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진풍경, ‘마스크 주십시오’
또 다른 진풍경, ‘마스크 주십시오’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0.02.28 18:0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마스크 대란
-빗길 아랑곳 않는 줄서기
-마스크는 어디로?
경산시 N 농협 앞
경산시 NC 농협 앞

마스크를 대량 공급한다는 발표 이후, 시민들은 마음을 놓았다. 이제부터는 마스크 걱정은 안 해도 될것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마스크가 도착했다. 어느 동네는 아파트 관리실에서 가구당 2개씩 배분하였고, 어느 동네에는 우편함에 1개씩 넣어 배분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마스크 구경하지 못한 동네도 있다.

대구 시민은 누구나 마스크가 필요하다. 영세민은 마스크가 더 필요하고, 형편이 나은 사람은 마스크가 덜 필요한 게 아니다. 마스크는 소모품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량 공급했다는 마스크를 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빗방울이 부슬거리는 대구 근교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될 수 있는 대로 집회나, 대중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라는 방역본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농협에서 마스크를 판매하는 중이었다. 그 광경을 차 안에서 바라보며 아연실색했다. 두 군데 동네의 농협 앞을 거치면서 똑같은 풍경을 보았다.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을 상대로 비 내리는 거리로 불러내는 것은 차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들은 어디든 달려가게 되어있다. 비단 이 두 곳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대구 도심에도 똑같은 진풍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본다.

경산시 NS 농협 앞
경산시 NS 농협 앞

홈쇼핑에서는 게릴라 마스크판매 특집이 방영되었다. 이승화(50. 경산) 씨는 “종일 그 시간대에 매달려 전화기를 붙들고 신청했으나 전화 연결은 되지 않았고, 이어서 ‘완판’으로 종결되었다는 자막이 떴습니다.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습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어느 기업에서는 구매 고객에게 선물로 마스크를 준다고 홍보했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마스크를 대량 구매하면 시민들에게 돌아올 마스크는 사라지게 된다.

특단의 대책은 없는 것일까. 대량공급한 마스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궁금하다. 대구시와 경상북도에서는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