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학교 리아슈람을 찾아서.. 기묘한 자세로 몸과 마음을 수련
요가학교 리아슈람을 찾아서.. 기묘한 자세로 몸과 마음을 수련
  • 강지윤 기자
  • 승인 2020.03.17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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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을 치료하며 내려놓는 마음까지
기구를 이용해 근육을 키워주는 요가
로프에 거꾸로 매달려 손발을 합장한 모습이 신기하게 보인다.   강지윤 기자

 

앞마당의 매화꽃이 처음 핀 날 부산의 북쪽 화명 신도시를 찾았다. 멀리 중심상가에 '요가학교 리아슈람'. 독특한 서체에 낯선 이름이다.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자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나뭇결이 살아 있는 흰 벽면에 설치된 기구들. 로프, 사다리, 의자, 블록, 스트랩... 회원들은 때로 도마뱀이 되어 벽면에 찰싹 들러붙거나 로프에 거꾸로 매달려 손발을 합장한 채 세상 편한 표정이다. 머리는 바닥에 다리는 손잡이 달린 의자 바깥으로 빼어낸 기묘한 자세인데 목과 가슴을 활짝 열고 있다. 은은한 싱잉볼의 여운과 함께 한 시간 반의 수련이 끝났다. 환하고 편안한 얼굴로 일어서는 회원 몇 분과 얘기를 나눠 봤다.

A(67세): 저는 2년반 전에 골다공증이 심해져서 요가가 도움이 된다기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수소문 끝에 메디힐을 알게 됐죠.이제 골다공증 수치가 정상으로 나옵니다. 허리도 편해지고 머리도 맑아졌습니다.

B(62세): 3년 정도 일반 요가를 하다 너무 힘이 들든 차에 '메디힐'을 알게 됐습니다. 자세도 바르게 되고 아침이면 '태양경배'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려놓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C(50세): 피부 관리실을 하다 보니 어깨, 허리, 목, 팔등 안 아픈 곳이 없었어요. 수련을 하면서 아픈 곳이 풀어지고 특히 하체근력이 붙으면서 허리도 좋아졌어요.

D(60세): 골반이 많이 틀어져서 몸에 무리가 오더군요. 40대에 요가를 잠깐 했었던 기억이 나 메디힐을 하면서 골반 교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열정적으로 수련지도를 해 주신 이행지(63)원장님은 49세 늦은 나이에 요가를 시작했다. 심한 허리협착증에 건강을 해쳐 큰 수술을 받고 요가를 통해 치유를 경험하며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아슈람은 학교, 쉼터, 수행처라는 뜻. 메디힐은 medical+healing의 합성어로 기구를 이용해 몸의 정렬을 돕고 근육을 키워 주는 요가이다. 육십이 넘어 요가를 시작하는 게 가능할까? 요가 지도자는 젊고 기운차야 하지 않을까? "제가 나이 들어가면서 병을 얻었고 요가를 통해 치유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몸이 불편해서 옵니다. 오히려 회원들의 몸이 잘 보이고 공감하게 되지요."

수강생 대부분과 지도자가 60대인 요가수업.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그들의 나이. 선입견을 버리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이고 먼저 가는 사람이 길을 만든다. 지금이 그런 때다.

 

기묘한 자세에도 수강생들의 표정은 평화롭게 보인다.  강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