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불안과 생존 본능
(29)불안과 생존 본능
  • 김영조 기자
  • 승인 2020.02.10 11: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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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불안할 때 위기의식을 느끼고 긴장하여 주의하고 경계하면 위기를 극복하고 더 강인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지구촌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다. 우리의 삶은 불안의 연속이다. 학생은 성적이 떨어질까 불안하고, 직장인은 직장을 잃을까 불안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건강을 잃을까 불안하다. 불안은 미래를 알 수 없는 경우에 생기며, 불안은 생의 필연적인 현상이다.

한편 불안은 생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생을 행복하게 만든다. 호메로스(Homeros)일리아드(Illiad)’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예언자이다. 이미 정해진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할 희망이 없다.

스피노자(Spinoza)는 불안은 생존본능이라 한다. 생존하기 위하여 불안을 느끼며,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불안 때문에 경계하고 주의하며 긴장한다. 얼음 위를 걸을 때 불안을 느끼며 긴장하는 사람은 안전하게 건널 수 있지만 불안을 모르는 아이들은 막무가내로 건너다가 얼음이 깨져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신이 인간에게 불안의 정서를 준 것은 항상 경계하면서 살라는 경고일 것이다.

운동 경기할 때 선수들은 경기결과 때문에 불안하고 그 불안 때문에 더욱 긴장하고 열심히 훈련하게 된다. 우수한 선수들일수록 불안을 더 느낀다. 성적이나 입상과 거리가 먼, 참가하는데 의미를 둔 선수들은 불안과 긴장을 덜 느낀다.

식물은 위기를 느끼면 씨앗 번식에 전력을 다한다. 꽃은 가장 절박할 떄 가장 화려한 꽃을 피우며, 생명에 위기를 느낀 소나무가 솔방울을 많이 만드는 것이 그 예이다. 나뭇잎이 낙엽으로 변하여 떨어지는 것도 필요한 양분을 만드는 부분이 노화해서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잎 자체를 버리고 새로운 종족을 탄생시키기 위한 생존본능의 한 방식이다.

대추나무에 대추를 많이 열리게 하려면 염소를 매어 놓거나 나무를 두들기면 된다. 염소가 고삐를 당기며 나무를 끊임없이 흔들어대면 나무가 긴장하면서 본능적으로 대추를 많이 열리도록 하여 종족을 번식시킨다.

노자는 이러한 논리를 귀생(貴生)과 섭생(攝生)으로 설명했다.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 여기는 귀생은 오히려 생을 위태롭게 할 수 있고, 자신의 생을 적당히 불편하게 고생시키는 섭생이 오히려 더 아름답고 건강한 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도 그냥 편히 두면 기능이 쇠퇴하여 질병과 노화에 취약해진다. 그래서 적당히 먹고 활동이나 운동을 많이 하면 생기가 살아나고 더욱 활발해진다.

경영이론에 메기효과(Catfish Effect)라는 것이 있다. 미꾸라지 어항에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은 메기를 피해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미꾸라지들이 더 강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학업을 포기하고 고향인 경남 의령에서 농사지을 때의 일이다.

한쪽 논에는 어린 미꾸라지 1,000마리를 넣어 길렀고, 다른 논에는 미꾸라지 1,000마리와 천적인 메기 20마리를 같이 넣어 길렀다. 양쪽 모두 수확을 하고 보니 미꾸라지만 넣어 기른 논에서는 2,000마리의 미꾸라지가 생산되었고, 메기와 미꾸라지를 같이 넣어 기른 논에서는 메기들이 열심히 미꾸라지를 잡아먹었는데도 4,000마리로 늘어났다. 어려움과 고통과 위험이 닥쳐오면 긴장하여 더 활발히 움직이고 생존본능이 강화되어 더 열심히 번식하고 훨씬 더 강인해 진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Toynbee)는 메기효과를 즐겨 인용하면서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과정으로 설명하였다. 도전과 응전이 없으면 필연적으로 위기가 찾아오며, 좋은 환경과 뛰어난 민족이 위대한 문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혹한 환경이 문명을 낳고 인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역설했다.

세계를 제패한 칭기즈칸(Chingiz Khan)은 일정한 장소에 머물기 위해 성()을 쌓는 나라는 망하지만 이동하기 위하여 길을 닦는 나라는 흥한다고 하였다.

가만히 앉아 위기를 걱정하고만 있거나 다른 사람은 어떻든 자기만 평온하다고 안주하고 있으면 그 사회는 발전이 없다. 불안 요소가 닥쳐오면 함께 위기의식을 느끼고 긴장하여 주의하고 경계하면 위기를 극복하고 더 강인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모든 인류사회에 불안과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긴장하고 주의하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공동체 의식을 갖고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자기관리와 위생관리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차제에 우리의 잘못된 생활 습관과 문화도 함께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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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환 2020-02-28 11:46:28
좋은글 잘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