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
지금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
  • 정재용 (엘레오스) 기자
  • 승인 2020.03.12 13:20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례정당 창당의 빌미는 어디서 시작됐는가?
비난은 잠시?

자유한국당(지금의 미래통합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국회 본회의를 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공직선거법과 검찰개혁안 단일안 일괄 처리에 나선 때는 지난 해 12월 23일이다. 석 달도 채 안 됐다. 자유한국당은 “반민주 악법”이라고 반발하며 밤새 선거법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했으나 회기를 바꾸어 26일 강행 처리하는 데는 어쩔 수 없었다.

자유한국당은 예고한 대로 “꼼수에는 묘수로, 졸속 날치기에는 정정당당과 준법으로 맞서겠다” 며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지금의 미래한국당)’을 추진했고 지난 1월 8일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 공고문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설마 창당까지 하겠나’ 생각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막상 창당이 가시화 되자 “민주주의의 우롱”, “쓰레기 정당”, “꼼수 정당” 등 온갖 악담을 퍼붓다 못해, 2월 13일에는 "비례용 위성 정당으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인위적으로 왜곡하여 창당한 정당"으로 검찰고발까지 했다.

그러던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의 위치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자신들도 비례 정당 창당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여러 의병들이 만드는 것을 내가 말릴 수 없지 않느냐”, “정당 창당은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핑계 댔다.

3월 8일 국회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이제 우리가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라고 하고,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이자 이번 총선의 종로구 후보 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인 이낙연 씨는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12일 오전 6시부터 3월 13일 오전 6시까지 전 권리당원에 비례연합정당(범진보 진영)에 참여 여부를 묻는 투표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그들은 “미래한국당의 꼼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참여가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까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통하여 군불을 때 온 만큼 투표는 명분 쌓기 용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비례연합정당 창당 참여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은 뻔하다.

입만 뻥끗하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들먹이고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던 이들의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과 뻔뻔스러움은 어디까지인지? 과연 역사의식은 있기나 하며 있다면 몇 년인지 못내 궁금하다.

만약 국민들이 이낙연 선대위원장의 말대로 '잠시 비난'하는데 그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4년은 물론이고 이해찬 대표가 2017년 7월 29일 기자들 앞에서 공언한 '20년 집권'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지금은 '꼼수'의 발단이 어디인지, 어느 쪽이 국민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대하는지 정신 바짝 차려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