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공원’, 봄옷으로 갈아입는 중
‘송해공원’, 봄옷으로 갈아입는 중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0.03.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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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먹은 물빛, ‘옥연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바람으로 씻어내다
-타인과 적당한 ‘거리 두기’로 외출하는 사람들
대구광역시 달성군 송해공원 입구. 노정희 기자

3월 16일 오후, 달성군 옥포읍의 송해공원에는 봄나들이 온 차량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전처럼 붐비지는 않았으나 한산한 도심과는 달리 사람들의 발걸음이 활기차다.

현역 코미디언이자 방송인의 이름을 따서 붙인 공원은 이러쿵저러쿵 뒷말도 있었으나 이제는 완연하게 ‘송해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반세기 동안 식수와 농수만을 공급하던 저수지가 대구시민과 달성군민들이 찾아오는 힐링 공원으로 태어난 것이다.

송해 씨의 고향은 황해도이다. 한국전쟁 때 월남하여 옥포면 기세리 출신의 故 석옥이 여사와 결혼한 인연으로 2011년 달성군 명예 군민이 되었다. 그는 방송인으로 성공하기까지의 역경과 고난을 굴하지 않았다. 아마 그의 정신을 기리는 뜻도 공원 이름에 포함되지 않았을까 싶다.

현역 코미디언이자 방송인의 이름을 따서 붙인 송해공원 주변의 물레방아. 노정희 기자
봄빛의 옥연지 버드나무. 노정희 기자
옥연지 중앙의 분수대에서 솟는 물줄기가 힘차다. 노정희 기자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룬 공원 둘레길에는 친구, 가족 단위의 상춘객들이 모여들었다. 걸으며, 사진 찍으며, 담소를 나눈다. 마스크만 하지 않았다면 예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휴게소에서 컵라면, 커피를 마시는 모습도 평화롭다.

옥연지 중앙의 분수대에서 힘찬 물줄기가 솟아오른다. 산비탈의 생강나무꽃은 상그럽고, 양지 녘의 산수유꽃도 노란 물결을 이룬다. 물속에 잠긴 버드나무도 제 모습을 물에 비춘다. 풍차는 돌아가고, 산 응달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도 훈훈한 봄 내음이 들어 있다.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룬 공원 둘레길. 노정희 기자
옥연지를 중심으로 조성한 둘레길 데크. 노정희 기자
옥연지 주변 산책로. 친구, 가족 단위의 상춘객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노정희 기자

대구시 달서구의 이모(34) 씨는 “집안에만 있으니 갑갑하여 비타민D를 쬐려고 나왔다”면서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타인과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지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금보다 나중에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싶다. 임시휴업과 문 닫는 영세업자들, 취직해야 하는 청년들이 경제 타격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 함부로 나다니는 건 피해야 하지만, 적절한 소비와 외출은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산 응달길을 벗어나면 도로 쪽의 테크로 이어진다. 햇살 내리쬐는 길옆에는 개나리가 꽃망울 터트리고, 화살나무 새순도 뾰족하게 고개 든다. 완연한 봄을 향한 자연의 행진곡이다. 옥연지의 물빛 또한 봄빛이다.

옥연지 둘레길에서 바라본 풍차. 노정희 기자
산수유꽃이 있어 둘레길이 더 아름답다. 노정희 기자
봄 햇살 속 물수증기. 노정희 기자
송해공원 산책로에서 만난 고양이. 노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