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공포의 천지’된 대구
코로나19...‘공포의 천지’된 대구
  • 류영길 기자
  • 승인 2020.02.20 13:3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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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승객 반으로 줄고 객실 조용
마스크 착용율 2배, 100% 육박
조상 제사도 형제들 각자 집에서
14일간 점심 거르겠다는 직장인도
어르신 케어기관 휴무, 홀몸어르신 어쩌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대구 최고의 번화가 동성로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 매일신문 제공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대구 최고의 번화가 동성로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 매일신문 제공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3일째인 20일, 또 다시 대구에 2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들이 대부분 대인 활동이 활발한 신천지 교회 다대오지파 신도들이라 전염병의 대규모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시민들은 “대구는 괜찮아” “중국 여행 갔다온 사람과 2주간만 안 만나면 돼” “중국인만 조심하면 그만이야”라고 했는데 시시각각으로 발표되는 확진자 대거 발생에 대구는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여겨져 왔던 대구에 확진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추가 확진자가 속출하자 도시 전체가 활기를 잃고 공포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시민들은 안전불감증에서 탈피하여 경계수준을 극도로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리엔 인적이 드물고 백화점과 식당 등 영업점들은 썰렁하고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대구 도심지조차 한적한 외곽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자도 급격히 줄었다.

19일 저녁 퇴근시간에도 불구하고 반월당을 지나는 대구지하철은 승객이 절반으로 줄고 마스크 작용율은 100%로 올라갔다.  류영길 기자
19일 저녁, 퇴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반월당을 지나는 대구지하철은 승객이 절반으로 줄고 마스크 작용율은 100%로 올라갔다. 류영길 기자

20일 아침 대구 반월당역을 지나가는 지하철은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승객이 절반 수준이었으며,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율은 전날까지 50% 미만이었던 것이 100%로 올라갔다.

직장인들은 당장 점심 해결이 문제가 되고 있다. 회사원 A(38)씨는 “사무실에서조차 마스크를 끼는데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오늘부터 14일 동안 점심을 굶겠다”고 했다.

안동이 고향인 B(53)씨는 “모레가 아버지 제사인데 시골 형님이, 돌아가신 아버님이 살아있는 자식들이 고통받는 걸 원하겠나 하시며 대구 동생들은 오지 말고 각자 집에서 알아서 제사를 모시라고 하셨어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대구 시내 경로당들과 어르신 케어기관들도 2주간 문을 닫기로 했다. 진명기억학교 허소원 사회복지사는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의 건강이 염려되어 부득이 학교를 쉬게 되었다”며 “방학을 하였지만 자주 댁으로 전화를 해서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겠다”고 했다.

날만 새면 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C(76)씨도 “파크골프장이 휴장되는 바람에 삶의 낙을 잃었다”며 “이 난국이 빨리 끝나 생활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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