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부처님오신날’ 딱 하루만 산문을 열어주는 희양산 봉암사에 가자!
(14) ‘부처님오신날’ 딱 하루만 산문을 열어주는 희양산 봉암사에 가자!
  • 오주석 기자
  • 승인 2020.05.28 22:4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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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암사 결사’로 유명한 희양산문의 종찰 문경 봉암사
연중 단 하루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을 열어주는 대중이 참배하기 힘든 사찰
문경 희양산 봉암사는 '봉암사 결사'로 불교정화운동을 한 곳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사찰이다. 오주석 기자
문경 희양산 봉암사는 '봉암사 결사'로 불교정화운동을 한 곳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사찰이다. 오주석 기자

◆ ‘봉암사 결사’로 유명한 희양산문의 종찰 문경 봉암사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에 있는 봉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이 절은 구산선문의 하나인 희양산문의 종찰로 879년(신라 헌강왕 5년) 지증국사 도헌이 창건하였으며 헌강왕이 봉암사라는 사찰명을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희양산 봉암사 일주문은 연중 단 하루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을 개방한다. 오주석 기자
희양산 봉암사 일주문은 연중 단 하루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을 개방한다. 오주석 기자

봉암사 경내에 있는 최치원(崔致遠)의 사산 비 중 하나인 ‘봉암사지증대사탑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봉암사의 땅은 원래 심충(沈忠)이라는 사람이 가진 땅으로, 도헌 화상의 명성을 듣고 찾아와 자신이 가진 희양산 중턱에 선사를 지어 달라고 요청하였고, 기이하고 장려한 산세를 본 도헌은 "이런 땅을 얻음이 어찌 하늘의 돌보심이 아니겠는가. 승려의 거처가 되지 않는다면 도적의 소굴이 될 것이다"라며 기와로 인 처마가 사방으로 이어지도록 일으켜 지세를 진압하게 하고, 쇠로 만든 불상 2구를 주조하여 절을 호위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봉암사 경내에 있는 지증대사탑비와 승탑
봉암사 경내에 있는 지증대사탑비와 승탑

‘봉암사 결사’로 유명한 문경 희양산 봉암사는 조계종 유일의 종립선원이다.

이 절은 1947년에 성철 스님을 비롯해 청담, 자운, 우봉 등 도가 높은 스님들이 ‘부처님 법대로 살자’라는 기치 아래 용맹정진한 수행처로 유명하다.

당시 한국 불교계는 조선조 때의 억불숭유 정책으로 크게 쇠락한 데다 일제의 잔재인 대처승이 활개를 치던 상황이었다. 이에 봉암사 선승(성철, 청담, 자운, 우봉 등)들은 부처님 당시의 수행 가풍을 확립하기로 합심했다. 계율을 엄하게 지키는 한편으로 왜색불교의 흔적을 지우는 과업에 매진했다.

봉암사에는 '부처님오신날' 연등 또한 정갈스런 백등을 달아 그 품격을 더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
봉암사에는 '부처님오신날' 연등 또한 정갈스런 백등을 달아 그 품격을 더하고 있다. 오주석 기자

「봉암사 결사」 때 제정한 공주규약(1947년 봉암사 결사 당시 스님들이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칙으로 성철 스님이 제정)은 중국 백장청규에 버금가는 훌륭한 수행지침이었으며 이것이 엄격하게 실천하면서 「봉암사 결사」는 성공하여 그 뒤 우리나라 불교가 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희양산과 봉암사 대웅전 그리고 삼층석탑. 오주석 기자
희양산과 봉암사 금색전 그리고 삼층석탑. 오주석 기자

◆ 연중 단 하루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을 열어주는 대중이 참배하기 힘든 사찰

봉암사는 청정도량으로서 면모를 유지하기 위해 산문을 굳게 닫았다. 외부인들의 출입을 금한 것이다. 다만 부처님오신날 하루만은 일반인의 참배를 허용하는 '한국 불교의 성지'이다. 국보 315호인 지증대사탑비, 보물 1천574호인 극락전, 보물 169호인 삼층석탑 등 국보 1점, 보물 6점 등의 문화재가 있으며, 빼어난 희양산과 넓은 암반 위를 흐르는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이루는 경치가 아름다운 백운대 계곡 등을 보유하여 일반인들에게는 가장 가보고 싶은 사찰의 하나로 꼽힌다.

봉암사 백운계곡. 오주석 기자
봉암사 백운계곡. 오주석 기자

특히 백운대의 넓은 암반 동북쪽에는 거대한 바위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21호로 지정된 마애보살좌상이 새겨져 있다. 불상 옆 바위에는 白雲臺(백운대)라는 글씨가 음각되어 있는데, 신라 시대의 학자 최치원이 쓴 것이라고 전한다.

봉암사 마애석불좌상(좌)과 고은 최치원이 썻다고 하눈 백운대(우). 오주석 기자
봉암사 마애석불좌상(좌)과 고은 최치원이 썼다고 하눈 백운대(우). 오주석 기자

2020년 부처님오신날에는 모든 명찰을 마다하고 이날 가지 않으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하기에 여러 번 다녀왔지만, 다시 문경 봉암사 순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 202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 (안내)

 - 일시 : 5월 30일(토) 오전 10시

 - 봉암사 산문 개방시간 : 5월 30일(토) 오전 6시~오후 8시(14시간)

 - 희양초등학교 운동장에 차량 주차후 셔틀버스 이용

 - 등산복 및 노출이 심한 복장은 출입금지

 - 네비게이션 주소 :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원북길 313 봉암사

 - 문의 전화 : 054-571-9088(봉암사 종무소)

봉전사 극락전은 어필각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으며 신라 경순왕이 피난 왔던 곳이라고 한다. 오주석 기자
봉전사 극락전은 어필각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으며 신라 경순왕이 피난 왔던 곳이라고 한다. 오주석 기자

◆ 문경 희양산 봉암사가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

-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탑비 - 국보 제315호

-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탑 - 보물 제137호

- 문경 봉암사 삼층석탑 - 보물 제169호

- 문경 봉암사 정진대사탑 - 보물 제171호

- 문경 봉암사 정진대사탑비 - 보물 제172호

- 문경 봉암사 극락전 - 보물 제1574호

- 문경 봉암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 보물 제1748호

- 봉암사 마애보살좌상 -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21호

- 봉암사 석종형부도 -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35호

- 문경 봉암사 일주문 -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9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