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체육인에서 양봉 사업가로 변신 한오현 씨
(1)체육인에서 양봉 사업가로 변신 한오현 씨
  • 이흥우 기자
  • 승인 2020.03.01 08:4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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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오현 대표가 최근 상품화를 완료한 밀랍초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흥우 기자
한오현 대표가 최근 상품화를 완료한 밀랍초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흥우 기자

 

경북 칠곡군 ‘한오백 벌꿀’ 한오현(61) 대표는 50대 초반까지 국궁 등 체육인으로 지자체에 소속된 선수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선수단 해체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 봉착하였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생계가 막연하게 되었을 때 우연히 만난 지인의 소개로 벌통 10군(통)을 구입하여 칠곡군에서 양봉을 시작하였다.

“막상 양봉을 해보기로 했지만, 사실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체육활동을 통해 무슨 일을 하든지 보다 체계적이고 주도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양봉가가 되기 위한 수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티백 형태의 소포장 제품.  이흥우 기자
1인 가구를 겨냥한 티백 형태의 소포장 제품. 이흥우 기자

그가 맨 먼저 한 것은 경북농민사관학교가 주관한 안동대학교 양봉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것이었다. 생산 기술을 익힌 한 대표는 다음으로 경북농업기술원, 칠곡농업기술센터 등 농업 기관을 찾아 다니며 강소농 교육과 온라인 마케팅(SNS, 유튜브, 1인 미디어, 네이버 스토어팜 등)도 배웠다. 이후 스토어팜에 입점하며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통한 유통 채널 다변화로 고객 확대 및 판로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한 대표가 생산하는 제품은 꿀, 화분, 프로폴리스, 로얄젤리 등이다. 그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데도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단골고객을 늘려 가는 데는 신뢰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제품 봉인에는 반드시 인증기관의 스티커를 사용한다. 고객의 온라인 댓글에도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한다. 사업자와 고객이 서로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마케팅이라는 것이 한 대표의 신념이다.

포장 디자인 개발에도 꾸준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뉴트로(New+retro/새로움과 복고, 새롭게 즐기는 경향) 시대에 부응해 재활용 가능한 유리컵 모양의 용기를 개발하는가 하면, 1인 가구를 겨냥한 티백 형태의 소포장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19년도 7천만 원의 소득을 창출하였다.

이러한 성과에 한 대표는 만족하고 있을까. 그의 대답은 ‘노’였다. 한 대표는 양봉산업도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양봉 산업은 기후 변화에 민감합니다. 3년 간격으로 꿀 생산 피해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체 방안에 대해 연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대표가 개발한 다양한 모양의 밀랍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흥우 기자
한 대표가 개발한 다양한 모양의 밀랍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흥우 기자

 

한 대표가 눈을 돌린 곳은 양봉 연관산업인 밀랍초였다. 천연 밀랍으로 만든 밀랍초는 그을음이나 냄새가 거의 없이 은은한 향기와 불빛으로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밀랍초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 하였으나 쉽지 않았다. 밀랍초는 오랜 경험과 기술 축적의 산물이라 기존 업자들이 비법을 전수해주려 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좋은 인연을 만나 밀랍초 생산 기술(끓이는 방법, 적정 온도 유지, 굳히는 요령 등)을 습득할 수 있었다. 지난해(2019년) 말부터 생산에 들어갔지만 일반 양초 3배에 달하는 가격이 문제였다. 한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밀랍초 선물세트를 개발,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60대는 예전과 달리 다시 새로운 출발을 도모하는 신중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새로운 중년의 출발선상에서 한 대표는 두려워 않는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일거리를 끊임없이 찾아가고 있다. 그는 체육인, 양봉가, 사업가, 농업인이라는 호칭으로 끊임없이 변모를 모색하는 영원한 현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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