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마시는 ‘모과차’
추운 날씨에 마시는 ‘모과차’
  • 노정희
  • 승인 2019.12.2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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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달리는 참외라 하여 '목과(木瓜') 또는' 목과(木果)'
-감기예방, 미세먼지에 좋은 모과차
-황제의 병을 치료한 '만수과(萬壽瓜)'

시댁 과수원 둔덕에는 온통 모과나무였다. 농번기가 끝날 즈음에 모과를 털거나 줍는 일도 만만찮았다. 수북하게 쌓인 모과 더미 앞에서 어머님은 무쇠 칼로 모과를 썰었다. 말려야만 약재상에 내다 팔 수 있다고 했다. 나무껍질이 매끄럽고 문양이 독특한 모과나무는 분재용으로 구분되었다. 몸통이 잘려나가고 분재용 철사로 친친 감겨 몸피를 줄였다. 아픔을 승화시킨 나무는 분홍빛의 꽃을 피웠고, 열매를 달았다. 모과나무 분재는 볼만했다.

모과 열매의 모양은 참외와 비슷하게 생겼다. 나무에 달리는 참외라 하여 '목과(木瓜)' 또는 '목과(木果)'라고 한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속담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것이다. 한때 모과가 남자한테 좋지 않다는 얄궂은 소문으로 인해 인기가 떨어지긴 했으나 향과 효능을 모르는 무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일 뿐이다.

어느 황제가 여행 중에 기후와 풍토에 적응치 못해 병이 들었다. 구토와 설사에 입술은 바싹 마르고 발은 부어서 걷기조차 힘들었다. 사방팔방으로 명의를 수소문하여 왕진을 청했다. 의사는 ‘모과’를 먹으면 나을 것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황제는 맛있고 탐스러운 과실은 먹어 보았으나 못생긴 모과(木瓜)를 먹으라는 말에 진노하여 의사를 처형했다. 다른 의사를 불러오니 그 역시 모과를 처방했다. 황제는 자신을 우롱한다며 그 또한 처형했다.

세 번째 불려온 의사는 심사숙고했다. 분명 모과를 먹어야 낳는 병인데 어쩌나. “폐하의 병은 만수과(萬壽瓜)를 복용해야만 완쾌가 되는데 이 약은 제가 직접 준비해야 합니다.” 만수과라는 과일 이름에 황제는 흡족했고, 약을 먹은 지 며칠 지나자 모든 증상이 완화되었다.

의사는 황제에게 만수과가 모과였노라고 고백했다. 황제는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뉘우쳤다. 이후 모과는 만수과라는 별명을 얻었다.

모과로 청을 만들 때는 몇 가지만 살피면 된다. 겉피에 끈적거림이 있으니 식소다로 닦아서 손질한 후 물기를 제거한다. 과육이 단단해 칼을 사용할 때 자칫 손을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한다.  2등분 내지 4등분하여 씨앗을 털어 내고 납작 썰기나 아니면 채를 썰어(채칼 사용하면 편리) 설탕으로 버무려 병에 담는다. 말린 과육을 끓여도 되지만 모과청이 먹기에는 편리하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모과는 속이 울렁거릴 때 먹으면 속이 가라앉고 구워 먹으면 설사에 잘 듣는다고 되어있다. 모과에 함유된 비타민C,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여준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 따끈한 모과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무엇이든 과하면 좋지 않다. 모과의 산 성분은 다량 섭취할 시에 치아와 뼈를 손상한다고 한다. 또한,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에는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조금씩만 먹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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