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슬링-행복한 가정] 서방 복 없는 여자는 아들복도 없다 하더니.....
[카운슬링-행복한 가정] 서방 복 없는 여자는 아들복도 없다 하더니.....
  • 시니어每日
  • 승인 2020.03.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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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2남 3녀를 길렀는데 제가 세 번째 딸입니다. 셋째 딸은 묻지도 않고 데려간다 라는 말이 있는데 내게는 해당되지 않는가 봅니다.

자랄 때 복은 개복이라 하는 말도 생각납니다. 이제 내 나이 67세인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자랄 때는 어려운 줄 모르고 다복했다고 생각됩니다. 언니 오빠들은, 나를 우리 막내 우리 막내 하며 많이 사랑해 주었습니다. 큰 부자는 아니라도 그런대로 잘 살았습니다.

대학시절 학보사에 일한 경험으로 졸업 후 내가 다닌 대학교 행정직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골라 골라 선을 보고 결혼을 하였는데,  남편은 여기저기 직장에 다녔지만 참을성이 없어 오래 견뎌내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확실한 직업이 없었고 아기를 낳은 후 돌도 채 지나지 않아서 남편이 가출하여 떨어져 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집을 나간 남편은 다른 여자와 살림을 하며 이혼을 요구했지만 이혼은 내가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이는 차마 줄 수가 없어 내가 직장생활을 하니 고생이 되어도 내가 기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혼은 퇴직 후에 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아이가 떨어져 있어도 아버지가 있는 것이 좋을 듯했고 양육비 한 푼 못주는 처지에 내 직장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죽은 남편보다는 살아있는 것이 아이한테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내 인생에 긴 고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아기를 고생 고생하며 잘 길러보려고 애썼고, 아이가 다 크면 그래도 좀 아버지란 존재가 그늘이 되어주겠지 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동안 여자 혼자 아이를 기른다는 것이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중등학교 때는 성적이 우수했다고 기억합니다. 고등학교를 마치면 유학이라도 보내 견문도 넓히고 바깥 세상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면 자기가 살아가는 데 좀 났겠지 하는 마음으로 호주에 7년을 유학을 보냈습니다.

영어 하나는 완벽하게 하겠지 라고 기대도 했었습니다만 학교에서 장학금 한 푼도 못 받고 허송세월을 보냈는지 결실은 빈약했습니다. 기대 밖이었습니다. 난 밥 먹는 것도 아껴가며 급여를 다 보냈지만 아들도 자기 나름대로는 풍족하기야 했겠습니까만 하지만 늘 학업문제나 돈 문제로 나를 괴롭혔습니다.

서방(남편) 복이 없으면 자식 복도 없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는 것을 새삼 느끼는 중입니다. 조금씩 모은 돈은 아들 유학에 다 들어가고  1억 정도의 빚을 지고 있는 중입니다. 유학을 다녀와도 결혼도 못하고 변변한 직장도 없이 완전 반거치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일반 마트에서 일을 하다 말다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이것이었나? 생각하면 허무하고 울분이 터집니다. 빚진 1억을 갚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지만 빚은 줄지 않고 근심만 늘어갑니다. 아들 어릴 때 내가 정년퇴직을 한 후 이혼해 준다고 했더니 그 말을 잊지 않고 있다가 퇴직 후 이혼해 달라고 남편이 말해서 이혼도 했습니다. 아들 아버지였지만 남보다도 못했습니다.   
나는  연금은 받지만 연금으로 빚을 갚으려고 하니 너무 힘들고 하여 요양보호사 자격을 따서 요양병원에서 밤낮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너무 복 없는 여자라 남편 사랑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평생을 직장생활 하다가 어디 여행 한 번 못 가고 아들에게 발목이 이렇게 잡혀 있구나 생각하면 눈물밖에 안납니다. 옳은 직장도 없는 아들의 앞날이 큰 산처럼 느껴집니다. 

 

 조언드립니다:
 나 자신보다 아들 앞날을 걱정되는 것이 여느 부모와 다를 게 있겠습니까? 그래도 좀 잘 기르겠다고 유학도 보내고 그 뒷바라지를 다 했을 것인데, 어떻게 무엇을 더 해주시겠습니까?

누구의 잘못이든지 아버지와 오순도순 못 산 것은 미안한 생각도 드시겠지만 그 외 아들은 누릴 건 다 누리고 살았습니다. 나이가 들어 이제 잘 하든 못하든 자기 힘으로 살아가야지 어머니는 67세면 노인입니다. 그런 어머니한테 기댈 것이 아니라 자기 노력으로 죽을 먹든 밥을 먹든 해결해야 하고 자기 힘으로 결혼도 하도록 해야 합니다.

빚까지 져가면서 뒷바라지를 게속한다는 건 자식을 망치는 일입니다. 물론 취직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혼자서 해결하도록 해야 합니다. 유학 가서 혼자 있는 생활에 적응도 했을 것이고, 군대생활도 했는데 충분히 혼자 해나갈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걱정하는 것하고는 다릅니다.

이제 40세가 다 되어가는 아들이라면 어머니를 봉양할 나이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오히려 홀로서기를 방해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랑이 깊은 것도 좋지만 잘못되거나 지나치면 독이 되는 것 또한 사랑입니다.

어머니를 자꾸 나무라고 싶어집니다. 왜 일찍 어머니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셨는지, 안쓰럽다는 마음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모자란 부분을 자꾸 채워주며 오냐오냐 하니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이제라도 그냥 홀로서기하게 내버려 두시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입니다. 
빚은 어머니가 쓴 것이니 갚아야 하고요. 아들은 데리고 있지 마시고 내보내십시오. 다 큰 아들을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아요? 
말은 이렇게 해도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그래도 아들을 위해 단행해야 할 것입니다. 나 같으면 말입니다. 모진 마음으로 죽었다 생각하고 멀리 숨어버리겠습니다. 내가 평생을 돌볼 수가 없으니 내가 죽으면 자식은 따라죽지 못하고 혼자 살아야 합니다. 아이들을 기를 때 보면 못마땅하면 소리지르며 울다가도 힐끗 차다보고 또 웁니다. 누가 나를 좀 도와주지 않나? 하고요. 가만히 두면 울어가지고는 안 되겠다 싶으면 울음을 똑 그칩니다. 다 주위의 반응을 보며 우는 것입니다.  그것처럼 아직 유아기에 머물고 있는 듯한 아들을 위해 아파도 모진 마음을 가져 보시면 어떨까요. 어머니가 오죽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 저의 짧은 의견을 드립니다. 

 유가형(시인·대구생명의전화 지도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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