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불로 고분군 나들이
팔공산, 불로 고분군 나들이
  • 김외남 기자
  • 승인 2019.11.28 13: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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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교육대학교 사회교육원 자서전 회고록반 수강생 계절여행
고분군에서 바라다본 대구시 전경
노년의 여유를 만끽하며
고원앞 비행장에서 이륙하는 비행기
고분투어 나서는길가 억새꽃이 하얀 노인같다.
고즈늑한 공원의 고분군들

나지막한 산등성이 고분군 사이로 늦가을 햇살이 부드럽다. 대구교육대학교 사회교육원 자서전 회고록 수강생들의 가을 나들이를 가까운 팔공산 일원으로 떠났다.  길목이라 불로동 고분공원을 먼저 찾았다. 여름에는 그늘이 없는 땡볕이었는데 고즈넉한 고분들 사이로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이 고분군에는 총 266기의 고분들이 있는데 그 사이사이 마다 일반인들이 써 놓은 무허가 분묘가 참 많았다.  동촌비행장도 바로 보이고 경부고속도로가 바로 옆이다. 고속도로는 1968년 2월1일에 기공식을 했고 1970년에 개통했다. 16년의 세월이 소요됐는데 장비도 없던 시절 인력동원으로 최단기간에 기적을 일구었다. 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바로 옆 고분이 도굴로 파헤쳐진 것이 드러나 중앙의 지시로 전망대도 만들고 연못도 파기로 했는데 군부대의 보안문제로 고분들만 수습하고 오늘의 공원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발굴 당시 분묘 안에서 상어뼈가 출토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지방 아득한 옛날 가야권의 부족이 당시의 제례에 상어고기, 즉 돔배기를  쓰지 않았나라고 추측한다며 해설사가 설명해주었다.

다음 코스로 방짜 유기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고급스러운 유기그릇에 제기며 반상기들이며 눈이 호사했다.

방자유기에 담아 괴어 올린 불교제상

 

 

 

신림봉에서 건너다 보이는 골프장
창안으로 보이는기린 모형

 

 

팔공산 순환도로를 따라가는 길 새빨간 단풍잎이 너 무곱다. 본래부터 팔공산 순환도로의 단풍은 곱기로 유명하다. 단풍나무의 황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우리 노년도 추하지 말고 이렇게 고왔으면 좋겠다. 케이블카 바로 가까이 있는 산중식당에서 맛깔스런 점심을 먹었다. 골짜기마다 넘쳐나는 야생초와 열매들, 남몰래 솟아나는 옹달샘의 청정함을 살려 산중의 맛을 살려낸다는 곤드레밥이 전문이라 했다. 곧바로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820m의 팔공상 중턱에 내렸다. 소원바위에서 소원도 빌고 동봉까지는 2.2km라 빤히 보였다. 옛날에 가본 동봉 서봉 이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 자연보호다, 자연훼손이다, 하면서 환경단체들은 반대를 하지만 노약자들이나 외지인들이 대구에 들러면 대구의 명산 팔공산을  구경하고 감상할 수 있게 되면 관광개발이익도 생기고 얼마나 좋을까? 자연보호 그 말 누구나 잘 알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대구의 역사 깊은 명산 팔공산을 알릴수 있는 계기가 될 텐데 상봉까지 케이블카가 연결되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동봉 서봉을 안타깝게 바라만 보았다. 케이블카 타는 장소에서  예쁜 마네킹과 맞절하며 사진도 찍었다. 

케이불카 탑승장의 마네킹
소원바위에 있는 장승
사랑 하트 모양의 틀에서 바라본 동봉
태조 왕건 나무

 

팔공산 순환도로의 피빛을 닮은 빨간 단풍은 이 계절 이 도시의 빼놓을수 없는 명품코스다. 파계사 쪽으로 귀로를 잡아 산비탈에 대륜학교 졸업한 대륜인이 긍지를 살려 개인이 일구어 놓은 대한식물원에 코스는 해가 짧아 접고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관람한 후 서둘러 동구 둔산동의 옷골을 찾았다. 관광지 재개발공사로 길도 넓게 확장하여 기와장 올린 토석 담벼락들이 옆으로 튼실하게 축조해 놓았다. 포장공사를 하느라 파헤쳐진 길바닥을 피해가면서 백불고택을 들렀더니 기어코 차 한 잔씩 하고 가란다. 탐방코스로는 손색이 없을 만큼 연못도 크게 만들었고 오랜 수령인 팽나무 고목들도 잎들을 떨군 채 우리를 맞이했다.  건너편 산비탈에 안 보이던 정자도 우뚝 솟아있고 그 둘레로 갖가지 조경 공사가 한창이었다. 옛날 돌담길 따라 걷던 골목길 고택의 안온하고 편안하고 품위 있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어 한편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백불고택

 

옷골마을 입구 오랜수명의 팽나무
보호수

자서전 회고록 쓰기의 수강생들은 정년을 마치고 뭔가를 해보려는 지내온 삶의 자취를 돌아보고 삶의 흔적을 남기려고 한다. 목사도 두 분이나 있고 사업가 예절지도사 도예가 전직 구 시의원 교직에 퇴임한 분들이 많다. 고난의 삶은 그 삶 대로 영광의 삶은 또 그렇게, 사람은 누구나 살아온 흔적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어 한다. 한번 등록하면 끈끈한 동료들과의 우정이 돈독해져 몇 학기를 계속 수강하며 다듬고 교정하여 몇 분은 자서전을 출간하여 출판 기념행사에 지인들을 초대하였다. 대학가의 비싸지않는 식당에서 점심도 나누고 봄가을로 자기네 연고지 고장으로 나들이 가자고 제안을 한다. 고령으로 성주로 경주로 청도로 의성으로 영양으로... 한 학기 종강때면 그간에 써 놓은 글들을 북랜드를 경영하는 교수님께서 개개인의 책자를 예쁜 표지도 만들고 단행본으로 만들어 준다. 내 글이 인쇄된 책자로 받아들면 더없이 뿌듯함을 느끼고 동료들과의 정과 유대로 매 학기마다 등록을 하고 퇴고와 교정하며 조율한다. 몇몇 동료들은 자서전을 내기도 했다.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은 시니어세대들 세월을 줄다리기하며 집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시니어들은 너나없이 젊은 날 고생하며 일구어 온 삶이 아니던가. 젊은 세대들 못지않게 활동하며 여생 동안 사회 활동도 하고 즐기면서 건강한 노후로 살기를 염원한다.