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북지장사 가는 길 1
팔공산 북지장사 가는 길 1
  • 김영창 기자
  • 승인 2020.04.09 12: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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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를 걷어차 버리고
청정지역 대구올레 팔공산 1코스 북지장사 가는 길을 걸었다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이런가     김영창 기자
벌써 봄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김영창 기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런가?

중국의 시인 동방규는 누구처럼 오지랖이 넓어서일까? 이역만리 떨어진 불운한 여인, 자기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왕소군을 두고 “이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고 한탄했다.

지금 우리 처지가 왕소군을 흉노족에게로 떠나보낸 동방규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및 모임에 가지 마라, 외출하지 마라, '집콕'해라, 재택근무 확대에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 음압병상,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 팬데믹(Pandemic),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마스크5부제 까지... 온몸이 오싹오싹 해온다. 평생 들어보지 못한 단어들이 신문 구석구석까지 차고 넘친다.

세익스피어는 “아무리 길어도 새지 않는 밤은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 봄은 이미 와 있다. 봄을 찾아 떠나보자. 모든 것을 걷어차고서.

 

대구올래 팔공산 1코스 출발점 삼거리
대구올레 팔공산 1코스 출발점 북지장사 입구 삼거리. 김영창 기자

대구 팔공산 동화사행 버스를 타고 백안삼거리 정류장의 다음 정류장인 북지장사 입구 삼거리 정거장이 대구올레 팔공산 1코스 출발점이다. 이곳에서 북지장사까지는 2.5km, 봄을 감상하면서 올라가자. 벌써 봄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구올레 팔공산 1코스]

거리와 소요시간 : 편도 2.5km, 왕복 5km, 소요시간 1시간 30분∼2시간

경로 : 시인의 길→돌집마당→방짜유기박물관 →소나무숲→바람고개쉼터→북지장사

문의 : 053-985-8030(www.daeguolle.org)

 

시인의 길
시인의 길. 김영창 기자

 

시인의 길

삼거리 다리를 지나 오른쪽 인도 변에 있는데 잘 살펴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특히 이들 시비는 우리나라에 많지 않은 육필시비다.

돌집 마당 채희복(도학동) 사장이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육필시비를 만들 때 돌아가신 시인의 육필을 어떻게 구할까 고민할 때 고맙게도 영남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님들이 어렵게 구해 줬다. 교과서에 많이 등장하는 시 10여 점 이상을 대구교육박물관에 기증했다”고.

윤동주 시인의 ‘봄’, 김춘수 시인의 ‘하늘수박’, 고은 시인의 ‘시인’, 문무학 시인의 ‘그냥’, 박해수 시인의 ‘바다에 누워’, 하종오 시인의 ‘새가 먹고 벌레가 먹고 사람이 먹고’, 백석 시인의 ‘모닥불’, 이동술 시인의 ‘얼음’, 이상국 시인의 ‘기러기 가족’, 이태수 시인의 ‘이슬방울’, 정희성 시인의 ‘하회에서’, 유안진 시인의 ‘휘파람새’, 최영조 시인의 ‘아름다운 사람’, 등을 손질하지 않은 화강암, 자연석 바위에 새겨 놓아 한결 멋스럽다.

팔공산 예술인 회원인 문무학 시인의 ‘그냥’을 옮겨본다. '그냥이란 말과 마냥/ 친해지고 싶다. 나는/ 그냥 그냥 읊조리면/ 속된 것 다 빠져나가/ 얼마나/ 가벼워지느냐/ 그냥 그냥/ 또/ 그냥.'

 

기암기석을 모아 놓은 돌집 마당
기암기석을 모아 놓은 돌집 마당. 김영창 기자

시인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기암기석을 모아 놓은 돌집 마당이다. 채희복 사장이 취미로 수집한 돌들인데 엄청나다. 채 사장은 대구올레 1코스 디자인과 작업에 도움을 많이 준 분이다. 둘러보고 나면 길 건너 방짜유기박물관이 반긴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19 때문에 관람불가이다. 

우람한 모습을 뽐내는 솔숲쉼터
우람한 모습을 뽐내는 거대한 소나무 숲. 김영창 기자

10여분 더 올라가면 거대한 소나무들이 하늘 향해 높이 솟아있는 넓은 솔숲이 나타난다 어마어마하게 넓고 거대한 소나무 숲이다. 돗자리 깔고 누워서 시집이라도 꺼내 읽으면 바로 자연 속의 시인이 되고 팔공산의 신선도 된다. 솔내음 피톤치트는 심신에 활력을 주고 코로나 19를 물리칠 힘을 키워 줄 것이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한 숨 자거나 명상에 잠겨도 좋다.

 

지장교(地藏橋)

넓고 거대한 소나무 숲이 끝나는 곳에 작은 다리가 나타난다. 지장교다. 석가모니불의 열반 후 부처님이 없을 때에 중생을 교화하겠다는 서원(誓願)을 한 지장보살(Ksitigarbha Bodhisattva)을 모신 지장전이 있는 북지장사에서 이름을 가져온 다리다.

지장교를 지나자 바람고개 쉼터가 나타난다. 쉼터 의자에 앉아 ‘지장교를 건넜으니 살아 있는 동안 중생 교화는 벅차고 내가 할 수 있는 세상의 작은 소금은 되어야지’하고 다짐해 본다. 올라가는 길 양편엔 소나무 사이사이로 목련꽃과 진달래가 만개하여 곳곳에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안양교(安養橋)

산골짜기 물소리가 정겹다. 안양교다. 다리를 건너면 마음을 편하게 하고 몸을 쉬게 한다는 안양정토(安養淨土)다. 안양정토에 들어와서 그런지 사바세계(娑婆世界)의 모든 고뇌와 피로가 구름같이 사라지고 새로운 힘이 솟는다. 옷깃과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5~6분 더 오른다.

 

대구 북지장사 지장전     김영창 기자
대구 북지장사 지장전. 김영창 기자

 

북지장사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485년 신라 소지왕 7년 극달화상이 창건했으며 684년 신문왕 4년 양개가 창건한 달성군 가창면의 남지장사와 대비되는 절이다. 1040년 최제안이 쓴 경주 천룡사 중창 관련문서에 따르면 이 절의 밭이 200결(1결은 최상위의 1등밭 2986.6평이고 최하의 6등밭 11946.4평 임)이나 되었다고 하므로 당시 어마어마하게 큰 절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때는 동화사를 말사로 거느렸다고도 한다. 1192년 보조국사 지눌이 중창하였다고 하며 대웅전의 기와로 미루어 조선 중기 이후 몇 차례 중수했음을 알 수 있다.

지장전(보물 제805호), 북지장사 삼층석탑(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6호), 석조 지장보살좌상(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5호), 지장보살 탱화 그밖에 지장사유공인영세불망비와 석재 유물이 남아 있다.(절 앞 안내판에서)

절 입구에 ‘출입금지’ , ‘알립니다. 사찰내 출입을 일체 금지합니다. 많은 협조 바랍니다.’ 두개의 안내판괴 차단선이 설치되어 있다.

 

절 안내판 앞에서
북지장사 입구 안내판 앞에서. 김영창 기자

 

북지장사 올라가는길
성황당. 김영창 기자

 

북지장사 올라가는길 김영창 기자
참꽃으로도 불리는 진달래. 김영창 기자

 

북지장사 올라가는길 김영창 기자
목련. 김영창 기자

 

지장교, 북지장사 올라가는길 사진 김영창 기자
지장교, 김영창 기자

 

안양교, 북지장사 올라가는길 사진 김영창 기자
안양교, 김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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