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기와 맛을 품은 쑥
봄의 향기와 맛을 품은 쑥
  • 강문일 기자
  • 승인 2020.03.16 0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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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향기와 맛을 품은 - 쑥
들에 난 " 쑥 " 입니다. - 강문일기자 촬영
들에 난 " 쑥 " 입니다. - 강문일기자 촬영

 

쑥은 봄 향기를 불러온다. 좋은 쑥을 한 움큼 따와 흐르는 물에 혱궈낸 뒤 물기를 탈탈 털어 찹쌀가루나 멥쌀가루에 설렁설렁 버무려 재빠르게 찜기에 얹어 내면 온 집안이 향기로운 봄 냄새로 가득 찬다. 뜨끈한 쑥설기에 된장 휘휘 풀어 살짝 끓인 쑥 된장국도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 갓 지은 밥 한 공기말아서 봄동 겉절이와 함께 입에 놓으면 봄은 이런 맛이 아닐까 싶다.

쑥은 신체의 오염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피를 맑게 하고 부족한 피를 보충해주며 혈액순환을 도와 몸속의 냉기를 몰아내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탁월하다.

(1)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

우리 속담에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쑥의 효능을 한 문장으로 설명 해준다. 오래전부터 주위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어 애용하던 건강식재료가 바로 쑥이다. 단군신화에 등장할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쑥은 봄나물을 대표한다.  또한 약성이 풍부해 '애엽'이라 불리며 식용과 약용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어린 쑥은 나물로 식용하고, 왕성하고 자란 쑥은 약으로 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즐기가 가늘고 잎이 약간 흰빛이 나는 쑥이 약효가 뛰어난다고 전해진다. 쑥은 성질이 따뜻해서 부인과 질환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손발이나 아랫배가 차고 생리통과 생리불순이 있거나 결혼 후 임신이 되지 않을 때 쑥을 달이거나 고아서 먹으면 효험을 거둔다고 한다.

(2) 추위를 녹이고 내 몸을 정화 시키는 쑥

급변하는 환경 오염으로 답답한 요즘 미세먼지와 황사로 이미 마스크가 생활화된 우리에게 필요한 식재료가 쑥이다. 쑥은 신체의 오염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피를 맑게 하고 부족한 피를 보충해 주며 혈액순환을 도와 몸속의 냉기를 몰아내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쑥을 오래 먹으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구나 면역력 약화가 먄병의 근원이기에 쑥은 면역 기능을 높이고 살균효과가 있어 혈액 속 백혈구를 튼튼하게 해준다. 쑥의 독특한 향기인 치네올이라는 성분은 대장균, 디프테리아균을 죽이거나 발육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을 뿐 아니라 소화액의 분비를 왕성하게 해서 소화를 돕는다. 강력한 해독 작용으로 미세먼지와 독으로 가득 찬 몸을 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3) 쑥으로 만드는 반찬

쑥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은  다양하다. 쑥 요리를 할 때 기억해야 할 건 바로 향을 음미하는 방법이다. 쑥은 향이 진해서 나물 반찬으로 먹기보다는 국으로 끓이거나 쌀과 함께 빻아 쑥버무리나 쑥떡으로 만들어 먹는다. 집에서 손쉽게 해 먹을수 있는 쑥 요리는 역시 '쑥국'이다.

멸치다시마 국물에 된장을 풀어 쑥과 함께 끓여 내면 쑥 향에 된장 맛과 바다 내음까지 어우러져 별미로 손색이 없다. 너무 오래 끓이면 향긋함이 사라지니까 쑥은 마지막에 넣고 살짝만 끓이는 것이 좋다. 쑥떡도 많이 해 먹는데 쑥은 맵쌀의 산성을 중화해줄 뿐 아니라 색과 향으로 식용을 돋우어 준다.

쑥버무리는 설탕과 소금으로 간한 쌀가루에 쑥을 버무려서, 찜기 위에 면보를 깔고 그 위에 안쳐 그대로 짜주면 된다. 이때 불 조절이 중요하다. 처음 5분은 샌 불, 이후 5분은 중불로 찐 뒤 5분간 뜸을 들이면 완성이다.

춘곤증에 좋은 봄나물을 조리 할 때에는 맛과 향을 살리는게 포인트이다. 자극적인 양념은 사용하지 않고 먹기 직전에 무쳐야 좋다.

(4) 쑥의 향을 살리는 손질법

쑥을 손질할 때는 먼저 뿌리 부분을 잘라내고 다 자란 큰 잎을 골라낸 후 깨끗이 다듬는다. 그리고 물에 씻어 물기를 뺀다. 이때 아린 맛을 없애려면 물에 하루 정도 담가 두는 것이 좋다. 맛있는 쑥 요리를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봄에 나는 애쑥을 넉넉히 사서 살짝 데친 뒤 꼭 짜서 한 번 먹을 만큼씩 담아 냉동실에 넣어 두면 된다. 도시에서 자란 쑥은 중금속에 오염되어서 씻거나 끓여도 오염물질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쑥을 먹으면 사람도 중금속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도시에서 자란 쑥은 채취해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 등을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호르몬계의 이상으로 간 손상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산이나 들의 청정지역에서도 쑥을 캐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허가받지 않고 산나물을 채취하는 행위는 불법이기 때문에 함부로 캐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