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우리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 현태덕 기자
  • 승인 2020.03.02 14:1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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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자로 성명을 표기할 경우에도 성과 이름의 순서로 표기하여야

세계는 서로 가까워지고 서로 영향을 끼친다, 세계화로 교통과 통신은 더욱 발전되고, 무역 수입이 늘어나며,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을 얻어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전파되는 한류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였다. 방탄소년단의 활동이나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영화상을 수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류가 세계인의 공감을 받는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로 설명된다. 이에 한국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영화상에서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 등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우리의 세계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촉구한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제4항에 “인명은 성과 이름의 순서로 띄어 쓴다”고 명시되어 있다. 로마자 표기란 국어의 표준발음을 로마자로 표기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글로 적으나 로마자로 적으나 발음은 동일한 것이 이상적이다.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정부의 각종 공문서와 홍보물, 각급 학교의 영어 교과서, 국내에서 발행되는 영어신문에는 한국 사람의 성명을 로마자로 표기할 경우에 성, 이름의 순서로 표기하고 있다. 특히 2012년의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운동복에도 성을 먼저 쓰고 이름을 그 다음에 적는 방식으로 성명을 로마자로 표기하였다. 그리고 2013년 3월에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무원들의 명함, 명패, 정부 각 부처의 누리집(홈페이지)의 영문판 등에서 성명을 로마자로 표기할 경우에 성, 이름 순서로 표기하도록 권장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우리의 성명을 로마자로 표기하는 것에 대하여 아직도 이견이 있어서 무척 안타깝다. 성명 표기에 대한 기준이 분명하지 않은 시기에 외국에 유학한 사람들의 영향으로, 자신의 성명을 서양식으로 이름과 성의 순서로 표기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자신의 성명이 한글로 표기할 경우와 로마자로 표기할 경우에 다르게 발음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한다. 흔히 “성명을 로마자로 표기”하는 것을 “성명을 영문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은 애교로 넘길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성명을 자신도 모르게 잘못 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 사람들은 한국인의 성명을 로마자로 표기하면 서양식으로 표기해야 옳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것을 서양인 중심의 관점으로 생각한 견해이다. 그렇다면 서양인의 성명도 한글에서는 한국식으로 표기해야 된다. 그런데 실제로 한글로 쓴 글에서 서양인들의 성명을 한국식으로 성을 먼저 쓰고, 이름을 그 다음에 쓴 것을 찾아볼 수가 없다. 서양인의 성명은 영문이나 한글에서 똑같이 이름, 성의 순서로 표기한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성명은 한글로 표기할 경우에는 성, 이름의 순서로, 로마자로 표기할 경우에는 이름, 성의 순서로 다르게 쓴다는 것은 일관성이 없으며 상호주의에 어긋난다.

세계화 또는 국제화란 자국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며 국제적인 규범을 따르는 것이다. 국제화란 호혜의 원칙에 따라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국제적인 표준으로 의사소통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것을 버리고 서양의 문화나 양식을 따르는 것이 국제화가 아니고 세계화는 더더욱 아니다.

이제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은 우리의 성명 표기 방식쯤은 알고 있다. 한국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우리의 성명 표기 방식이 그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자. 우리의 의식을 서양인 중심으로 바꾸려 하지 말고, 그들이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도록 도와주자. 우리의 관습과 전통을 있는 그대로 자랑스럽게 여기며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개하여야 한다. 그것이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주체성을 확립하는 핵심이다.

 

봉준호 감독 소개화면
봉준호 감독 소개화면
유엔의 누리집에 소개된 반기문 사무총장의 성명 표기
유엔의 누리집에 소개된 반기문 사무총장의 성명 표기

 

한국 사람들이 세계에 많이 알려지면서 한국인의 성명도 성과 이름의 순서로 표기되어 소개되고 있다. 한국인으로 세계적 인물이 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재직시에 자신의 성명을 성, 이름의 순서로 표기하였다. 유엔 공식 누리집의 사무총장 소개란에 ‘Ban Ki-moon’으로 표기하였었다. 이번에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할 당시에 시상자는 ‘Bong Joonho’로 호명하였지 ‘Joonho Bong’으로 호명하지 않았다. 지금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도 그 명칭을 우리말에서 소리나는 그대로 ‘Bangtan Sonyeondan’으로 표기하고 있다. 자신의 성명을 서양인의 기준이 아닌 한국인의 기준으로 표기하는 것이 정상적임을 보여준 사례이다. 이제 우리의 국력과 국격에 어울리는 의식을 가지고 세계 사람들과 어울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