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도 신세대들이 하는 화상 수업한다
노인도 신세대들이 하는 화상 수업한다
  • 김영근 기자
  • 승인 2020.05.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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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부도서관, 비대면 온라인 평생 교육강좌 운영

나이가 들어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나이와 관계없이 재미있게 하는 일이 있으면 인생이 더욱 즐겁다. 자신이 하는 활동이 어린 자녀나 손주들이 좋아할 때는 큰 보람을 느낀다. 자신의 마음이 기쁘고 상대방이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생활의 보람이다.

대구시립서부도서관(관장 이인숙)에서는 지난 19일(화)부터 대면 방식 평생 교육강좌 중 책 읽어주는 이야기 선생님 양성과정, 영상으로 만나는 우리 역사, 세계 역사 이야기 등 3개 강좌를 비대면 온라인 형태로 전환하여 운영한다.

'책 읽어주는 이야기 선생님 양성과정'은 상반기 3월 3일부터~5월 26일까지 12회 매주 화요일 오전 10~12시 3강좌실에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수업 진행을 할 수 없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상반기(2월~7월) 강좌 수강 신청을 한 신청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전환 희망 여부를 재조사하여 희망자 18명이 8월 7일(금)까지 교육을 받게 된다.

이영주 강사가 대구서부도서관에서 화상 강의를 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이영주 강사가 대구서부도서관에서 화상 강의를 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온라인강좌 운영 방법은 화상 앱을 통해 강사는 도서관에서, 수강생은 자택에서 실시간 화상으로 강좌에 참가하게 된다.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 전 미리 휴대전화에 온라인 수업을 위한 ‘Cisco Weber Meetings 앱’을 설치하고 수업을 시작하면 된다. 별도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강사가 보내주는 주소를 클릭하여 수업을 진행한다.

설치 방법은 서부도서관 홈페이지 행사 안내에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https://meetingsapac20.webex.com/meet/pr912478271)

첫 수업에 임한 수강생들은 비대면 수업이지만 모두 진지하게 임했다. 단지 제공되는 자료가 없어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면은 아니지만, 영상으로 지원동기 및 자기소개를 하여 다른 사람의 발표를 듣고 자기 강화에 힘쓰도록 했다.

책 읽어주는 이야기 선생 과정 수강생들이 자택에서 화상강의를 듣고 있다.의 김영근 기자
책 읽어주는 이야기 선생 과정 수강생들이 자택에서 화상강의를 듣고 있다. 김영근 기자

송판선(70) 씨는 “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지금 다시 배워서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있으면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심유진(65) 씨는 “배워서 이야기 할머니 활동을 하고 싶어서 등록했다. 잘 배워 이야기 할머니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명선(60) 씨는 “올해 이야기 할머니 활동을 하고 싶어서 지원서를 냈다. 지금은 면접 준비 중이다. 이 과정을 들으면 면접시험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등록했다. 앞으로 손주가 태어나면 잘해주기 위해 배워두려고 한다.”했고, 배영숙(65)  씨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나부터 알아야 한다고 생각되어 신청했다. 화상 수업을 신세대들만 하는 줄 알았는데 나도 하게 되어 기쁘다. 오늘 강의가 유익했다”라고 하였다.

이주영 씨는 "지난 학기에도 수강했다. 꼬부랑 할머니 수업에서 활용하니 학생들이 너무 좋아했다."며, "상황에 따른 실습으로 배운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학생들에게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 등록했다.”고 했다. 장윤정 씨는 “책이 좋다. 오후는 본리도서관에서 배우는데 오전 시간 여유가 있어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장경태(60) 씨는 “방송이 처음에 연결되었다가 중간에 끊겨서 안 들렸다. 방송이 안 들린다고 A4용지에 써서 들고 보이니 사무담당자가 와서 도와주어서 해결되었다. 에러가 났을 때 화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고려되어야 하겠다. 본 도서관에서 수필을 4년 배웠다. 구미에서 배우러 왔는데 이 과정도 욕심 내어 배우고 싶어서 등록했다.”고 밝혔다.

손현경(50) 씨는 “코로나19로 강좌가 계속 연기되었는데 기회를 주어서 감사하다. 4세의 조카를 돌보고 있는데 배워서 도움을 주려고 등록했다.”라고 했다. 영상에 조카가 화면에 얼굴을 내고 싶어서 얼굴을 내밀고 자기 혼자 떠드는 모습도 보였다.

책 읽어주는 이야기 선생 과정 수강생들이 자택에서 화상강의를 듣고 있다. 김영근 기자
책 읽어주는 이야기 선생 과정 수강생들이 자택에서 화상강의를 듣고 있다. 김영근 기자

‘Cisco Weber Meetings 앱’을 설치 후 연습으로 접속할 때는 잘 되었으나 실제 수업 중에는 핸드폰 연결이 안 되어 컴퓨터로 연결하여 영상과 강의 시청을 한 회원은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의사를 직접 전달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이영주 강사는 “강의보다 실습할 내용이 많다. 대면 수업에서는 실습이 쉽지만, 화상 수업이라고 실습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화상을 통해서 실습한다. 첫 수업인 데다 비대면이라 나의 시선을 어디로 향해야 할지 어색했다. 강의 중 기기 에러가 생기는 것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 오늘 긴 시간 수업 들으시느라 모두 애쓰셨다. 꼬박 앉아서 수업 듣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수업 시간 운영을 조절해 보겠다. 강사도 수십 년 전에 봉사활동을 하며 익힌 것을 지금 활용하고 있다. 여러 도서관과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으니 시간을 내어 참여해 보는 것도 좋겠다”라고 권유했다.

이인숙 관장은 “이번에 온라인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비대면 강좌가 시민들의 배움에 대한 요구를 다소나마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