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석달] 현장을 지키는 사람-김성호 영남대학교병원장
[코로나19 석달] 현장을 지키는 사람-김성호 영남대학교병원장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0.04.10 09:4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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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구에서는 2월 18일 31번 확진자 발생 후 4월 3일 국내 확진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2월 18일 이후 우리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확진자 검사와 치료를 위해 최일선에 사투를 벌인 의료진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 덕분에 대구 경북에는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대구지역 거점병원 중 영남대학교 병원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진료접수, 문진, 수납 등이 가능한 선별진료소인 드라이브 스루(drive-thru)를 처음으로 도입 운영하였고, 이 방식은 이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 치료 등 최일선에서 의료진과 함께 노력하고 있는 김성호 영남대학교병원장과 함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알아본다.

 

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2002년 중증호흡기증후군인 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중동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 올해 코로나19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유발되는 일반적 감기 중 상당 부분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바이러스성 폐렴이나 2차적인 세균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며, 직접적인 바이러스성 기관지염이나 2차적인 세균성 기관지염도 일으킬 수 있다. 2003년에 발견된 인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를 일으키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로 상부 및 하부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독특한 병인을 가지고 있는데, 인간 코로나바이러스에는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229E (HCoV-229E),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OC43 (HCoV-OC43),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SARS-CoV),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NL63 (HCoV-NL63, 뉴헤븐 코로나바이러스),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HKU1,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MERS-CoV),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2 (SARS-Cov-2)로 7 가지 변종이 있다. 그 중 코로나바이러스 HCoV-229E, -NL63, -OC43 및 -HKU1 등은 사람 사이를 지속적으로 순환하며, 새롭게 변이를 하며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이러스는 지역사회 전파력이 커서 대유행으로 진행되기 용이합니다.

-바이러스성 감염증이 발생했을 때 증상은 대체로 어떠하며, 치료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 발열, 기침, 가래, 호흡곤란, 비정형 폐렴, 식욕부진, 무력감, 구토, 설사, 근육통, 후각소실, 미각소실 등이 나타나고, 면역이 강한 젊은이의 경우 빈도는 낮으나, 면역기관을 교란시키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립된 것은 없으며,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약물이 없어 증상 치료와 지지 치료 등을 하고 있습니다.

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일주일 만에 영남대 병원은 최초로 드라이브스루(drive-thru) 선별진료소를 도입했는데 계기는?

▶ 감염병의 치료 특성상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빠른 시간에 구분하여 격리하고 사회 활동을 제한하고 마스크 쓰기와 손소독을 철저히 하여 감염의 전파를 막으며, 치료를 병행하여야 합니다. 2월 18일 이후 대구에 의심 환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기존 검사로는 하루 수십 명 밖에 검사를 할 수가 없어서 새로운 방식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의 특징과 진단검사 속도는 어떠한지요?

▶ 기존 방식으로는 1회 당 20분 이상 소요되는데, 드라이브 스루 검사로는 2분 이내 검사를 할 수가 있습니다. 대구에는 신천지 교인들이 접촉자가 많아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통해 피검사간의 접촉을 줄이고, 노출을 꺼리는 피검사자의 익명성을 지켜줄 수 있으며, 기존 검사 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검사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였으며, 다른 기관의 드라이브 스루와는 다른 우리만의 독창적인 검사 방법으로 검사자와 피검사간의 접촉을 최소화 하여 이른 아침부터 심야까지 검사를 시행하여 드라이브 스루만으로 지금까지 6000건 이상의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피검사자가 넘칠 때는 기존의 검사 방법과 병행하여 투 트랙으로 검사를 진행하여 총 7000건 이상의 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여 음압병실과 입원병실이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요. 어떤 방법으로 수용 가능했는지요?

▶ 음압병실에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환자 수가 수십 명이 넘어 가면 현실적으로 음압 병실로 감당을 할 수가 없습니다. 환자가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보고 처음부터 증상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제안하였습니다. 무증상자나 경미한 자들은 자가 격리(자가격리자는 의사가 전화로 상담이나 진료)나 격리시설(생활치료센터)로, 증상이 다소 심하면 격리병원이나, 격리병실로 입원을, 증상이 중하면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지역의 중환자실이 넘치면 타시도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을 하여 치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3월 1일 정부에서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하여 환자를 격리 치료하기 시작하였으며, 2월 29일까지 타시도 전원시에는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던 것을 제가 강력히 문제제기를 하여 국립의료원에 전원상황실이 생기고 이를 통해 의료기관 간에 직접 전원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신문이나 TV 등을 통해 알려지는 의료진의 어렵고 힘든 점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요?

▶처음에는 모든 환자를 의료기관에 입원하여 치료하자는 행정당국의 의견과 증상에 맞게 환자를 분류하여 현실에 맞게 맞춤형으로 치료하자는 의료계의 의견이 대립되었고, 의료인의 격리기준과 의료기관의 폐쇄 기준이 비현실적이어서 대부분의 대학병원 응급실이 폐쇄되고, 많은 의료인들이 격리되어 이들 기준을 개선할 때까지 코로나 환자뿐 아니라 비코로나 중증 응급 환자 치료에 매우 힘이 들었으며, 기존의 방역 체계가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할 때를 대비한 체계가 아니어서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또한 일반 환자들은 물론 의료인들까지도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적극 대응에 망설이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3월 19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일방적으로 검사 중단을 지시하여 교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을 때가 힘들었으나, 결국 별 문제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전화위복이 되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계시면서 보람 있었던 순간들도 많았을 텐데요.

▶저희 병원은 국내 3번째 환자가 발생하던 1월 28일 ‘위기대응팀’을 구성하여 선별진료소 운영과 병원 출입문 관리, 교직원 및 방문객 발열관리를 시작하였으며, 교직원 해외 여행 자제를 권고하였고, 핵심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 적용을 복지부에 요청하였으며, 주기적으로 회의를 하면서 대량 환자 발생을 예견하고 단계적으로 격리 병실 운영 방안을 수립하였고, 외래 발열진료실 준비, 확진검사 시행 준비, 음압텐트카트 구입 등을 준비하던 차에 예상대로 2월 18일 대구 최초 확진자(31번 환자)가 발표되었다. 2월 20일부터 병원장실 옆 대회의실에 ‘코로나비상상황실’을 마련하고, 진료지원팀, 행정지원팀, 감염관리팀이 중심이 된 총괄운영팀을 편성하여 모든 진행이 한 자리에서 바로 의사 결정이 되도록 조치하고 제가 상황실장을 맡아 약 50여 일간 새벽부터 심야까지 매일 도시락을 먹으며, 상황실에서 일사분란하게 대응을 해 왔습니다. 처음 전쟁을 시작 할 때 3주 만 참자고, 그 후에는 반드시 줄어들 것이라고 독려하며 매순간 열의에 찬 교직원들과 함께 하였던 것들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영남대학교병원 제공
영남대학교병원 제공

 

-대규모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병원 구성원과 조직의 일치단결된 시스템화가 중요할 텐데요. 영남대학교병원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초 격리 병실 근무 간호사 자원자 모집에 2시간 만에 모집 인원을 초과하여 자원해 주신 간호사 선생님들, 선별진료소 근무 및 격리병실 야간 당직에 흔쾌히 자원해 주신 교수님을 비롯한 고년차 전공의 선생님들, 추운 날씨에도 선별진료에 나선 간호사 및 임상병리사 선생님들, 밀려드는 확진검사에 눈코 뜰 새가 없었던 진단검사의학 과장님과 팀원들, 격리병실 치료팀과 간호팀, 응급센터 의료진, 군수품 조달의 행정팀, 영양 지원의 영양팀, 상황실의 감염관리팀, 자원봉사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들 등 모든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선별검사를 가장 많이 한 의료기관, 격리병실 및 격리 중환자실 모두 운영한 병원, 저희 병원에서 확진을 받은 환자 중 자가 격리 중이던 환자에게 직접 전화진료 및 택배로 약 보내기를 한 병원으로 코로나 환자의 진단 및 치료, 중환자 관리, 자가격리 환자 관리 등에 전방위적으로 대구,경북 시도민 살리기에 적극 대응을 한 의료기관으로 자부심을 느낍니다. 선별검사를 주저하던 취약계층 주민에게 무료선별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4월 3일 경북 경산시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한 내과 의사 고 허영구(59) 원장이 국내에서 의료인으로서 처음 사망했습니다. 의료인들은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병원에서 의료진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를 하고 있습니까?

▶ 매일 수 차례 SNS를 통해 전교직원에게 상황을 공유하였고, 철저한 감염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시설관리도 철저히 하여 국민안심병원을 승인받아 일반환자 및 교직원을 코로나 양성 환자로부터 철저히 분리하여 가장 교직원 확진자가 적었고, 의료인 격리나 의료시설 폐쇄가 적었습니다.

-대구경북민 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을 위해 많은 자발적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사태 종식을 위해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

▶ 올바른 마스크 착용, 철저한 손 위생, 사회적 거리 두기, 건강한 체력 및 면역 유지에 노력 해 주시고, 가족, 이웃, 직장 동료들 간에 격려와 접촉을 최소화한 경제 활동 노력을 하여, 감염 없는 지역을 유지하면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영남대학교병원 제공
영남대학교병원 제공

 

-감염병 등의 치료를 위해서는 필요한 의료장비 구입과 설치에 많은 비용이 들고 전문 의료진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감염 수준에 맞는 맞춤형 방역체계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상황만 보고 준비하면 감염이 없을 때 병원의 운영이 어려울 수 있고 자원의 낭비가 우려 됩니다. 감염 수준에 맞게 국가가 의료기관을 동원하고, 동원 정도에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일반 환자의 진료와 입원이 줄어들어 병원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 손실이 큽니다. 적절한 보상이 되어 줘야 차후에 이런 상황이 재현이 될 때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가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병원에서 계획했던 여러 가지 사업들이 연기되었을 텐데요. 향후 중점 사항은 무엇인지요?

▶ 아직 상황이 종료된 것이 아니므로 예의주시 하면서 다른 질환 치료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대구경북 시도민이 타지역 의료기관에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므로 저희 들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 최신 CT 및 MRI를 도입하였고, 수술실, 분만실, 신생아 중환자실을 새로 단장하고 있습니다. 좀 더 쾌적하고 빠르고 정확한 진료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감염 상황이 종료가 되면 새병원 건립 등도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병원장으로서 각오와 직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은요?

▶ 약 2달 간 일치단결하여 보여주신 헌신적인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우리는 이번 사태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였고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힘내라 YUMC!, 우리는 이긴다!

이겼습니다.

-좌우명이 있다면?

▶ 매사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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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학교 병원 제공

김성호 병원장은

경북 의성 출생.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교수. 2005-2005 :영남대의료원 기획조정실 차장. 2006-2008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부학장. 2009-2009 :영남대학교병원 교육연구부장. 2009-2010 :영남학원 발전특별위원회 의료원 분과위원(제1차). 2011-2013 :영남대의료원 사무국장. 2013-2014 :영남대의료원 기획조정처장. 2017-2018 :영남학원 발전특별위원회 의료원 분과위원(제2차). 2019-현재 :영남대학교병원 병원장. 영남대학교 수석입학 및 천마장학생(6년간 학비 전액면제). 2014-2016 : 대한신경외과학회 미래위원회 위원장. 2015-2016 :대한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 회장. 2016-2018 :대한신경외과학회 수련교육위원회 위원장(상임이사). 2017-2018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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