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 바이러스
전염병과 바이러스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0.01.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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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肺炎)과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폐렴성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전염병은 세균과 바이러스, 원생동물 등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 사람과 시간과 공간을 넘어 옮아가는 것을 말한다. 전염병이 여러 지역을 넘어 전파되면 유행성(epidemic), 세계적으로 파급되면 범유행성(pandemic)이란 수식어를 앞에 붙인다. 전염병은 대개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한 일만 년 이전부터 사람과 공생하는 세균과 바이러스 와 같은 미생물들에 의하여 발생하였으며, 로마 제국의 멸망도 전염병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세 시대에 발생한 흑사병(黑死病)은 당시 유럽 인구의 삼분의 일에 달하는 수천만 명이 사망한, 야생의 들쥐가 매개하는 페스트 세균(Yersinia pestis)에 의한 전염병이다. 몽고군이 유럽을 침공할 때, 위협적인 수단으로 성 안에 흑사병 시신을 투척하였는데, 농경과 정착 생활을 하는 유럽 지역이 들쥐의 서식과 생존에 적합하여 빠르게 흑사병이 여러 지역으로 전염되었다고 한다.

세균성 전염병은 현미경을 발명한 레벤후크(Anton van Leeuwenhoek, 16321723)와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의 살균 연구, 플레밍(Alexander Fleming, 18811955)에 의한 항생제 페니실린으로 어느 정도 제압 되었지만, 세균들의 변이에 따른 신종 질환들이 출현하고 있어서 대응하는 항생제 개발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바이러스(virus)에 의한 대표적인 전염병은 천연두(天然痘)와 에이즈,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를 비롯하여, 가장 최근의 우한 폐렴 등이 있다. 바이러스는 세균(110μm)의 백분의 일 정도의 크기로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된다. 세균과는 달리 세포가 없이 핵산과 단백질 캡슐로 구성된 반생물체이다. 숙주 생물체의 세포 내에서 번식하며, 번식 속도와 변이 속도가 천차만별이다.

천연두는 기원 이전부터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여 매번 수많은 사망자를 초래하였으나,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 17491823)가 종두법(種痘法)을 개발하고 이후에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방위적인 노력으로 현재는 인류에 의해 박멸된 최초의 전염병이 되었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단지 사람 세포만이 숙주가 되고, 변이와 전파가 늦어서, 한번 백신을 접종하면 장기간 혹은 일생 동안 예방이 되기 때문에 박멸이 가능했다.

경제 성장과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지구촌의 생태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발생한 다양한 바이러스성 감염성 질환들이 인적 물적인 교류와 교역이 증대하면서, 세계적인 규모로 발전하게 되었다. 스페인 독감, 홍콩 독감,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와 같은 바이러스성 전염병은 아예 백신이 없거나, 매번 새로운 백신에 의해서만 예방이 가능하여 많은 인명 손실을 가져왔다. 이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서 증식이 되는 과정에서 카멜레온처럼 신속하게 변이를 거듭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다. 매번 과학자들은 유행하는 전염병 바이러스에 맞추어 예방 백신을 개발하지만,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바이러스를 제압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스, 메르스와 같은 급성 호흡기 질환인 우한 폐렴의 원인물질인 코로나 바이러스(corona virus)는 박쥐와 낙타 같은 다양한 동물들에 생존하는데, 표면에 돌기가 붙어있는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유사하다. 대개 코로나 바이러스는 같은 동물들 사이에 감염되지만 아주 드물게 인간에게 감염되는 형태로 진화되기도 한다. 사람에게 감염되면 호흡계를 공격하여 콧물과 고열, 인후염, 두통, 기침과 같은 증세를 유발하며, 기관지염과 폐렴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 유아나 고령층과 같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감염이 잘되며, 직접적인 치료가 불가능하여 인체가 항체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방법 밖에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위키피디아)
코로나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위키피디아)

 

중국과학원은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와 동일하며, 사스바이러스와도 거의 유사한 종으로, 현재 백신과 치료 약제의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4명의 확진 환자가 나오고 있어서, 강 건너 불처럼 구경만 하고 있을 형편이 못된다.

당국의 지침에 따라,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불필요한 이동과 해외여행을 삼가며, 적극 관심을 갖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