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이조 해외여행, 여행과 함께 봉사활동을
일석이조 해외여행, 여행과 함께 봉사활동을
  • 임승백 기자
  • 승인 2020.03.01 16:0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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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막탄의 작은 섬 올랑고는 아름다운 자연과 순수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우리들의 재능기부활동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필리핀 세부(Cebu) 올랑고(Olango) 섬 작은 마을에서 만난 여자아이 힐다(4세, Hilda)
필리핀 세부(Cebu) 올랑고(Olango) 섬 작은 마을에서 만난 여자아이 힐다(4세, Hilda). 임승백 기자

동남아 지역에는 아직도 국제지원활동이 미치지 않아 빈곤과 각종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 그들은 우리 시니어들과 같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지닌 민간인들의 재능기부활동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필리핀 관광청(Department of Tourism)'에 의하면 2019년 11월까지 필리핀 내방 외국인 7.5백만 명 중 한국인이 1.8백만 명으로 부동의 1위 국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필리핀은 뛰어난 자연환경을 지닌 영어권 나라로써 지리적으로나 가성비 측면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에 매년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관광객이 많아진 만큼 현지에선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 등 반갑지 않은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야기하는 가장 큰 요인은 그들의 빈곤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따라서 정부의 노력과 함께 민간 활동을 확대함으로써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KCOC(국제 개별협력민간협의회)’의 CSO 편람(2017)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정부와 사회단체의 협력관계가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 30개국 중 22위에 해당하는 등 국제협력 활동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역할이 민간 사회단체들의 해외협력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민간단체의 지원활동은 교육이나 위생, 재난구조 등에 치우쳐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로 사업 지원 지역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중앙회 대구지부’ 관계자에 의하면 해외 지원 사업을 하기 위해선 해당국이나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 또는 관계 기관의 요청이 있어야만 해당 사업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 지원 단체에 의한 해외 지원 사업은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체계적이지만 그 혜택을 받기 위해선 절차 등이 매우 까다롭고 제한적이다. 민간단체의 경우는 예산이나 인력 등으로 인해 우물파기나 재난구호처럼 일회성 활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세부(Cebu) 인근 올랑고(Olango) 섬의 샌 빈센트(San Vincente)에 사는 현지인 사툴(25세, Satur Fernandez)은 생수통 배달 등으로 하루 4~5천 원 벌기도 힘든 주민들은 샤워하는 것보다 배고프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몇 년 전 일본 봉사 단체가 작은 유치원 건물과 함께 펌프 우물을 제공하였으나 매년 보내오는 지원금으로 1~2시간 운영되는 유치원만 근근이 유지되고 있으며 우물은 사후관리가 되지 않아 녹슨 펌프와 철조망이 가로막혀 있어 유명무실하다고 한다.

현지 주민들은 한국에서 일하는 게 최고의 꿈이다. 한국에 가지 못하더라도 한국인이 운영하거나 한국관광객이 많이 오는 식당, 편의점, 호텔 등에서 일을 하기 위하여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지만 비싼 학원 수강료와 세부 중심지에 집중되어 있는 학원에 갈 수 없어 섬주민들에게는 한국어를 배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현지 봉사 단체인 ‘YEVE(Youth Empowerment Volunteers Exchange)’와 '바랑가이(Barangay)' 책임자는 지역의 빈곤 개선을 위해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를 비롯한 외국어, 서비스 그리고 각종 기술 교육이라고 말한다.

동남아 지역에는 아직도 우리의 관심이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민간인들의 재능기부활동을 통하여 현지인들의 삶이 개선되고 그들이 좋아하는 한류문화와 함께 우리의 자식세대들에게 더 이상의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한다면 우리 어른들에게는 매우 보람된 일이 될 것이다.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어떠한 위험도 느낄 수 없었으며 오히려 그들의 일원으로 받아 주어서 더없이 고마웠다. 우리 시니어들이 해외여행도 하고 영어도 배우면서 그들과 같이 하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