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노년을 힘들게 하는 3고
(44) 노년을 힘들게 하는 3고
  • 김교환 기자
  • 승인 2019.12.28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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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하는 말로 3고(三苦)에서 해방되면 행복한 노인이라고 한다.

3고란 노후를 편히 보내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인 가난, 질병, 외로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때로는 여기에 무위 즉 무료함을 넣어서 4고(四苦)라고도 하는데 1천만 노인 인구 중 여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속된 말로 화백(화려한 백수)이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의 노년 세대들이 젊었을 때는 자식 공부 시키랴, 부모 봉양하랴, 가정 살림 꾸려 나가랴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진 채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안 놀고 오직 모으기만 해온 세대였다. 이제 은퇴하면서 모은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고 조금 남긴 찌꺼기가 본인의 노후 대책이 되고 보니 노인세대의 절반 이상이 남의 도움이나 국가의 복지정책에 의지해서 살아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장수가 꼭 축복일 수만은 없다.

삶에서 가장 소중한 건강은 바꿔 말하면 아픈 곳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현재 대부분의 노인들은 건강 문제로 불안해 하는 실정이다. 대체로 노인들은 노인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 관절 등의 노쇠 현상에서 오는 각종 증상과 함께 합병증으로 전체 노인의 85%가 질환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노인 특유의 난청, 노안, 치매, 우울증, 골다공증 등은 어쩔 수 없이 죽을 때까지 함께 해야 할 질병들이다.

또한 노인성 질환은 생리적 노화 현상과 질병으로서의 구별이 모호하여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애매하여 의사의 진단이 어렵고 대개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 몇 알씩의 약 먹는 일이 당연시 되어 있으니 이에 따른 심리적 위축 또한 어쩔 수 없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함께 가져가야 할 숙명이다. 그런데 세상에서 무슨 기계가 70-80년 사용해서 고장 한번 없는 기계가 어디 있겠는가? 과학적으로 볼 때 노화는 20세 이후 성장곡선이 꺾여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부터 여러 문제가 생긴다. 우리 몸은 자체에서 스스로의 회복 능력이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약해진다고 한다. 50세 이후가 되면 급격히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자기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건강과 수명이 달리 보장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로움이라는 고통 역시 질병과 함께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자녀들은 모두 분가해 나가고 언젠가는 혼자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우리 인생이다. 나이 들어 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이 지워지면서 세상에 홀로 남아서 나만 동떨어진 공간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같은 노년의 3고(三苦)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일거리란 돈벌이 외에도 노년에 잘 노는 것도 일이요, 봉사활동도 물론 좋은 일거리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시간관리라고 해도 좋다. 따라서 이러한 노년의 일은 누가 만들어줄 수도 없지만 만들어주어서도 안 되고 만들어 주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

오직 스스로 찾고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 관계망을 넓혀가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노년의 가장 바람직하고 소중한 일이요 언젠가 떠날 때는 결국 홀로 가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면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