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으며] 가족이 주는 내면의 힘을 말하던 시대는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가정의 달을 맞으며] 가족이 주는 내면의 힘을 말하던 시대는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 김미옥 기자
  • 승인 2020.04.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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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주는 내면의 힘을 말하던 시대는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혈연으로 맺은 가족에서 다른 방식으로 가족이 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요즘이다. ‘함께’보다 ‘홀로’를 선택하는 집단의 특수성을 생각하면서 이 시대 ‘가족’이라는 이름을 떠올린다.

현대 가족은 단순화되고 규모가 축소되지만 질적으로 다양한 새로운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 외형상으로 부부, 부부+자녀 형으로 보이지만 가족관계의 질적인 양상은 각각 다르다. 독신, 혼외 동거, 동성애 가족, 입양 가족, 국제결혼 가족, 기러기 가족, 새터민 가족, 가상 가족 등 다양하다. 이는 출산력 감소와 이혼율 증가, 독신과 만혼 현상, 여성의 탈가족화 등 개인의 자발적 선택에 따라 유연한 가족 구성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결혼과 관련 개인 선택이 중시되면서 이혼·재혼도 늘어나고 있다. 노인문제와 청소년문제의 증가, 세대 간의 단절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가족 내 성역할 분담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여성의 아동 양육과 부모 부양의 행동에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심리적으로 와 닿는 가족의 개념과 그 의미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특정한 날에 더 크게 외로움을 증폭시키는 가족, 평범한 일상을 나눌 수 있는 가족, 나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가족, 인생의 답을 찾아 헤매다 지쳐 돌아갈 수 있는 곳, 바로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다. 

48년째 국제로타리와 함께 봉사하고 있는 임창곤 전 총재(85세)를 만났다. 5월에 떠올리는 ‘가족’에 대한 생각을 묻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봉사와 함께하는 삶에 혼자는 없다. ‘함께’할 뿐이다.”라는 말을 들려줬다. 또한 “삶의 형태는 기술적인 면에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것은 시대적인 문제이지 인간 삶의 근본은 그대로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임창곤 전 총재가 현대사회 가족 문제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사회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은 핵가족화되면서 '홀로 문화'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자기들만의 사회가 형성되어 그야말로 고립되어서 사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시대다. 임 전 총재가 들려주는 가족의 총체적인 의미는 봉사로 어우러져 행복과 함께하는 삶이었다. 함께하는 삶은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교류하는 삶의 가장 큰 기폭제로 그가 찾은 것은 봉사활동이었다. 요즘의 핵가족화 시대에 봉사는 가족, 행복, 즐거움에 대한 충분조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인간의 추구는 행복이라며 말을 이어 갔다. 많은 사람은 각자 행복하려고 노력하지만 ‘함께’라는 가치가 더 큰 행복의 조건이 된다. 특히 부부가 함께하는 삶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일상이다. 가장 가까울수록 갈등도 잦다. 나누며 소통하는 봉사야말로 갈등의 소지를 줄이는데 가장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함께하는 봉사는 낯설음의 배척이 무의미하다. 사회의 기울어진 한 쪽을 살펴 보완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시니어들도 봉사 단체의 구성원이 되어 활발한 모임이 형성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함께하는 일상의 중심에 서 있게 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특히 대구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우리는 느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서로가 하나되는 ‘함께’라는 의미를 되새겨야 하지 않겠냐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마지막으로 그는 “봉사를 통해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은 친구다. 자연스레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활기찬 인생과 행복을 느끼기 바란다.”며 미소를 짓는다.

단일화된 개체일수록 교류는 필수다. 서로 다른 생각이 섞여 흐르려면 소통이 앞장서야 문제가 해결된다. 하나가 둘이 되어 교감의 세계가 펼쳐지면 더욱 증가하여 우리는 ‘함께’하는 삶 속으로 빠져든다. 그런 의미에서 봉사 또한 멋진 수단이다.

지금 가족의 변화는 복잡하고 다양하게 다원화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객관적이다. 무엇보다 혼인관이 변화하고 이혼과 재혼, 그리고 다양한 혼인 형태가 증가함으로써 한 사람의 일생 동안 그의 가족이 고정되지 않게 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함께’라는 이름으로 ‘하나’되어 살아가는 사회의 중심이 될 가족은 앞으로 닫힌 체계에서 열린 체계로 변화되어 어울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