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투티의 이별
후투티의 이별
어쩌면 그토록 무더울 때 왔다가
이다지도 추운 날 다시 온거냐?
눈이 시리도록 하늘이 파래서
떠나기 전에 기념 사진이라도 찍고 싶고나!
덥고 추울 때 만났으니 멀리 가서
포근하게 겨울을 나고
따뜻하고 시원한 계절이 돌아오면
우리 서로 반갑게 다시 보자.
생자필멸 회자정리이니
만물이 소생하고 멸절하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니더냐?
텀블러를 들고 커피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하러 나가는데, 후투티가 후두득 앞을 날아들어 길을 막는다. 무슨 사연이 많은지, 한동안 마른 풀섶 사이에서 서성거리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무더운 지난 여름에 첫 만남의 시간(본지 7월 29일, '그늘이 좋아', 포토/영상)을 기억하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기 전에 이별의 기념 사진이라도 같이 찍고 싶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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