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 물을 다시 돌아보다
세계 물의 날, 물을 다시 돌아보다
  • 허봉조 기자
  • 승인 2020.03.20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3월 22일 '세계 물의 날', '물과 기후변화, 우리의 미래' 공식 주제
미래세대 위해 적극적 기후변화 대응으로 물에 대한 위기 극복 취지

봄을 맞이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비는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씻어 내리고, 기온을 조절하며, 토양에 물을 공급함으로써 생태계를 보전하는 자양분이 된다. 비는 정화와 치유의 정신적 작용에도 크게 기여한다. 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다독이고, 오해를 이해로 풀어주는 것도 음악 같은 빗소리 덕분일 것이다.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이날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기본권인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유엔(UN)이 '세계 물의 날'로 지정·선포했으며, 우리나라도 1995년부터 국가차원에서 기념해오고 있다. 올해 유엔의 공식 주제는 'Water Climate Change'이며, 국내 공식 주제는 '물과 기후변화, 우리의 미래'다. 유엔 주제는 '물과 기후변화는 불가분의 관계로 지금 행동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국내 주제는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으로 물에 대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기후변화는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다가왔으며,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오랜 기간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과 그로 인한 오존층의 파괴가 지구온난화를 불러왔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공기의 흐름이 바뀌고, 날씨가 더워지며, 곳에 따라 폭염과 국지성 호우와 가뭄과 사막화가 발생하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등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극심한 물 부족에 고통 받고 있다고 한다. 지구 표면의 약 70%가 물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바닷물이고, 실제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단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강수량은 1,300mm로 세계 평균인 970mm보다 높지만,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약 8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한다. 특히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됨으로써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져 이로 인한 '물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300리터로, 미국 다음으로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수돗물은 강이나 댐에 있는 물을 취수하고, 응집하며, 침전과 여과를 거쳐, 소독 및 정수처리 후 가정으로 공급하기까지 많은 단계의 물리·화학적 공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화학 약품과 전기 사용 등으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그렇게 공급된 물이 먹는 물과 생활용수 등으로 사용되고, 다시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된다.

기후변화와 가뭄 등으로 인한 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산업용수, 농업용수, 생활용수 등 절약 방법은 분야별로 다르다. 그중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지혜로는 양치나 세수할 때, 머리 감을 때, 설거지하거나 과일 씻을 때 물을 받아서 쓰는 것이다. 화단에 물 줄 때 허드렛물 사용과 옷을 모아 한꺼번에 세탁하기, 샤워 시간 줄이기도 중요하다. 샤워 시간을 5분만 줄여도, 이산화탄소를 1인당 연간 6.6Kg(30년생 소나무 한 그루가 흡수하는 양)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하루 평균 2리터의 물을 마실 때, 생수가 아닌 수돗물을 마시면 연간 어린 소나무 64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생활 전반에 걸쳐 물 절약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외국에 나가보면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해외여행 중 물을 마음껏 마시고,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크게 불편한 일이다. 물은 공기나 햇빛처럼 너무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 또한 이들 자연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다. '우리나라만큼 물 인심이 좋은 곳이 없다'는 말은, 우리가 물을 너무 쉽고 풍족하게 사용한다는 뜻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정부에서는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 절약을 생활화하기 위해, 단 며칠이라도 물이 없으면 어떻게 될지 체험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대중매체를 통한 홍보와 캠페인, 참여와 실천도 계속 되어야할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난은 지진이나 쓰나미처럼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물의 날, 소중한 물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도원저수지(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수면 위에서 음악분수(5~10월 가동)가 춤을 추고 있다. 허봉조 기자
도원저수지(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수면 위에서 음악분수(5~10월 가동)가 춤을 추고 있다. 허봉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