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도시농업] 도심 빈터· 건물 옥상 텃밭 가꾸며 이웃과 소통
[시니어 도시농업] 도심 빈터· 건물 옥상 텃밭 가꾸며 이웃과 소통
  • 문병채 기자
  • 승인 2020.02.19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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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미래의 대안
소비자 많은 도시서 6차 산업 대안으로 발전 가능성
대구시 달서구 나래마을 8단지 주민들이 도시농업 텃밭을 일구고 있다.  문병채 기자
대구시 달서구 나래마을 8단지 주민들이 도시농업 텃밭을 일구고 있다. 문병채 기자

 

오늘날 우리 생활은 단순히 먹고 사는 생존의 절박성에 가치를 두는 것이 아니다. 한국도시농업진흥연구소에 따르면, 풍요로운 생활 추구와 취미적 욕구로 인하여 집안의 실내, 주위의 텃밭, 주말농장, 관광농원 등에서 자가소비와 취미로 농업활동을 하는 것을 가정원예 또는 생활원예라 한다. 근래에 도시의 과밀화로 인하여 텃밭과 같은 가정원예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줄어들고 있다. 가정원예를 집안으로 들여와서 옥상, 베란다, 상자, 화분 등에 작물을 심어 기른다. 원예활동으로 실내조경 효과, 음식물(채소)의 제공효과, 쾌적한 환경 조성, 원예치료 효과, 신체적 건강유지, 교육효과, 가족유대 효과, 고령자의 노후 활동 효과, 구매효과 등을 얻을 수 있는 원예를 도시농업 또는 도시원예라 한다.

◆도심의 유휴지를 도시농업 텃밭으로

도시텃밭은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자연과의 친화, 여가활동 및 건강유지, 주민들과의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 대도시에 방치된 유휴지는 도시텃밭으로 활용하기 가장 쉽다. 보기에도 흉할 뿐만 아니라 가로등도 설치되지 않아 밤에는 청소년들의 탈선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 대구 지역 유휴지는 지자체별로 관리되고 있으나 텃밭으로 이용되는 곳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노는 땅을 주민들에게 텃밭으로 분양하고 이를 관리하게 하므로 이웃끼리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가활동과 건강유지에 많은 도움을 준다.

◆옥상을 수익형 농장으로

대구의 한여름을 아프리카 더위를 연상시킨다는 의미로 ‘대프리카’라 부른다. 대구는 그만큼 더운 도시다. 대구시는 해마다 옥상정원 조성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옥상을 가진 시민은 자부담 30%만 부담하면 잔디밭, 채소밭 등을 꾸밀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옥상정원을 만든 곳을 보면 대부분 흙 올려서 잔디를 심고 퍼걸러(pergola·원두막 혹은 서양식 정자) 설치해 놓은 것이 전부다.) 대구 동구의회의 옥상정원은 동구청 직원들의 흡연 장소로 이용되고, 정작 주민들은 옥상정원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옥상정원을 생산적 농장으로 바꾸면 텃밭을 가꾸고 싶어 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도시농업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또 노인회 등에 운영권을 주어 상추나 깻잎 등을 인근 식당과 계약재배하면 수입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노인 일자리창출에도 도움 된다. 특히 학교 옥상을 수익형 농장으로 조성하면, 학교는 여름철 시원한 교실환경을 만들고 학생들의 도시농업 체험장으로 활용하며, 노인 일자리도 만드는 효과를 얻는다. 대구시교육청 산하 초・중・고교 전체 건물의 옥상 면적은 2013년 기준으로 약 65만㎡(약 19만7천 평)이다.

◆장애인 상자텃밭 보급

장애인들이 텃밭을 가꾸는 것은 그림의 떡이다. 이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들은 텃밭으로 가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장애인 가정에 상자텃밭을 보급하면 해결할 수 있다. 장애인 복지정책에 많은 예산을 들이지만 장애인들에게 텃밭을 제공하는 예산은 전무한 실태다.

◆도시농업의 진화

1990년 중반 일본의 농업경제학자인 이마무라 나라오미(今村奈良臣)가 처음 주창한 것으로 알려진 6차 산업은 1차 산업(농림축수산업), 2차 산업(제조·가공업), 3차 산업(유통·서비스업)을 아우른다. 농민들이 생산된 농산물을 직접 가공하여 유통하고 지역의 특성을 살려 농업에 대한 체험학습과 같은 서비스업을 융합하는 6차 산업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일부이긴 하지만 대구 수성구의 한 텃밭(천을산 밑)에서는 재배한 농산물을 직접 시식할 수 있게 한다. 푸성귀나 먹거리를 수확하는 체험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싸게 팔고 있는 것은 도시농업이 6차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