⑫ 여근곡을 품은 경주 오봉산
⑫ 여근곡을 품은 경주 오봉산
  • 오주석 기자
  • 승인 2020.05.26 10:1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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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오봉산의 마당바위에서 인생샷을 남기자. 오주석 기자
경주 오봉산의 마당바위에서 인생샷을 남기자. 오주석 기자

◆ 오봉산

오봉산은 경상북도 경주시 서면, 건천읍에 걸쳐 있는 높이 685m의 산으로, 여근곡에서 산을 타고 정상에 올라 부산성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와 전설을 느낄 수 있으며 산세와 조망도 뛰어나다.

경주 오봉산과 여근곡 그리고 옥문지 위치. 오주석 기자
경주 오봉산과 여근곡 그리고 옥문지 위치. 오주석 기자

등산은 경주시 건천읍 신평2리를 기점으로 여근곡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마을을 지나 유학사로 간다. 유학사에서 산속 오솔길에 들어서면 여기가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에 매복한 백제군을 섬멸시켰다는 여근곡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걸으면 곧 여근곡의 중심부인 옥문지(玉門池)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솟아오르는 샘물인 약수를 맛볼 수 있다.

경주 오봉산 트레킹길 안내판. 오주석 기자
경주 오봉산 트레킹길 안내판. 오주석 기자
오봉산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유학사. 오주석 기자
오봉산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유학사. 오주석 기자

◆ 여근곡

여근곡(女根谷) 또는 옥문곡(玉門谷)은 경주시 건천읍 신평리의 오봉산 자락에 있는 지명이다. 생김새가 여성의 성기 또는 옥문(玉門)과 비슷하다고 여근곡으로 이름 붙였는데 여성의 은밀한 부위가 디테일하게 보이는 장소는 그리 흔치 않다고 한다.

경주 오봉산 여근곡의 옥문지와 해설. 오주석 기자
경주 오봉산 여근곡의 옥문지와 해설. 오주석 기자

여근곡에 관해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신라 시대 선덕여왕의 지기삼사(知幾三事·낌새를 예측한 세 가지 일)에 관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선덕여왕 5년 여름에 영묘사 앞에 있는 옥문지에 난데없이 수많은 두꺼비가 몰려들어 요란스럽게 울어대는 일이 생겼다. 모두 괴이하게 여기는 가운데 여왕은 두꺼비의 눈이 심상치 않음을 보고 병란이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이에 여왕은 알천과 필탄 두 장군에게 2천여 명의 군사를 주어 출전시킨다. 이들이 경주 서쪽에 있는 여근곡에 이르니 그곳에는 백제의 장군 우소(于召)가 거느리는 500여 명의 침입군이 잠복하고 있어 이를 쉽게 섬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선덕여왕은 그곳에 적군이 잠복했던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삼국유사가 전하는 그 예측의 근거가 매우 재미있다.

'성난 남근이 여근 속으로 들어가면 반드시 죽는 법이다.' 말하자면 옥문을 여자 생식기로 해석하여 여근은 음(陰)이므로 남근이 여자 생식기 속으로 들어가면 토사한다는 음양설을 인용하여 해석한 것이다.

옥문지에서 목을 축이고는 다시 오봉산으로 오른다. 갈지(之)자로 난 가파른 등산로를 힘들게 올라 능선에 다다르면 오른쪽으로 바위 전망대가 있다.

오봉산 전망바위에 서면 조망이 좋다. 오주석 기자
오봉산 전망바위에 서면 조망이 좋다. 오주석 기자

정면으로는 화랑을 느낄 수 있는 부산성의 넓은 평원이, 오른쪽으로는 정상이 보인다. 능선길을 오르다 오른쪽으로 오르막 샛길로 올라서면 오봉산 정상이다.

오봉산 정상 표지석. 오주석 기자
오봉산 정상 표지석. 오주석 기자

◆ 마당바위

오봉산 정상 표지석을 만난뒤 조금만 내려오면 지맥석이라고 불리는 '마당바위'가 있다. 마당바위는 100여 명 이상이 쉴 수 있는 넓고 평평한 바위인데 신라 김유신 장군이 술을 빚어 군사들에게 대접했던 자리로 전해져 오고 있으며, 운치가 좋아 TV 드라마(선덕여왕, 동이 등)에도 자주 소개되는 명소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백여 명이 쉴 수 있는 마당바위는 김유신 장군이 군사들을 위해 연회를 베푼 장소라고 전해 진다. 오주석 기자
100여 명이 쉴 수 있는 마당바위는 김유신 장군이 군사들을 위해 연회를 베푼 장소라고 전해 진다. 오주석 기자

마당바위 옆에는 1300여 년 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작은 사찰 주사암이 있다. 주사암에서 정상 바로 밑 주차장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부산성으로 가는 길이고, 숲속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임도에 내려서면 유학사로 하산하는 길이다.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주사암이 오봉상 정상에 있다. 오주석 기자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주사암이 오봉상 정상에 있다. 오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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