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설총-일연의 발자취 찾아...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원효-설총-일연의 발자취 찾아... 삼성현역사문화공원
  • 김채영 기자
  • 승인 2020.10.11 10:00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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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를 꽃피운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을 찾아서
경산시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김채영 기자
경산시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김채영 기자

가을이 어느새 허리춤까지 깊어졌다. 발그레한 감이 담장 밖으로 얼굴 내밀며 유혹하고 뭉게구름은 날마다 하늘에 우물을 팠다가 메우기를 반복한다. 인디언 카이오와족은 10월을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이라고 했다. 그러나 자연이라는 현상은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 말한다고 해서 기다려주지 않는다. 늦어서 후회 말고 코스모스가 보고 싶으면 지금 나서야 하고 은은한 구절초 향기가 맡고 싶다면 바로 지금 나서야 한다.

‘삼성현역사문화공원’(경북 경산시 남산면 삼성현공원로 59)은 2015년 4월 30일에 문화공간으로 개장했다. 원효의 ‘해골물’, 설총의 탄생을 알려주는 '몰가부 설화'가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 삼성현이란 불교의 대중화에 힘썼던 원효대사와 그의 아들 설총 그리고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스님을 일컫는다. 삼성현이라 하여 근엄하고 엄숙한 불교적인 분위기의 공간일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국궁, 그네, 윷판, 투호 등 전통놀이도 체험할 수 있어서 민속촌 같은 분위기이다.

공원公園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형적인 가을 날씨 속에 나들이 온 사람들로 붐볐다. 엄마, 아빠 손을 붙잡고 아장아장 걷는 아가들부터 삼삼오오의 가족 단위, 친구들과 어울린 학생들,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한데 어우러져 웃음꽃을 피우는 소풍 장소 같았다. 놀이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기는 모습에 행복감이 충만해 보였다. 이미 일상이 되었다는 증거일까.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가 몸에 배어있었다. 감춰진 표정을 웃음소리가 대신했다. 중년의 아들이 바람결 따라 춤을 추는 수크렁과 갈대 사이에 노모를 세우고 사진 찍을 땐 마스크를 잠깐 벗어라 주문하기도 했다.

경산시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김채영 기자
경산시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김채영 기자

원효(元曉·617〜686)의 속성(俗姓)은 설 씨이고 할아버지는 잉파공(또는 적대공)이며 아버지는 나마 담날이다. 아내는 요석공주이며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설총이다. 환속한 뒤 스스로 소성(小性)·복성거사(卜性居士)라 불렀으며 일심(一心), 무애(無碍), 화쟁(和諍) 사상을 강조하였다. 원효에 관한 주요 사료는 '삼국유사' '송고승전' '고선사서당화상비' 등이 있다.

설총(薛聰·생몰연대 미상)은 신라 경덕왕 때의 학자다. 이두(吏讀)를 집대성하여 그것으로 구경(九經·사서오경)을 읽을 수 있게 하고 국학에서 가르쳤다. 우화적 단편 산문인 '화왕계'가 전해지며, 관직은 한림에 이르렀다. 설총에 관한 사적은 '삼국유사' '삼국사기' 고'려사' '홍유후실기목록'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연(一然·1206〜1289)의 '속성은 김 씨이고 이름은 견명이다(인각사 보각국사비문). 아버지는 김언필이고 어머니는 이 씨다. 처음 자는 회연이었으나 후에 일연으로 바꾸었다. 호는 목암이라고도 불렀는데, 입적 후 보각이란 시호를 받았다. 고종 때 대선사에 이르고 충렬왕 때 국존이 되었다. 선종 간화선에 입각하였고 저서로는 '삼국유사'와 '중편조동오위' 등이 현전한다.

'삼성현역사문화관 상설전시실'의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내부가 궁금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사무실에서 만난 직원 김민석(경산시 중방동) 씨가 잠시 바쁜 일손을 놓고 친절히 응대해주었다. 김 씨에 따르면 3월부터 11월 사이에 방문객 숫자가 많으며 여름철에는 바닥분수가 가장 인기가 높다고 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휴식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 명실상부한 경산시의 랜드 마크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삼성현역사문화공원에서는 오는 23일 오후 '삼국유사와 고대의 예술'이란 주제의 제5회 삼성현 학술대회가 열린다. 코로나19로 참석 인원을 제한하며, 유튜브 온라인 방송으로도 참여 가능하다. 문의 삼성현문화박물관 053)804-7329,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053)810-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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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ho 2020-10-11 21:31:23
불교의 대중문화에 공을 세운
*원효대사. 설총. 일연 스님을 삼성현이라 하는군요.
첨엔 그 유명한 별 세 개의 회사가 꾸민 문화공원인가 했어요.
무식이 탄로날뻔했음요. ^^

가을이 점점 깊어지네요.
다 저녁에 걸으러 나갔다가 비를 만났어요.
제법 빗방울이 굵었지만...
오랫만에 맞이보는 빗방울의 감촉이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기자님도
멋진 가을 만끽하시길요.~~ ^^

이갑연 2020-10-11 20:47:49
가을나들이 가고싶은데 아무데도 못 가고 울 어머니옆에 있어요~
좋은 풍경과 역사 공부까지 잘 읽었습니다 ~~
한번 가고픈 곳이네요^^
주말밤 포근하게 보내세요^^~

이지희 2020-10-11 20:38:02
역사적인 내용 설명까지!
유익한 기사 재밌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만태 2020-10-11 17:39:49
평소 존경하던 성현들이라서일까요.?
기행문이 홍시처럼 달달해서일까요.?
필기도구없이도 쏙쏙 머리에 들어옵니다.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경산대추처럼
듣고 안 가보면 후회될 것 같네요^^

조이섭 2020-10-11 11:37:21
저도 수년 전에 삼성현에 갔다가 일연 스님에 대한 글을 한 편 건진 적 있습니다. 존경하는 원효스님에 대한 글은 구상만 하다 말았는데, 다시 가 보고 싶군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