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호프만의 '졸업'
더스틴 호프만의 '졸업'
  • 김병두 기자
  • 승인 2020.03.06 13: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60년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미국 젊은이들의 방황과 사랑을 그린 영화 ‘졸업'

1963년 미국의 소설가 챨스 웹의 동명 원작 소설을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1967년 신인 배우인 더스틴 호프만과 캐서린 로스를 주인공으로 선발하여 그해 최고의 흥행실적을 올린 영화로 만들었다. 1968년 제40회 아카데미 감독상과 제25회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하였으며 더스틴 호프만과 캐서린 로스는 골든 글로브 남녀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영화 주제가인 사이먼과 가펑클의 스카보로의 추억",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미세스 로빈슨" 등 주옥같은 영화 주제가도 큰 인기를 얻었으며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영화음악이다.

디지털 복원된 영화 '졸업'의 포스터  김병두 기자
디지털 복원된 영화 '졸업'의 포스터. 김병두 기자

영화는 미국의 최고 명문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벤자민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졸업 축하 파티에 초대된 어머니의 친구인 로빈슨 부인을 만나고 집에 데려다 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운전을 하고 그녀의 집에서 로빈슨 부인의 집요하고 치명적인 유혹에 빠져든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고민하는 벤자민은 금지된 사랑인줄 알면서도 로빈슨 부인과의 위태로운 만남을 지속하면서 정사를 나눈다. 하지만 방학을 맞아 고향에 온 로빈슨 부인의 딸 일레인을 만나 순수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벤자민 부모와 일레인의 아버지는 둘이 사귀도록 찬성하자 둘의 만남을 반대하는 로빈슨 부인은 벤자민에게 강간당했다고 말해버린다. 어머니와의 불륜을 알게된 일레인이 떠나가고 사랑을 쟁취하기위한 벤자민의 저돌적인 구애가 시작된다. 일레인을 찾아 헤매다가 의대생 청년과 결혼하는것을 알게된 벤자민은 결혼식장인 교회로 달려가 엘레인을 데리고 도망나와 달려오는 버스를 타고 떠나고 주제가 “The Sound of Silence”가 흘러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디지털 복원된 영화 '졸업'의 포스터    김병두 기자
디지털 복원된 영화 '졸업'의 포스터. 김병두 기자

특히, 벤자민이 예식장인 교회의 출입문을 십자가로 빗장을 걸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일레인과 손을 잡고 달려가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명장면으로 기억되었으며 그후 많은 광고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영화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로 데뷔하여 두번째 작품인 졸업'으로 제40회 아카데미 감독상과 제25회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하였으며 2014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졸업'으로 데뷔한 더스틴 호프만은 1937년생으로 미남 미녀만이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당시 미국 영화계에서 167센티미터 작은 키에 잘생기지 못한 외모로도 주연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후 많은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여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레인맨"으로 제52회· 제61회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 수상,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 3회 수상 등 많은 영화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주며 할리우드의 대스타가 되었다.

벤자민을 유혹하는 로비슨 부인 역을 농염하게 연기한 앤 밴크로프트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할리우드의 성격파 배우로 1962년 영화 미라클 워크"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으며 많은 연극과 영화에서 활동하다가 2005년 6월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영화는 당시 월남전으로 미국 사회가 반전의 분위기로 혼란하던 시대에 미래가 불안한 주인공의 방황을 통해 청춘의 자화상을 그린 영화지만 기성세대의 물질만능주의적인 가치관을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어머니의 친구와 정사를 그려 미국에서도 상영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소재로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불륜 등 영화 내용의 문제로 수입이 보류되었다가 1971년 일부 내용이 편집되어 단성사에서 개봉하여 흥행에 성공하였다. 그후 1988년 명보극장에서 재개봉하여 많은 관객 동원을 하였다.

디지털 복원된 영화 '졸업'의 스틸컷
디지털 복원된 영화 '졸업'의 스틸컷

영화속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대사는 불확실한 미래와 다가올 사랑에 대해 고뇌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는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제의 청춘이었으나 오늘날 기성세대가 된 우리들에게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극장에서 보았던 추억으로 남아있는 영화 졸업이 제작 50주년 기념으로 2016년 4K 디지털로 복원되었다. 2020년 2월 전국 극장에 동시 개봉되었으니 젊은 시절의 추억과 감동을 영화관에서 다시 한번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