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의 일탈
‘코로나블루’의 일탈
  • 김차식 기자
  • 승인 2020.03.22 22: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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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활동 위축으로 ‘우울함을 뜻’ 하는 신조어
-‘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의 합성어(코로나우울증)

코로나19 확진자의 수가 오늘은 줄어들었을까? 모든 국민들은 오전에 발표되는 뉴스특보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다소 감소의 추세는 보이나 멈추는 그날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다. 국·내외의 사회 망과 경제까지 마비되고 WHO(세계보건기구)에서 뒤늦은 11일(현지시간) 펜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인 펜데믹을 선언한지도 오래다. 세계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의 공포 속에 확진자수는 증대되고 있다.

국내 첫 확진자는 1월 19일 입국검역에서 분류되었는데 벌써 만 2달이 지났다. 전염병 전파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일상생활의 마비 등 사회활동 위축으로 ‘우울함을 뜻’ 하는 새로운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 단어는 ‘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의 합성어로 ‘코로나블루(코로나우울증)’란 말이다.

'코로나19 종식 328 대구운동'을 펼치고 있다. 초·중등도 초유의 4월 6일로 개학을 연기했다. 빠른 시일 내에 좋아지겠지? 라는 생각을 섣불리 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을 때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 지금 내가 할 일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사람들은 무기력해지고 좌절감을 느끼게 되며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게 된다.

우리 모두는 안정적인 삶이 지속되는 향상성 등이 떨어진 환경이다. 긴장 척도가 높은 상태로 삶이 이어지니 마음이 무겁고, 무기력증과 우울감에 빠진 패닉 상태이다. 매사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

봄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하지만 받아들이지 못한 체념 상태에 들어간 날도 오래다. 이제는 같은 수준의 정신적인 자극이 연속되면서 덤덤하고 무딘 경각심으로 받게 된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지혜롭게 대처해 간다면 코로나블루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밀집 지역을 피하면서 집을 나섰다. 먼저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에 들렀다. 여태껏 체험하지 못했던 5부제에 해당되는 날 간신히 마스크 2장을 구입했다. 코로나블루의 잠시 일탈(逸脫)을 위해 월광수변공원을 찾았다.

오랫만에 밖에 나왔기에 코로나19 감염이 될까? 불안한 마음은 존재하지만 과도한 우울함은 잠시 가라앉은 듯 했다. 산행할 때처럼 조심조심하면서 걷기를 시작했다. 방콕에서 움츠리고 생활해 왔던 것과는 다르게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며 스쳐갔다.

수변공원과 저수지 둘레의 목재 테크 위에 발걸음을 내딛었다. 나의 시선 앞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겨울 내 움츠리며 기다리다가 봄기운을 맞이하여 물가에 고개를 내민 길쭉하게 늘어진 흔한 버들강아지였다. 멀리서는 잿빛으로만 보였던 버들강아지가 가까이 가보니 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버들강아지는 노랑, 검정, 빨강, 흰색 등등으로 쌓여 있었다. 포근한 솜 같고 콩나물 머리처럼 꽃술도 있어 너무 다양했다. 코로나블루로 인한 우리들의 깊은 공포심을 알고 있는지? 봄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포근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연상하게 한다.

저수지의 잔잔한 물결, 푸른 하늘, 지나가는 흰 구름과 포근한 봄바람을 쐬면서 뚝 주변 텃밭을 지나갔다. 텃밭 울타리에 새를 쫓기 위해 만들어 설치했다는 바람개비에 잠시 머뭇했다.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에 의해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넉 없이 바라다보고 있었다. 바람개비는 산책하던 사람들의 발걸음도 멈추게 만들었다. 이 바람개비는 빈 막걸리 통, 빈 사이다 통 등등으로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것 이였다.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가슴을 퍼고, 몸을 추스르면서 귀가했다. 겨우내 추위를 견디며 꽃을 피운 군자란의 우아함! 웃음 띤 오렌지색 꽃 봉우리! 제라늄도 군자란에 질세라 활짝 핀 빨강 색의 꽃도 필자를 반겨 주었다.

마음이 우울하고 두려움의 현실을 잠시 떨쳐 버리는 일탈이었다. ‘코로나블루’가 아닌 ‘코로나블루스’로 아름다운 합창곡이 하루 빨리 펼쳐지길 기대하며 확신한다.

대한민국 파이팅!

남은 시간은 바람개비 제작으로 ‘코로나블루’ 일탈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