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할 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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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0.01.06 14: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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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고비 65세에서 69세를 잘 넘기면 100세가 무난하다
위키백과 제공

60세는 이등병이다. 61세면 이등병 1호봉 69세면 이등병 9호봉이다. 65세가 되면 현행법상 지공선사가 된다(지하철 꽁짜). 66세(美壽)의 노인정 주요 임무는 방 청소, 마당청소 주차장 청소다.

바로 이 시기, 이등병 5호봉(65세)에서 9호봉(69세) 사이에 전사하지 않으면 선임하사까지도 간다. 이때가 인생의 최대 생사고비다. 잘 넘기자.

70세가 되면 일병으로 진급한다. 이때를 희수(稀壽)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매년 1호봉씩 올라간다. 일병 7호봉이 희수(喜壽 77세)다. 喜壽는 七七을 초서체로 써 놓은 것과 비슷한 데서 유래된 것. 일병은 라면을 끓여서 받치기만 하고 눈치 보아가며 삼켜야 한다.

80세가 되면 상병이다. 상병 9호봉을 망구(望九)라고 한다. 90세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상병 8호봉이 그 유명한 미수(88세)다.

미수(米壽)는 ‘쌀을 재배하는데 정성이 88번이나 간다’ ‘쌀을 뜻하는 米가 八이 겹쳐 보인다’는 일본어 해석이다.

드디어 90세가 되면 병장이 된다. 병장 9호봉은 백수(99세 白壽)다. 百에서 一을 빼면 99다. 병장이 되면 졸병이 끓여주는 라면을 맘 놓고 먹을 수 있다.

근데 문제는 병장부터는 고스톱판에 잘 끼워주질 않는다. 흔들고 ‘몬무도 고다!’ 외치고도, 엉터리 계산으로 잘 싸우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100세는 선임하사가 된다. 휠체어를 타고 출근하신다. 노인정 부하들을 거의 알아보지 못하신다. 그냥저냥 TV보며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 퇴근하신다.

그나저나, 나 100세 인생은 이 세상 소풍 마치는 날에는, 하얀 날개달고 훨훨 날아 하늘나라 구경이나 가련다.

동행할 동갑내기 계시면 더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