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코로나 19와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
(50) 코로나 19와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
  • 조신호 기자
  • 승인 2020.03.02 09: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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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속히 '코로나 바이러스19' 전쟁이 종식되기를 기대한다.
질병관리본부 통계
질병관리본부 통계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 즉 '불변의 정신(不變)으로, 수 만 가지 변화(萬變)에 대응한다.' 라는 이 말은 불교의 화두에서 전해진 것이라고 한다.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이 1945년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환국하기 전날 밤에,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미래에 대한 신념으로 이 문장을 유묵으로 남긴 것이고, 베트남의 독립 영웅 호찌민(胡志明, 1890~1969)이 이 말을 늘 강조한 바 있어서, 베트남 정신의 뿌리라고도 한다. 변하지 않는 정신으로 수 만 가지 변화에 대응하는 이 정신은 예측할 수 없는 세계정세 속에서 민족의 자주독립과 번영을 위해 노심초사했던 두 지도자의 행동철학이었다.

‘이불변 응만변’을 직접 말로 표현하지 않았으나, 평생 온 몸으로 실천한 분이 충무공 이순신이었다. 스무살까지 문과를 준비하며 유학을 공부했던 이순신은 탁월한 문무겸전(文武兼全)의 장수였다. 젊은 시절부터 인의(仁義) 실천으로 군자의 경지에 이르렀던 이순신은 7년간의 임진전쟁 중에도 한결같았다. ‘이불변 응만변’으로 살았던 인간 이순신은 그 당시 사대부들의 혼탁한 부귀영화가 아니라, 오로지 우국충정으로 처참한 백성들을 보살피며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해냈던 불굴의 혼이었다.

이는 이충무공의 시조 ‘한산도가’에서 잘 반영되어 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치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잠들지 못하는 전쟁의 밤, 수군통제사가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을 내려놓지 못하고 깊은 시름에 잠긴다. 그때 어디서 들려오는 풀피리 소리가 애간장을 녹인다는 순간이다. ‘ 우주 에너지가 달빛을 타고 시름에 잠긴 장수의 온 몸에 스며드는 한산도의 밤이다. 이 시조는 ‘달빛에 스며드는 우주 에너지를 가슴에 깊이 충전’하는 외로운 장수의 '이불변 응만변' 심경의 노래이다. 변치 않는 구국(救國)의 혼을 시각과 청각의 정서로 조선 반도 널리 전파하는 뼈저린 송신(送信) 이었다. 4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가슴을 뜨겁게 울려주는 우국충정이다.

요즈음 대구, 경북지역에는 ‘코로나 19(COVID-19)’와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루며 아픔과 혼란이 거듭하고 있다.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3월 1일 16:00시 통계로 확진자가 3,736명으로 늘어났고, 18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길거리, 시내버스, 지하철, 모두 텅비어 한산하다. 어제 오후에 하양 5일장에 갔더니 그곳도 마찬가지였다. 늘 북새통을 이루던 조산천 주변 도로의 상인꾼들이 보이지 않았고 장보러 오는 사람들도 극소수였다. 시청 ‘일자리경제과’에서 걸어놓은 “하양공설시장 5일장 임시 휴장” 이라는 현수막이 대신하고 있었다. 다시 대형 마트에 가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5일 이념에 편향된 한 작자(作者)가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고 중앙정부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라는 해괴한 말을 하자, 언론들이 이를 확대 재생산했다. 그러자 온라인에 대구 경북을 비난하는 수준 이하의 부끄러운 댓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한심한 대한민국의 일면이다. 이에 대하여 대구시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게 나쁜 정치 바이러스” 라고 대응했고, 경북지사는 “논쟁할 시간 없다.” 라고 일축했다. “힘내라, 대구 경북!”으로 응원하며 달려와서 자원 봉사하는 의료진과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 주는 많은 선한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는가? 지금이야말로 '이불변 응만변' 정신으로 모두가 하나 되어 국난 극복에 전념해야 할 때이다. 이런 상황에 분열을 일삼는 자들은 벌레보다 못한 쓰레기임을 자각하고 신중해야 국민의 도리를 할 수 있다.

불철주야 고군분투하는 공무원, 의사, 간호사까지 감염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관련 물품이 필요하고 더 많은 병상도 필요하다. 치료약이 없는 이런 와중에도 회복되어 퇴원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소식도 들려온다. 3월1일 기준으로 전 세계 63개국 8만명 이상에게 감염된 <코로나19>, 이 재난을 ‘이불변 응만변’ 정신으로 하루 속히 바이러스 전쟁이 종식되어 평화롭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