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를 백번 가야 하는 이유
'청두'를 백번 가야 하는 이유
  • 김한영 기자
  • 승인 2020.02.25 14:2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두'의 먹거리

중국 쓰촨성 '成都(청두)'는 백번은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北京(베이징)에 가면 거리에 제일 많이 보이는 음식점 간판 이름은 '成都小吃' 일것이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청두의 가벼운 먹거리'로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이 간판의 음식점 주인들은 대부분 청두 사람이다. 당연히 주방장은 말할 것도 없고, 다시 말해 청두에서 이주해온 '四川城(쓰촨성)'사람들이다. 메뉴가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해서 직장인들과 특히 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요즈음은 현지화된 식자재와 만든 이의 솜씨 또한 제각각이라 "청두 원조의 맛이 잘 안 난다"는 식객들의 불평도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단연코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특색있는 요리이다.

그중에 우선 두가지만 소개를 하면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串串’(촨촨) 꼬치요리는 '火锅(훠궈)'의 식자재 성분을 흉내 내며 보다 편하고 저렴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좀 진부한 표현을 하자면 '훠궈'의 짝퉁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훠궈'의 비슷힌 맛과 먹기 편한 요리 형태라 지갑이 얇은 젊은 데이트족과 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1980년부터 '청두'에서 시작된 '串串(촨촨)'꼬치요리는 순대, 소시지, 오징어, 감자, 소고기, 양배추, 갈비, 메추리알, 부추 등이 재료로 쓰이며 '화궈'의 장점만 복사한 서민 생활 먹거리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사용한 식용기름은 재사용 하지 못하게 규제를 하고 식자재 값도 올라, 무료로 제공하던 기본 탕에도 요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고급식당에서 먹으면 가격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하지만 청두 사람들의 ‘串串(촨촨)' 사랑은 식지않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고수하고 있다. 여름에도 뜨거운 串串(촨촨)을 미리 식자재를 익혀 매콤하게 만든 '홍탕소스'에 담가 바로 먹을 수 있게 했으니, 꼬치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고마울 따름이다.

'冷啖杯'(시원하고 먹을 '담' 자 를 사용한 이름) 우리말로 제대로 직역하면 어색하다. 무더운 여름밤에 차가운 술과 차가운 간단한 요리를 곁들여 파는 노점과 요리, 분위기를 아울러 가리킨다. 냉채(冷菜· 차가운 요리) 몇 가지와 '건두부' 등 간단한 안주를 겸한 맥주를, 야외에서 더위를 식히고 담소도 나누며 즐기는 것이다. 90년대 이전 청두 사람들은 술안주로 삶은 콩이나 또는 땅콩으로 즐겨 먹었으나 90년대 이후부터 메뉴가 다양해졌다. 지금은 식당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토끼머리' '닭발' '새우' '랍스터' 등 50~60개 요리가 메뉴판에 가득 찬다.  술과 안주의 풍요로움에 청두의 젊은 데이트족과 무더운 밤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침까지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곳은 해가 지면 장사를 시작하며 마지막 손님이 남을 때까지 영업을 계속한다. 겨울에는 야외장사는 하지 않고 거의 문을 닫지만, 일부는 실내에서 '热啤酒(뜨거운 맥주)'를 판다. '구기자', '대추', '식혜'를 맥주에 넣어 끓여서 만든 것으로 달콤한 맛은 '冷啖杯'의  또 다른 특색으로 위를 따듯하게 하는 保养(보양) 효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