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문화재의 보고 속리산 법주사
[우리 산하] 문화재의 보고 속리산 법주사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9.11.28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운치있는 세조 길이 함께 하는 법주사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4)

문화재의 보고 속리산 법주사 전경. 이승호 기자
문화재의 보고 속리산 법주사 전경. 이승호 기자

 

국내 귀중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法住寺).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산사다. 한국의 산지승원' 중 통도사, 마곡사,대흥사에 이어 네 번째로 법주사를 찾았다.

추웠지만 분위기 있는 세조길. 이승호 기자
추웠지만 분위기 있는 세조 길. 이승호 기자
세조길은법주사 입구에서 복천암까지 3.2km이다. 이승호 기자
세조 길은 법주사 입구에서 복천암까지 3.2km이다. 이승호 기자

 

아침에 나선 길은 바람이 불고 매서웠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일정을 모두 마칠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다. 보은 선병국 가옥을 거쳐 천연기념물 제352호인 서원리 정부인 소나무,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정이품송을 답사 후 마침내 법주사에 도착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장갑을 벗자 맨살의 양손이 에는 듯 시렸다. 이런 날씨는 산사에선 더 지독한 추위로 느껴질 것이다. 법주사는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속리산 서편에 있다. 보은 최고의 관광 명소인 이 절은 신라 진흥왕 14년(553)에 의신조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천축으로 구법여행을 갔다 돌아온 의신조사는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절을 지을 터를 찾아다녔는데 지금의 법주사터에 이르자 나귀가 더 가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았다고 한다. 이 곳에 절을 짓고 법이 머문다는 뜻에서 법주사라 했다고 한다. 매표소에서 절 입구까지 숲길을 '오리숲'이라 한다. 오리가 있어서 오리숲이 아니라 거리가 약2km 즉 오리라서 부르는 애칭이다. 낙엽 수북이 깔린 숲길이 늦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호서제일가람(湖西第一伽藍)이라 쓰인 일주문을 지나 절 입구에 다다랐다.

복천암 가기 전 마음을 씻어준다는 세심정. 이승호 기자
복천암 가기 전 마음을 씻어준다는 세심정. 이승호 기자

 

해가 짧아 가장 먼 위치에 있는 복천암으로 갔다. 이곳에는 보물로 지정된 부도 2기가 있다. 알고 보니 여기서 부터 복천암까지 물길 따라 걷는 길이 '세조 길'이다. 왕복 6.4km, 기온은 더 내려가고 일행들은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그래도 가는 길을 멈출 순 없다. 낙엽송 단풍, 그리고 운치있는 낙엽이 깔린 산길과 시원한 물소리가 힘을 보탠다. 시원한 수변데크길을 지나 푹신푹신한 감촉의 야자매트가 깔린 길에는 세조가 목욕했다는 목욕소, 말머리 같은 말바위, 마음을 씻는다는 세심정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복천암에 기거하는 신미대사를 만나기 위해 갔다고 하여 세조 길이라 명명했다. 복천암에 도착해 요리조리 뜯어 봐도, 문장대 가는 길쪽 휴게소 방향으로  올라 부도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내려왔다. 해는 서산에 넘어가고 가슴은 헛헛하다. 여기서 왔던 길만큼 약 3.1km 더 가면 문장대이다. 서둘러 법주사를 내려왔다.

3천명분의 국을 끓을 수 있는 큰 철확. 이승호 기자
3천 명 분의 국을 끓을 수 있는 큰 철확. 이승호 기자

 

이 절은 산속 평지가람이라 너른 경내에는 문화재로 가득하다. 무쇠솥, 철확(鐵鑊)은 보물 제1413호이다. 깨어진 논산 개태사 무쇠솥보다는 작지만, 높이 120cm, 지름 270cm로 3천 명 분의 국을 끓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목탑 펄상전. 이승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목탑 팔상전. 이승호 기자

 

화순 쌍봉사 목탑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탑이었으나, 쌍봉사 목탑이 1984년 신도의 부주의로 불탄 후 유일한 목탑이다. 벽면에 부처님의 일생을 8장면으로 그린 팔상도(八相圖)가 있어 팔상전이라 한다.

사자 두 마리가 화사석을 들고 있는 쌍사자석등. 이승호 기자
사자 두 마리가 화사석을 들고 있는 쌍사자석등. 이승호 기자

 

절 앞 마당에 우뚝선 큰 규모의 탑이다. 국보 제55호이다. 합천 영암사지 쌍사자석등(보물 제353호),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석등(국보 제103호),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석등(보물 제282호)과 함께 석등의 간주석이 팔각기둥이 아니라 사자 두 마리가 앞발로 화사석을 들고 있는 특이한 모습이다. 국보 제5호이다.

의자에 앉은 모습의 마애여래의좌상. 이승호 기자
의자에 앉은 모습의 마애여래의좌상. 이승호 기자

 

사찰 앞 서쪽에 있는 마애여래의좌상(磨崖如來倚坐像)은 자연석에 음각으로 부처님이 조각되어 있다. 의자에 앉은 모습은 흔치 않다. 보물 제216호이다. 많은 문화재가 소재한 까닭에 모두 소개하지 못한 점 양해 바라며 목록은 아래와 같다.

법주사 문화재는 국보 3점, 보물 13점 있다.

•국보

제5호 쌍사자석등, 제55호 팔상전, 제64호 석련지

•보물

제15호 사천왕석등, 제216호 마래여래의좌상, 제848호 신법천문도병풍, 제915호 대웅전, 제916호 원통보전, 제1259호 괘불탱, 제1360호 소조바로자나삼존불좌상, 제1361호 목조관음보살좌상 ,제1413호 철확, 제1416호 복천암 수암화상탑, 제1417호 석조희견보살입상, 제1418호 복천암 학조화상탑, 제1858호 동종.

해는 지고 어둠이 내리고 있다.

해가 긴 날 다시 올것을 다짐하며,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길 10km가 넘는 먼 길을 함께 걷고 도와준 동료들이 고맙다.

tip: • 법주사 입장료 성인 4천원, 주차료 승용차 4천원이다.  

     • 주차장에서 오리숲 입구까지 가는 길에는 다양한 메뉴의 식당들이 있다. 그 중 속리토속음식점(043 543-3917)은 고풍스런 외경과 넓고 깨끗한 실내가 자랑이다. 산채더덕구이정식 1인분 18,000원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