교부 등 關係部處(관계부처)와 緊密(긴밀)한 협조로 미·중 葛藤(갈등)에 대하여 愼重(신중)하고도 均衡(균형) 있는 대책을 세워서 미·중 사이에서 間於齊楚(간어제초)의 被害(피해)를 최소화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