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알면 얼마나 아는가?
(51) 알면 얼마나 아는가?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2.14 2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려 말 공민왕 8년(1359)에 태어나서 조선 세종(1438)까지 산 당대의 천재요, 유명한 정승 맹사성의 어릴 때 이야기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과거시험에서 장원급제를 하고 20세에 파주 군수로 부임하게 되자 천하를 다 얻은 듯 자만심이 꽉 찬 그가 하루는 무명선사를 찾아 가서 고을을 다스리는데 귀감이 될 좋은 말씀 한 마디를 부탁한다.

무명선사는 그의 사람됨을 알고 “나쁜 일 하지 말고 착한일 많이 하십시오” 라고 일러준다. 너무나 당연한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한 맹사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스님은 이왕 오셨으니 차라도 한잔 하고 가시지요 하고 권하는 바람에 분을 참으면서 마지못해 자리에 도로 앉게 된다.

찻잔의 찻물이 넘쳐서 방바닥을 적시며 흘러내려도 멈추지 않자 “아니 차가 넘치지 않소!”

“넘치는 건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지요” 더 이상 분을 참지 못한 맹사성이 급히 일어나 나가다가 그만 문지방에 이마를 부딪친다. 그러자 “고개를 좀 숙이시지요-”

집에 돌아와서 가만히 생각해 본 맹사성이 넘치는 건 부족함만 못한 것이고 많이 알수록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스님의 훌륭한 가르침을 깨닫게 되고 이를 한평생의 좌우명으로 하여 정승의 자리에까지 오르면서 관직을 잘 수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지식의 폭발과 직업의 다양화 및 전자기 문화로 인한 정보화, 세계화, 다원화가 오늘날 사회의 특징이다. 우리가 말하는 지식이 과거엔 생활 경험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에 오래 산 어른들이 대접을 받는 사회 구조로 노인이 곧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사회 구조가 너무 빨리 발전하고 변하는 정보화 사회로 누가 더 빨리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활용하느냐의 경쟁이다.

어제 유용하던 지식이 오늘 무용지물이 되는, 변화가 빠른 정보사회다.

그래서 세상은 생각의 격차가 아니라 정보의 격차 시대가 되었다.

생각의 격차는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지만 정보의 격차는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어른이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구조가 되어 버렸다. 새로운 정보를 빨리 입수 할 수 있는 자세로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자꾸 배워야 한다.

젊은이들로부터 저 늙은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불통이 되기 전에 시니어들은 스스로 젊은이들과 소통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거엔 문맹자라고 하면 읽기, 쓰기, 셈하기에 기준을 두었지만 21세기인 오늘날의 문맹자는 cannot learn(새 지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 cannot  unlearn(쓸모없는 지식을 버리지 못하는 자), cannot relearn(재학습을 하지 않는 자)이라고 한다니 새겨볼 말이다.

좀 더 배웠다고 해서 좀 더 많이 안다고 해서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로 남의 모르는 사실에 대해 잘난 체하고 비판이나 비방을 하지 말자. 우리는 가끔 인쇄된 명함을 근엄한 표정으로 내미는 한때 잘 나간 사람을 볼 경우가 있는데 명함이 아니라 (전) ◯◯◯의 연결로 이력서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제 바깥으로부터 받아들이는 배움과 함께 자기 자신을 이끌어 가는 배움도 매우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