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석달] 칼럼-우리는 하나였다
[코로나19 석달] 칼럼-우리는 하나였다
  • 권정숙 기자
  • 승인 2020.04.10 09: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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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우한 폐렴’이란 말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남의 나라 일로 치부했다. 한국에 첫 환자가 생겼다는 뉴스를 접하고도 ‘우리도 걸릴 수 있구나’ 정도로 가벼이 여겼다.

방심이 불러온 화였을까.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31번 환자가 생기고부터 사태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는 들불처럼 번지면서 흉흉한 소문과 더불어 위기감이 덮쳐왔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자발적 칩거생활을 하면서도 손끝이 풀린 듯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황상태의 나날이었다.

어쩌면 내남없이 이기적으로 살아가는지 모른다. 나와 내 가족이 먼저고 다음이 혈연, 지연으로 이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었으리라.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우리 민족에겐 위기에 강한 DNA가 마음 저 깊은 곳에 깔려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도움의 손길이 들불보다 빠른 속도로 번져왔다. 의료진의 투철한 사명 의식과 봉사는 눈물겨웠다. 쪽잠을 자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였다. 성금을 아낌없이 내놓는 아름다운 손길이 이어졌다.

마스크 부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공장 일손들도 밤잠을 반납했으리라. 기능성 마스크가 모자란다는 소식에 천 마스크라도 만들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주는 사람, 본인도 부족할 텐데 가진 마스크를 기꺼이 나누는 사람, 수고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온정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사람, 따뜻한 미담이 수없이 이어졌다. 

대구에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 병상과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할 때 다른 도(道)와 시(巿)에서 병상을 제공해주고 전담 의료진도 지원해주었다.

결국 우리는 하나였다. 재난이나 고통 앞에 협심하여 대처하는 우리는 하나임을 절실히 느꼈다. 이제 전 세계가 바이러스와 전쟁 중에 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계가 일일생활권이 된지 오래다. 전염병의 전파 속도 역시 너무 빠르다. 이웃나라 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서 생긴 전염병일지라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방심이 아닌 조심으로 너와 내가 뭉쳐야 산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인류는 하나이기에 공동대처를 해야 한다. 전염병 문제뿐만 아니라 기근이나 난민 문제도 마찬가지다. 인류가 하나라 생각하면 전쟁 없는 평화가 이 땅에 오지 않을까? 올림픽 정신처럼 평화, 친선, 도약이 이 땅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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