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페이스메이커(Pacemaker)’, ‘광화문 마라톤모임 영남팀’
그들은 ‘페이스메이커(Pacemaker)’, ‘광화문 마라톤모임 영남팀’
  • 노정희
  • 승인 2019.12.03 03:3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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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메이커(Pacemaker)는 마라톤 주자들에게 시계와 같은 길잡이 역할
-‘광화문 마라톤모임’은 순수를 지향하는 마라토너들의 봉사 단체
'광화문 마라톤모임 영남팀'/ 체육대회 때
'광화문 마라톤모임 영남팀' 마라톤 대회 중 페이스메이커 봉사

‘자신의 행복에만 매달리는 사람은 마치 연못에 고인 물처럼 언젠가는 썩기 마련이다. 물이 흘러 다른 곳을 적셔야 그 연못에 맑은 물이 샘솟는다. 주변을 돌아보고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때 비로소 충만한 기쁨을 맛볼 것이다.’

‘광화문 마라톤모임(김종우 영남팀장. 56)’은 ‘순수를 지향하는 마라토너들의 봉사모임’이다. 달리기를 좋아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순수한 아마추어 ‘달림이’들이 모였다. 참여와 봉사, 마라톤문화 보급으로 건강과 활력 넘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는 것이 모임의 취지이다.

'믿음의 집'에 성금과 물품 전달
'믿음의 집'에 성금과 물품 전달

2019년 11월 30일(토), 의성군 의성읍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믿음의 집’에 ‘광화문 마라톤모임 영남팀’이 모였다. 부산과 대구, 의성 등지에서 모인 회원들은 냉장고 및 기부금 1백 2십만 원, 기타 간식을 기증했다.

‘믿음의 집’ 이동열(46) 국장은 “우리 시설에는 20~60대의 지적장애인 22명과 종사자 11명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시골이라 대중교통 편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봉사자들의 손길이 이어집니다. 악기, 다도(茶道) 재능기부, 자녀들과 함께 와서 식당 봉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라며 “광화문 마라톤모임의 회원들이 오시어 힘쓰는 일을 도와주었습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외부 배관공사 일손 거들기
외부 배관공사 일손 거들기

회원들은 남녀로 나누어 남성은 시설 외부의 배수관 공사 일손돕기를, 여성은 윷놀이 게임으로 어울림 시간을 가졌다.

윷놀이
윷놀이

회원들은 개성이 강하고 또한 긍정적 마인드를 지녔다.

마라톤 4만 km, 지구 한 바퀴를 돌아온 거리만큼 뛰었다는 하윤효(대구 수성구) 씨는 봉사 때마다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모임을 지원해 준다.

암 투병 속에서도 마라톤을 이어온 이노국 씨는 병마를 이겨내고 여러 사람에게 긍정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대구 이색 마라톤대회인 전국새해 알몸마라톤대회 때마다 참여했다는 차학자(대구 북구) 씨는 “봉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산에서 온 바이크(bike) 우먼 박춘자 씨는 대형 장비를 운전한단다.

부산에서 참석한 정철, 정연옥 씨,

“18기 18번입니다”라며 웃음을 주는 이종현, 이도겸 부부 회원,

“사회에서는 선배였는데 이 모임에 들어와서 후배가 되었다”며 인상 좋은 웃음 짓는 염경록(의성 큰뼈감자탕 주인) 씨,

모임의 살림을 책임지는 총무 최진희(경산 사동) 씨는 “광화문페이싱은 빨간 유니폼을 입습니다. ‘KM Pacing’의 K는 광화문, M은 모임을 뜻합니다”라며 조곤조곤 설명했다.

박채은 씨, 유용목 씨, 박연주 씨도 봉사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종우 팀장님, 모임 소개 부탁합니다.

▶‘광화문 마라톤모임’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1999년 4월, 춘천마라톤 게시판을 통하여 교류하던 네티즌 마라토너들이 광화문에 모여 ‘네티즌마라톤 광화문 모임’을 결성하여 정기적인 모임을 하게 되었지요.

2001년 12월에 ‘광화문 마라톤모임’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002년 봉사 정신이 투철한 1기 39명을 시작으로 매년 30명에서 40여 명의 기수선발제를 도입하였습니다. 2019년 현재 18기까지 400여 명의 페이싱팀원으로 구성된 국내 제일의 전문 페이싱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활동 중입니다.

저희 모임은 전국을 권역별로 나누어 수도권팀, 영남권팀, 호남권팀, 제주팀, 충청팀, 강원팀으로 구분하여 지역팀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여성팀의 활발한 활동을 지원합니다. 체계적인 훈련을 통하여 심신단련 및 페이싱능력을 배양하고 있으며, 지역동호회와의 합동훈련 등을 통한 유대강화 및 정보를 공유하고, 정기적인 산행, 연 2회 이상의 응급처치/심폐소생술 교육을 이수함으로써 응급상황 대처능력을 배양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2년 4월 제2회 인천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50~80여 개 대회에 참가하여 연인원 1800~3000여 명 정도가 페이스메이커와 레이스패트롤, 자원봉사로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연말에는 전국 워크샵을 개최하여 모임의 방향을 바로잡고 단합과 발전을 도모합니다.

-페이스메이커(Pacemaker)는 어떤 일을 하는지요?

▶엘리트 선수들의 선두에서 일정 지점까지 빠르게 달림으로써 선수들의 기록 향상에 도움을 주고, 아마추어 마라톤대회에서 경험이 미숙한 주자들이 목표하는 시간대에 전 코스를 만족스럽게 완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경험이 많은 주자들을 페이스메이커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마라톤 주자들에게 시계와 같은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게 페이스메이커입니다.

개인적으로 시각장애인의 페이스메이커로 동반 경주를 했을 때 의미와 감동이 컸습니다. 회갑기념 마라톤, 수능생 부모 등, 페이스메이커 도움으로 마라톤 완주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 기쁨을 느낍니다.

저는 지금까지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308회 완주하며 페이스메이커 역할도 170여 회 이상 수행했습니다. 무사히 완주하게 되어 고맙다고 전화가 오거나 문자와 글이 올라올 때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광화문 마라톤모임’에서는 페이스메이커 외에 어떤 봉사를 하는지요?

▶‘달려서 고향까지! 홀로 사는 노인 돕기행사’를 통하여 홀로 사는 노인 시설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페이싱적립금을 활용하여 지역팀별 등록된 노인복지시설과 아동복지시설에 정기적인 지원과 달리기 육상꿈나무를 지원, 바자회를 개최하여 결식노인들에게 쌀과 생필품을 지원과 급식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트 마라톤 교실을 통하여 정기적인 달리기 훈련으로 지적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전국에서 개최되는 각종 마라톤대회에서 동반주를 통하여 사회성을 고취하고 자신감을 북돋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지요?

▶ 광화문 마라톤모임의 구호는 “광화문! 처음처럼! 힘!”이란 구호 아래 마라톤 주자들의 안전한 달리기 문화조성과 마라톤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광화문 마라톤모임 영남팀 60여 명 회원의 봉사 정신은 장거리 마라톤 이상으로 끈기 있고 힘차게 나아갈 것입니다. 함께하는 영남팀원께 감사드립니다.

앞줄 왼쪽-차학자 씨, 전경화 씨, 김종우 팀장, 믿음의 집 이동열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