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訪問客)
방문객(訪問客)
  • 정신교 기자
  • 승인 2019.12.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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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올림픽과 방문객

조부님께서 일찍 대구에 터전을 마련한 탓에, 어릴 때부터 본가에는 친지들이 수시로 드나들어 숙식을 같이하곤 했다. 대부분이 씨족공동체로 이루어진 농경사회에서 방문은 공동체 생활의 일부였으며, 이를 통하여, 친목 도모와 정보 교환, 노동력 제공 등이 자연스레 이루어지게 되었을 것이다.

경제 성장과 함께,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핵가족 중심의 주거 문화가 이루어지고, 시간 개념이 정립되고 개인의 사생활이 중시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방문 문화가 조금씩 형성되었다. 방문 목적에 맞추어 약속을 하여, 격식을 차리고 예의범절을 지키는 것이 방문자의 기본 매너가 되었다. 가까운 친지들도 예고 없이 방문하는 것은 실례를 넘어서 무례한 행위로서 인식되고 있다.

아파트의 이름에 외래어가 섞여서 찾기 어려워서, 시집 어른들이 집단으로 방문하는 바람에 최근에 지은 아파트 이름은 다시 간단해졌다는 유머도 있다.

정현종 시인은 방문을 한 사람의 일생이 온다고 하였다. 그만큼 방문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임란(壬亂)과 호란(胡亂)이 끝나고, 국교가 회복되어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와 북청(北靑) 사신들이 교류하면서 청과 조선, 일본을 포함하는 동북(東北)아시아의 정세가 안정되고, 북학과 실학(實學)이 움트고 확산되면서 조선의 문물은 영정조(正祖) 시대의 중흥기를 맞이하였다.

다가오는 경자년(庚子年)은 하계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이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인사들이 ‘2020 동경(東京) 올림픽' 과 동북아시아의 방문객이 되어서 동북아의 정세가 안정되고 한반도(韓半島)에 항구적인 평화가 오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방문객(정현종)
                캘리그라피: 정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