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걸으며 구경하고 맛있게 먹고...대구 앞산을 걷자
즐겁게 걸으며 구경하고 맛있게 먹고...대구 앞산을 걷자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0.05.19 11: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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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뀌며 야외 활동에 대한 욕구도 늘어나고 있다. 밖으로 나가 운동하고 걷고 싶은데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대구에서 걸어서 가볼 만한 곳을 안내한다.

대구를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 지형이라 한다. 그중 남쪽에 있는 산을 대구사람들은 앞산이라고 한다. 앞산에는 다양한 코스의 산책길이 많아 체력에 따라 선택해 걸을 수 있다. 느리게 천천히 걷다가 피곤하다고 생각되면 돌아오면 된다.

대구에 살면서도 앞산을 안 가본 독자들이 있다면 지금 바로 집을 나서보자.

남구 봉덕동 신천도로가 끝나는 지점, 그리고 신천이 만나는 앞산자락길에서 시작한다. 고산골 공룡공원을 둘러보고 용두토성에 올랐다가 심산수련장을 둘러보는 코스이다. 체력이 된다면 산성산 정상(653.4m)까지 갈 수도 있다.

대구 남구 공룡공원.  안영선 기자

공룡공원과 토성을 오르고 심신수련장까지 가는 길은 폭이 넓고 공원 같은 곳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다. 남구 용두2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고산골 공룡공원이 나온다. 큰 공룡들이 박제한 듯 여기저기 서 있고 공룡 울음 소리가 들린다.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의 흔적을 볼 수 있고 공룡발자국 화석도 볼 수 있다. 호수 주변 퇴적암의 자연환경도 볼 수 있는데, 연중 쉬는 날 없이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

이곳을 찾은 홍봉선(66·황금동) 씨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2학년 손자 2명을 데리고  왔는데,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한다"며 "공룡마다 사진 다 찍어야 하고 다음에 또 온다며 가자고 해도 안 간다고 난리를 부린다"며 웃었다. 어린이들이 뛰어다니며 놀아도 안전한 곳이니까 한참 놀게 해도 좋은 곳이다. 어린이들은 공룡마다 다 만져보고 흉내도 내보고 해야 한다.

다음으로 가볼 곳은 용두산성이다. 대구에는 성이 많다. 달성토성, 가산산성, 용두토성이 있고, 대구읍성도 있었다. 공룡공원에서 10여 분 오르면 용두토성이 있다. 4~5세기 쯤 쌓은 성으로, 둘레 약 400m 정도이다. 지금은 돌무더기 흔적만 남아 있는데, 대구 남구청이 올해부터 복원사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땅 모양이 용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용두토성이라고 부른다.

용두토성 입구 안내판.  안영선 기자
용두토성 입구 안내판. 안영선 기자

용두토성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심신수련장인데, 이곳에는 출렁다리, 인디언의 집, 숲 미로찾기와 줄타기 등 모험시설이 가득하다. 어르신들은 쉼터가 있어 책을 읽을 수 있고 앉아서 휴식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휴식을 하고 체력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더 오르거나 내려가기를 안내판 보고 선택하면 된다.

 

대구 앞산공원 안내도.  안영선 기자

 

심신수련장에서 천천히 가도 한 시간 정도면 산성산 정상 항공무선표지소에 도착할 수 있다. 

산성산 정상.   안영선 기자
산성산 정상. 안영선 기자

 

정상에서 만난 김만규(32‧북구 산격동) 씨는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성산을 올랐다고 했다. 김 씨는 "일요일마다 일이 없으면 산격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산성산을 오른다"며, "집까지 4시간이면 쉬어가면서 갈 수 있다"고 했다.

김만규 씨가 산성산에서 산악자전거를 타고 있다.   안영선 기자
김만규 씨가 산성산에서 산악자전거를 타고 있다. 안영선 기자

산성산에는 요소마다 긴급구조 안내 표지판이 있어 신고를 하면 구조 헬기가 오기도 한다. 

 

긴급구조 신고처 표지판. 안영선 기자

산에서 내려오면 한 그릇 2천 원하는 콩나물 국밥집이 여기저기 있다. 집집마다 큰 가마솥에서 국이 끓고 있다. 숯불에 구운 고등어도 3천원으로 저렴하다. 값이 싸다고 깔보면 안 된다. 맛은 고급음식 못지 않다. 한번 먹어보면 다시 찾는다고 식당에 온 손님들은 한 목소리로 칭찬한다. 

 

산 아래 곳곳에 콩나물국밥 식당들이 있다.   안영선 기자

 

맛도 좋고 값도 싸고 더 바랄게 없다. 운동도 하고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대구 남구 앞산 자락길, 그야말로 일석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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