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좋고, 몸에는 더 좋은 '포항 정구지'
맛도 좋고, 몸에는 더 좋은 '포항 정구지'
  • 강문일 기자
  • 승인 2020.02.2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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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좋다, 몸에는 더 좋다! - "포항 정구지"
포항 정구지(표준어: 부추)
포항 정구지(표준어: 부추)

맛과 향, 영양과 건강 증진 효과로 사랑받는 부추.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도 않는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뿌리만 남겨 두면 잎을 베어도 또 자라서 평균 30일 간격으로 수확하는 부추는 한 해 열 번 이상도 채취가 가능하다.

대개 봄 부추를 제철로 보고 맛과 영양면에서 최고로 꼽지만 겨울부추도 약재로 쓸 만큼 일품으로 치며, 여름 부추 역시 높은 가격으로 출하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부추 1번가", 포항의  얘기다.

경북도내 생산량과 판매액 1위인 포항 부추는 봄, 여름 가리지않고 사계절 내내 재배된다. 대부분 시설재배로 남구 연일읍과 동해면, 청림동, 북구 기계면에서는 주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북구 죽장면 등 고랭지에서는 4월부터  11월까지 여름 부추를 생산한다. 영일만에서 불어오는 바닷 바람과 적당한 염분, 통기성이 뛰어난 점토가 섞인 토양에서 재배한 포항부추는 독특한 맛과 영양가로 오래전부터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다. 기후나 토질이 부추가 자라기에 아주 적합한 덕분이다.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집단재배 단지로 십여 년 전  전국 생산량의 80%에 육박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추의 어원은 "풀이 아니다"는 뜻을 "부초(否草)" 다. 부초만큼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을 가진 채소도 드물다.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부추라 부르지만 충청도에서는 "졸", 전라도에서는 "솔", 제주에서는 "세우리", 포항을 비롯한 경상도에서는 "정구지" 라고 부른다.

부추는 베타카로틴, B1 · B2 · C 등 비타민, 칼슘 · 칼륨 · 철분 등 미네랄, 엽록소,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특히 남자의 기를 높여 준다고 해서 기양초(起陽草), 힘이 넘쳐 과부 집의 담을 넘는다고해서 월담초(越談草), 부부 사이가 좋으면 집을 허물고 부추를 심는다고 해서 파옥초(破屋草),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破壁草) 로 불린다.

포항은 부추1번가답게 어디서나 사계절 내내 부추를 주재료로 활용한 각종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연일시장 안에는 "포항 부추 골목"으로 불리는 부추 특화거리가 조성돼 있으며, 직판장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부추 삼겹살을 비롯해  부추 짜장면과 부추 짬봉 ,부추 두부, 낙지와 부추가  만난 포항식 연포탕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으며  부추즙, 부추빵을 비롯한 다양한 가공식품도 만날  수 있다.

겨우내 지친 건강, 파릇 파릇한 "포항 정구지" 로 챙겨보자. 생으로도 좋고, 무쳐서도 좋고, 보신 요리에도 좋다. 포항이 키워낸 풋풋한 부추의 맛과 향을 즐기다 보면 어느 새 코로나19쯤은 끄떡없으리라.

부추 잡채
부추 잡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