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슬링-행복한 가정] 70대 중반에 호주 이민 살 수 있을까요
[카운슬링-행복한 가정] 70대 중반에 호주 이민 살 수 있을까요
  • 시니어每日
  • 승인 2019.1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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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칠십대 중반. 호주에 있는 아들이 이민을 권합니다. 한 두 번이 아니고 여러 번 째 재촉입니다. 단 형제뿐인데 동생까지 다 오라고 하지만 동생은 이곳에서 자기 사업을 하고 있고 이민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합니다. 국내 이사도 쉽지 않은데 낯선 이국 땅인데 말도 통하는 않는 곳에 가서 과연 버틸 수 있을까요? 아들은 굴지의 기업 호주지사에 있다가 지금은 나와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로버트 언어 학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몇 수십 명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수가 10명 이내로 제한되어 있다고 합니다. 물론 며느리도 수입은 얼만지 모르지만 직장생활을 합니다. 아내도 칠십 나이로 깜박 깜박하는데 영어공부를 복지관에서 하고 있습니다. 난 도무지 못할 것 같습니다.

호주에 한번 와 보라고 해서 갔습니다. 바닷가에는 자연산 전복 소라도 많고 자연환경은 좋은데 생김새가 다른 사람은 많아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내가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내 나이 오십만 되어도 막일이라도 하면서 사람을 사귀겠지만 직장생활은 못할 것 같고 다 자란 손자 손녀 처다보는 일 외엔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습니다. 고생 많이 시켜 몸도 부실한 아내 역시 짐만 되지 도움을 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넉넉하지도 못한 것 같은데 도와줄 수도 없고 오히려 마음 쓰이게 만들지 않을까요? 자신이 없습니다.

친척들은 하나같이 말리는 쪽입니다, 적든 많든 있는 것 가지고 나머지 인생 살지 이제 나이가 칠십 중반인데 지금 무슨 이민이냐며 말립니다. 아들은 왔다 갔다 하면 된다고 하지만 말이 쉽지 그것이 그리 쉽겠습니까? 아파도 문병 올 사람은 친지들인데 그들을 다 뒤로 하고 간다는 게 여간 힘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들이 있어도 더 외로울 것만 같습니다. 내 형제들은 다 이곳에 있는데...... 영세민도 아니고 아파트 두 채에 작은 아들도 이곳에 있는데 어쩌면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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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드립니다:

 

얼마나 망설여지겠습니까? 낯선 곳의 두려움도 있을 것이고 아는 사람이라곤 제한되어 있는데 아들이 잘 모신다고 하지만 내 맘대로 사는 것만큼 자유로울까요?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시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시는 것이 후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들도 외로우니 부모님 모시고 살고 싶을 것입니다. 아들이 정착하여 따라가는 이민이니 따로 준비하고 탐색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젊을 때 이민 가서 성공한 사람도 많습니다만 지금은 70대라는 나이가 아들의 짐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부모님을 짐으로 생각하겠습니까 만, 사람이란 것이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면 또 그렇게 핑곗거리를 찾게 됩니다. 노년에 접어들면 낯선 곳에 이사 가기도 망설여 지는데 이민이라는 큰 과제를 놓고 고심하시는 분께 무어라 해야 할지 저 또한 조심스럽고 망설여집니다. 나이 드실수록 옛 것이 좋아지고 고향이 그리워지는 법이지 않습니까? 돌아가신 이승만 대통령도 이국 땅에서 호랑이도 죽을 때는 옛 굴 쪽으로 머리를 두고 죽는다며 고향을 그리워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노인은 외로움에 취약합니다. 이곳에 작은 아들도 있고 친척들이 다 여기에 사시니 갈등하시는 것도 공감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큰아들 집이고, 있다가 싫으면 나올 수도 있고 자연환경 좋은 데서 살면 좋지라고 생각하면 별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부부가 같이 있으니 외로움도 덜할 것이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와 각오가 서고 외로움쯤이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될 때 떠나시면 좋겠습니다. 아들에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아들도 아버님의 생각에 공감하면 억지로 권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모두 자기 삶이 소중하니까요. 어디에 사시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유가형 (시인· 대구 생명의 전화 지도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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