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슬링-행복한 가정] 사람은 사주팔자가 있는가요? 
[카운슬링-행복한 가정] 사람은 사주팔자가 있는가요? 
  • 시니어每日
  • 승인 2020.01.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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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둥이니 75세라고 소개한 할머니입니다. 5남매의 막내로 조실부모하고 18살에 6살 위의 남편과 결혼하여 시집을 왔습니다. 나의 생각에 남의집살이(식모)보다 결혼이 낫겠다 싶어 시집을 오고 보니 그 역시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시누이가 첫돌도 안 지냈더라구요. 
재취로 온 시어머니가 낳은 아들 딸이 3살 6살, 그 뒤에도 아기를 낳았습니다. 피임기구도 쓰지 않았던 시대라 생기는 대로 낳았기 때문이지요.

어렵게 시동생 시누이 속에서 나도 19살에 아기를 낳았으니 오골 오골 아이들을 보노라면 고아원을 연상하게 하였습니다. 넓지 않은 농토에 먹고 산다고 고생, 고생 하다가 사십도 안 된 나이에 남편이 떠났습니다. 4남매 아이들을 두고 꼭 15년 같이 살았습니다.

내 나이 33살 혼자 몸으로 아이들 공부를 시키려고 대구로 나왔지만 죽지 못해 살았습니다. 나는 '하코방' 집에 방 한 칸 빌려 살면서 학비라도 벌려고 공장생활을 하였습니다. 아이들도 어리지만 공부는 뒤고 닥치는대로 일을 했습니다. 일하고 공부하느라 아이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은 전문대학을 가까스로 나왔지만 딸들은 대학도 시키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아들 딸들도 결혼하여 큰아들은 60을 바라보는 나이입니다. 
하지만 사는 형편이 좋지 않다보니 모든 것이 다 어렵습디다. 나는 여러 가지 병으로 안 해본 수술이 없고 사실 아들도 애썼습니다. 지금도 다리가 아프지만 수술은 엄두도 못 냅니다. 전셋집에 살면서 노령연금과 아들과 딸이 어쩌다가 주는 용돈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고개도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고 얼굴도 떱니다. 젊을 때 그리 고생하고 남편 일찍 가고 자식들도 넉넉하지 못하고 책으로 쓴다면 소설 한 권이 넘지 싶습니다. 사람은 다 팔자가 있어 팔자대로 산다고 하는데…….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내 얼굴 보고 고생하지 않은 사람 같다고 합니다만 나처럼 박복薄福한 사람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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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드립니다:
참 많은 고생을 하셨군요. 어린 나이에 얼마나 서러웠습니까? 33세 지금 같으면 또래의 아가씨가 많을 나이인데 자녀 넷을 데리고 삶을 꾸린다는 게 쉬운 일이겠습니까? 훌쩍 가버린 남편이 부러울 수도 있었겠습니다. 자녀 넷의 양육을 책임지셨으니 고생은 말로 어찌 다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제 나이 들고 보니 몸도 내 몸 같지 않고 저절로 흔들거리는 고개며, 한번 수술해도 전과 같지 않은데 여러 곳의 수술로 그 후유증하며 느껴지는 것이 내 몸이 다 아픈 듯합니다. 곁에서 돌보아 줄 사람도 없고 혼자 계신다니 참 가슴 아픕니다.
아무리 복지가 잘 되어 있다 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고 하루 이틀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내가 내 자신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가지셔야 합니다. 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감사하며 일찍 간 사람도 많은데 지금까지 산 것도 다행이고 감사할 일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고 용기 내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내 곁에 군중이 많아도 늘 고독하고 외롭습니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상항인 것 같습니다. 어려울 때는 마음이 약해져 팔자를 생각하게 되는데 팔자라는 게 있을까요? 저는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불안하고 방향을 잃을 때 팔자라는 것을 생각하지요. 우리가 노력하지 않고도 팔자대로 산다면 힘들게 일할 사람 있겠습니까? 팔자가 있다면 말입니다.

사람은 약해질 때 이것이 내 팔자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기 쉽고 남의 하찮은 말 한마디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어떤 상항이든 감사할 수 있는 종교를 권하고 싶습니다. 삶의 기본이 종교의 교리 속에 있기 때문에 큰 위로가 되고 위안을 얻으리라 생각됩니다. 내게 부족함이 없을 때나 잘 나갈 때 종교를 찾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요?

TV에도 여러 가지 종교방송 즉 기독교나 가톨릭이나 불교 방송이 많으니 여러 가지 들을 수 있고요. 믿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들으셔도 됩니다. 한마디 말씀으로 힘이 생기고 더욱 용기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렵지만 내 생활에 자족하다보면 거기서 발생하는 잔잔한 즐거움도 있지 않겠습니까? 염세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은 작은 내 행복을 갉아먹는 좀벌레입니다. 마무리를 아름다운 종교생활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유가형(시인·대구생명의전화 지도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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