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매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42) 매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19.12.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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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 내는 것임을 뜻하는 불교용어로서 화엄경의 중심사상이기도 하다.

일체 유심조와 관련해서 자주 인용되는 신라의 고승 원효의 이야기가 있다. 원효는 661년(문무왕1)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라 당항성에 이르러 산중에서 길을 잃고 바위굴에서 잠을 자게 된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서 윗목을 더듬어 물그릇의 물을 시원하게 마시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 보니 해골바가지에 고인 빗물이었다. 잠결에 그렇게도 시원하게 마신 물이 눈으로 확인해보니 해골바가지의 빗물임을 알고 새삼 구역질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원효 대사는 결국 모든 이치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으로, 바로 부처님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 길로 발길을 돌려서 신라로 다시 돌아와 널리 민간 속으로 불교를 전도하게 된다. 이로써 매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좋은 가르침을 후세에 남겼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돈을 버는 일도, 밥을 먹는 일도 아닌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 것이다. 법륜 스님도 '세상이 복잡하냐? 내 마음이 복잡하냐? 남을 좋아하면 내 마음이 즐겁고 남을 사랑하면 내가 기쁘고 남을 이해하면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 이니 이것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길'이라 했다.

민진희가 쓴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라⌟라는 수필에서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니 눈에 보이는 바깥 세상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세상이 그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먼저 마음의 세계를 이해해야 된다는 것이다. 행복도, 불행도, 사랑도, 미움도 결국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니 마음을 경영하는 것은 자신을 경영하는 것이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마음은 넓게 쓰면 온 우주를 다 덮을 수 있지만 좁게 쓰면 바늘 하나 꽂을 구멍도 안 생기는 것이 바로 마음이다. 마음은 팔 수도 살 수도 없지만 줄 수는 있는 보물이며 아무리 퍼 주어도 줄지 않는 것이 또한 마음이다. 우리의 마음은 바로 육체와 영혼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로서 마음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바깥으로 나타나면 행동이 된다. 결국 내 생각은 조건화된 내 주관일 뿐이다.

우리가 괴롭다, 행복하다 등의 느낌은 단지 상황에 따라 일으키는 내 생각일 뿐이다. 해가 갈수록 더해지는 육체의 나이는 어쩔 수 없지만 마음만은 영원히 젊어야한다. 육체의 눈은 나이가 들수록 어두워지지만 마음의 눈은 다르다. 이를 사리분별력 또는 지혜라고 해도 좋다.

세상을 보는 눈을 밝게 갖도록 애쓰자. 그리고 가급적 내 말은 줄이고 남의 말 많이 듣자. 다만 행동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야말로 멋지게 늙어가는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