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황강에서 초겨울의 비경을 담다.
황강은 낙동강의 한 지류로써 경남 거창군 가북면의 산악지대에서 발원하였다. 길이는 111km에 달하며 합천댐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보조댐을 거쳐 일정한 수량으로 부드럽게 합천은 감싸 흐르는 강이다.
어떻게 보면 여는 강처럼 그저 평범하기만 황강, 그 황강이 겨울의 초입으로 접어들면서 사진애호가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새벽을 지나 동이 틀 무렵이면 강 전체를 포근히 감싸고도 남을 만큼 물안개가 핀다. 이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주말과 휴일을 맞아 많은 지사님들이 진을 친다.
은은하게 대지에 내려않은 햇살이 있어도 좋지만 없으면 또 없는 대로 멋이 있다. 자욱하게 강을 뒤덮는 물안개 속에서 꿈인 듯 생시인 듯 철새들이 힘찬 날갯짓으로 날고 노를 젓는뱃사공이 아련한 시선 속에서 느릿하게 등장한다. 카메라에 담고 보니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이다. 새벽을 반납하고 소풍 가는 전날의 저녁처럼 전전반측 뒤척인 밤이 오히려 고맙다.
기온이 조금 더 내려가면 나뭇가지마다 상고대가 투명한 보석처럼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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