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달]호국 성지-경주 학도의용군 현충시설
[호국보훈의달]호국 성지-경주 학도의용군 현충시설
  • 유병칠 기자
  • 승인 2020.06.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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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에는 애국심이 피어나는 여러 곳에 현충시설이 있다. 황성공원 내에 위치한 충혼탑과 무공수훈자 전공비, 6·25전쟁 참전용사 명예선양비 등 3개가 있고 이외 기계·안강지구에도 학도의용군 전적비를 비롯한 호국비가 곳곳에 있다.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임에도 보훈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지 않고 학교 교정 내에 세워져 그 학교장이 관리하는 추모(념)비 또는 위령탑들을 찾아가 본다.

이 추모비들은 6.25 전쟁터에서 나이 어린 학생의 신분으로 펜 대신 총을 잡고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다 희생된 전몰 학도병들을 추모하기 위한 조형물이다. 학교 학생들로 하여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애국심 고취, 선·후배간 자긍심이 생기도록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경주중·고등학교 교정 앞뜰에 전몰 학도병 추념비가 건립되어 있다. 유병칠 기자

 

◆경주중·고등학교 전몰학도병추념비

민족의 스승 원효대사가 거닐던 원효로에 자리 잡은 경주중·고등학교(경주시 황오동) 교정 내6.25 전쟁 때 경주중(현, 경주고) 출신 전몰 학도병을 기리는 추념비가 있다. 1998년 6월 경주중·고등학교 수봉교육재단과 총동창회의 주관으로 건립한 추념비이다.

이 추념비는 민족의 비극 6.25전쟁이 일어남에 이 학교 학도 320명이 출정하여 139명이 전사 또는 행방불명되어 돌아오지 못한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꽃다운 혼, 조국을 위해 몸 바친 전몰 학도병들! 추념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아! 슬프고도 그리운 정이 사무쳐 1954년 3월1일 동창회와 참전 동지들이 추념비를 세우고자 뜻을 모으니 이 뜻에 호응한 후배 학생들이 정성어린 성금을 모으고 동창회와 사친회 및 재단의 협조로 비석을 다듬어서 그 해 11월에 제막식을 가지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님들을 추모하는 정도 엷어지는 듯하여 동창회에서는 가신 님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추념하는 마음을 다시금 높이고자 개교 6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사업으로 국가보훈처의 협조를 받아 새 추념비를 건립하고 옛 비석은 보존하다.’

경주공업고등학교 교정 앞에 6.25 참전 전몰학우 위령탑이 있다. 유병칠 기자

◆경주공업고등학교 6.25참전전몰학우위령탑

경주시 서라벌문화회관과 인접한 위치에 있는 경주공업고등학교(경주시 금성로, 사정동) 내에도 6.25전쟁 전몰학우 위령탑이 있다. 생존 동기생과 선·후배 동창들이 1984년 11월 그들의 애국 충정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뜨거운 뜻을 모아 모교 교정에 세웠다.

이 위령탑에는 어린 학생의 몸으로 참전하여 장렬하게 산화한 24명의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그 숭고한 얼을 길이 전승하고 기린다고 적혀 있다. 전몰학우 위령탑을 통해 생존한 동기생간 우애, 선·후배 동창들과 함께 나라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있는 듯하다.

문화중·고등학교 교정 뒷뜰에는 순국동문 추모비가 있다. 유병칠 기자

◆문화중·고등학교 순국동문추모비

문화중·고등학교(경주시 충현로) 교정에는 6.25 전쟁 때 참전하였다 순국한 모교 동문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1985년에 동창회의 뜻을 모아 건립된 순국동문추모비가 있다.

이 추모비는 구국학도 전사자 20명 학우들의 넋을 기리고, 후배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이 비문에 새겨진 애절한 시(詩) ‘이 땅이 하늘이 알리라’(교산 조동화 작)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땅이 하늘이 알리라/ 가장 큰 어머님 조국의 부름 앞에 오직 뜨거운 마음 뿐/ 계급도 군번도 없이 피비린 포연 속으로 사라져 간 님이여!/ 어느 들녘 어느 산기슭 혹은 어느 강가에서 피 흘려 장렬하게/ 푸른 숨을 거두던 날 아무도 부릅 뜬 그 눈 감겨주지 못 했었네/ 오! 이 땅이 하늘이 아는 그대 의로운 죽음 영원한 자유 평화 통일의/ 그날까지 우리들 무딘 가슴속에 불잉걸로 타리라.’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6월 25일에 학교 내에 위치한 추모비(위령탑)에서 추념식을 실시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참전 학우와 유가족, 동창회 회원, 교직원 및 학생 대표 등 참석인원을 최소화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엄숙히 거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